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16

그 여자는 뭘 하는 거야

 

로즈 님은 왕도의
북쪽으로 도망친 것 같아요

아마도 아직 왕도에서
빠져나가진 않으셨을 거예요

 

오리아나 왕국 측은 자국 문제로 보고
은밀히 처리하려는 모양이에요

미드갈 왕국에는 이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요청을 했어요

- 수상하네
- 네

 

로즈 님은 외교관이 아니라
유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본래대로라면 미드갈의 법으로
처벌받는 게 맞아요

하지만 그러면 양국의 관계에
안 좋은 영향이 생길 수도 있어요

뭐, 아바마마께선
상황을 살피면서 나오시겠지

소극주의를 그 몸으로
체현한 사람 같은 분이시니까

로즈 님의 약혼자는
오리아나 왕국 공작가 차남

도엠·캐츠해트 씨예요

그런 분을 해한 죄로
붙잡히게 된다면

당연하겠지만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되겠죠

 

왕족이니까 사형은
면할 수는 있다고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지금에 걸고서

 

이상에 닿을 때까지

그저 이 손을 뻗을 뿐

 

어둠 실력자 되고 싶어서!
sub by 별명따위

 

어둠 실력자 되고 싶어서!
sub by 별명따위

 

눈앞에 길게 뻗은 선택지

선악의 톱니바퀴는 돌아가

단 하나의 결말을 향해

모든 것이 우연의 Choice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신호

가능성의 한계까지

그것이 가는 길을 바라보고 있어

Only one, 다른 건 필요 없어

To the one만 지켜보고 싶어

양보할 수 없는 신념과 결의

이 가슴에 품고서

 

Highest, highest,
I'm going on

진실보다도 더 진실된
어둠을 나아가라

Highest, highest,
I'll carry on

뭘 어떻게 해서라도 바란다면
고고함을 관철해라

 

sub by 별명따위

#16 『보이지 않는 진의』
 
 

#16 『보이지 않는 진의』
우선은 오리아나보다도 먼저
로즈 선배를 확보한 뒤

얘기를 들어보자

기다려 주세요

이 일에 관해서 로즈 님께선
저희에게 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요

그래서 뭐?

저희가 개입하는 것으로

양국의 문제로 번질 위험을
피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보여요

안이하게 행동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냥 두고만
보고 있으라고?

그렇게까진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잘 생각한 뒤에
행동해야 한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내가 생각도 안 하고
행동하는 바보라는 거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그런… 제 주제에 그런 말을…

새침한 척 내숭 떨지 마!

 

주, 죽이지 마세요…

그러니까 그 행동 하나하나가
꼭 연기하는 것 같다고

 

진짜 죽여버린다

하, 하와와…

 

로즈 선배가 우리를 휘말려들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

그래서 더 화가 나는 거야

네…

그야 우리는 동료잖아?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동료로서 서로 해나가 보기로 했어

그렇잖아?

네…

그렇다면 동료는
버리지 않는다

물론 나는 너라고 해도
버리지 않을 거야

 

알겠지?

 

그럼 저는 로즈 님의
정보를 모아볼게요

약혼자인 도엠·캐츠해트에게는
어두운 소문도 흐르고 있으니

그것도 조사하는 김에

태세 전환이 빠르네

 

나는 먼저 언니와 상담해 볼게

 

너도 일단 조심은 해

알렉시아 님도요

 

너, 동요하질 않네

 

뭐, 어떻게든 하는 수밖에 없겠지

 

도엠·캐츠해트와 오리아나의
정보는 좀 더 흘러다니게 둬도 돼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정리해야 할 정보를
늘려준다면

조금쯤은 멈추고서
생각하겠지

지금 저 왕녀님이
앞서 나가면 곤란해져

 

그래서, 로즈·오리아나는?

하수로를 빠져나가
지하 유적으로 침입한 모양입니다

복잡하게 뒤엉켜 있어
몸을 숨기기에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위치 파악은 계속해서 해줘

대략적인 위치더라도 상관없어

 

도주 중

가슴을 억누르는 듯한
낌새를 다수 확인?

 

승자, 마그레인·바커스!

 

"약혼자를 찌르고서 도망 중인
로즈 왕녀의 사랑의 도피 의혹"

"일그러진 사랑"이라

그 선배한테
연인이 있었구나

 

그건 그렇고 약혼자를
찌르고서 도망치다니

몇 번을 들어봐도 록한 상황이네

기둥서방 속성 엑스트라로서는
후원자 사라지면 마음 아픈데

괜찮아…
괜찮을 거야!

다음에 이기면 여기에서
패배한 건 퉁칠 수 있어!

엑스트라답게 새로운 후원자를
찾아서 도시를 방황해 본다거나…

아니, 그건 안 되겠어

그랬다간 길거리 헌팅남이
돼버리고 말 거야

 

잠깐만?

지금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엑스트라적 행동이 아냐

중요해 보이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이상

거기에서는 어둠의 실력자로서의
행동을 요구받게 될 거야

 

화려한 대회 뒤에서
펼쳐지는 암투

그렇군
아주 좋은데!

그렇지?

내 배틀 스카우터는 완벽하다고!

그러니까 시드!

완벽한 승리에 꽃을
곁들이기 위해 군자금을 좀~!

어라?

 

그렇다지만

메인 시나리오 진행도
빼놓을 수가 없는 게

어둠의 실력자로서
괴로운 점이지

 

엘프의 향이 났어

 

엘프 지인이 있어?

친구 중에 몇 명인가 있어

 

나는 엘프를 찾고 있어

그렇구나

 

귀여운 아이였어

헤에

누군지 짚이는 사람은 없나?

그렇게 말해도…

 

나와 많이 닮았을 거다

 

여동생이 죽으면서
남기고 간 아이이기도 해

그렇구나

나와 많이 닮은 엘프를
본 적이 없는 건가?

음…

있는 건가!?

저기, 후드 때문에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그랬었군

 

누군지 짚이는 사람이 없네

 

정말?

 

그렇구나

 

알지

직전에 멈추겠지?

그렇다면 엑스트라답게

 

실수했군
미안하다

 

좀 더 강할 거라 생각했어

 

네 이름은?

 

시드·카게노입니다…

나는 베아트릭스

 

저기…

 

괜찮은 손이군
너는 강해질 거다

 

놀래켜서 미안하다

 

꽤 강한 건가?

 

승자, 츠기데·마켄지!

 

아가씨가 보려는 건 이런
시시한 시합이 아니라 다음 시합이겠지

 

분명 당신은…

퀸턴이다

어제 이루어진 3회전은
아가씨도 봤겠지?

그렇지
그러는 당신도?

보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우연히 그걸 목격하게 돼서

지미나·세이넨

댁은 어떻게 봤지?

 

대전 상대가 넘어져서
운 좋게 이긴 것 같지는 않았어

그래

그 녀석, 무슨 짓을 했어

그게 뭐였는지는
나로선 알 수 없었지만

아가씨라면 아는 거 아닌가?

베가르타 칠무검(七武剣)
안네로제·후시아나스 씨야

그 이름은 버렸어

지금은 지극히
평범한 안네로제다

그거 미안한 짓을 해버렸군

늦어졌지만 여신의
시련 합격을 축하한다

고마워

그래서?

설마 아가씨 눈으로 보고도
간파하지 못한 건가?

녀석이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든 것까진
알 수 없었어

설마 내 눈으로도
쫓지 못할 줄은 몰랐어

 

하지만 확실한 건

지미나 군의 오른손이
움직인 것처럼 보였어

호오, 오른손인가

그래, 오른손이야

뭘 한 건지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만큼은 틀림없어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할 수 있는 거라면

터무니없이 빨랐다는 거야

 

그렇다면 내 예상은
빗나간 건가

사용 금지 아티팩트라도
사용하고 있는 줄 알았다만

그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어찌 됐건 오늘 시합에서
알게 될 거다

대전 상대는 『불패 신화』의
고르드·킨메키

그는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어

호오?

나는 몰랐는데
유명한가 보군

강한 건가?

 

좋은 뜻으로든,
나쁜 뜻으로든 유명하지

나도 과거 대회에서
그와 3번 맞붙은 적이 있어

 

고르드는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그 말은 아가씨도 진 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싸울 수가 없었던 거야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는 패배할 가능성이 있는 상대와는
절대 싸우지 않아

 

맞붙게 된 시점에서 기권하지

그래서 붙게 된 이명은
『불패 신화』

그는 그런 이명을 꺼려해서
『상승 금룡』이라고 하는 것 같지만

 

상승(常勝)과 불패

비슷한 듯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뜻이로군

그건 어떨까

그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상대하고만 싸워서

대회에서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규모가 작은 대회라면
우승 경험도 있을 정도야

호오, 약한 건 아니라는 건가

고르드의 강점은 실력차를
확실하게 꿰뚫어 보는 거야

그런 그가 지미나를 상대로
도망치지 않았어

 

그렇군

『불패 신화』조차 지미나의
실력을 꿰뚫어 보지 못한 건가,

그게 아니면 지미나가
아티팩트에 의존하는 비겁한 녀석인가

덧붙이자면 『불패 신화』는 지금껏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상대하고만 싸워왔어

즉, 여지껏 시합에서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나온 적이 없어

그거 재미있겠군

4회전 제6시합

고르드·킨메키 VS 지미나·세이넨

시합 개시!

 

위험해!

 

네놈, 얕보고 있는 거냐!

- 보였나?
- 가까스로

역시 대단하군
나는 전혀 보이지 않았어

『불패 신화』의 검이 지미나의
목을 제대로 베었다고 생각했는데

맞아…

상식적으로는 피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었어

 

하지만 지미나는 검이 닿기 직전에
목을 울렸어

목을 울렸다?

이렇게…
"빠직, 빠직" 하면서

아니… 잠깐만
더 뭐라는지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가 목을 기울인 순간
"빠직" 하는 소리가 났는데

그때 고르드의 검을 피했어

어이, 어이!
그건 좀 장난이 지나친데!

목을 울리기 위해서
목을 기울였더니

마침 검을 피하게 됐다는 거야?

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 없지!

우연이 아니라고 한다면?

뭐라고?

그는 나조차도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놓쳐버리는 속도로 목을 울린 거야

평범한 인간이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

 

그렇겠군…

하지만 저런 속도로
날아온 참격이다!

목을 울려서 피하다니
그걸 노리고서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나도 반신반의하고 있어

평범한 우연일지도 몰라

하지만 만약 우연이 아니라면?

 

마음에 안 드는군

너는 지금 천재일우의
호기를 놓친 거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태연하게 있을 수가 있는 거지?

네가 내게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친 거다!

좀 더 한탄해라!

좀 더 분하게 여겨라!

꼴사납게 발버둥치며
기어다녀 봐라!

그러지 않는 건
나를 향한 모독이다!

 

설마 호기를 놓친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건가?

배틀파워 17의 잔챙이가
내게 수치를 주고 있구나…!

전력으로 매장시켜 주겠다!

 

저승길 가는 선물로
가르쳐 주지

내 배틀파워는 4,330이다

《사신·초살·―》!

《사신·초살·금룡검》!

 

스, 승자…
지미나·세이넨!

 

고르드·킨메키
잔챙이는 아니군

저렇게까지 마력을 뚜렷하게
가시화할 수 있을 줄이야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어

그가 더 높은 경지를 목표로
강자들과의 전투를 추구했다면

더욱 훌륭한 마검사가 되었겠지

그래서 지미나는 마지막에
뭘 한 거지?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재채기를 했어

 

뭐?

 

황금용이 눈부셔서
그랬던 게 아닐까?

 

재채기와 동시에
지미나의 검이 내려지더니

고르드가 거기에 들이받았고…

충돌 사고야

 

아니, 아니!
그건 이상하잖아!

용하고 재채기가 격돌한 결과가
재채기의 승리라는 거야?

사실상 그랬어

고르드는 천재일우의
호기를 놓쳤다고 했었지만

애당초 지미나는 고르드의 빈틈을
노릴 필요조차 없었던 거야

 

즉, 지미나에게 있어서
모든 순간이 빈틈이었던 거야

흥,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군

진지하게 들어서 손해만 봤군

녀석이 이기고 올라온다면
예선 결승 상대는 내가 된다

그 가면을 벗겨내 주지

 

나도 그와 똑같은 움직임을
취할 수 있는 건가?

 

이상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무신제 본선 경비 계획입니다

캐츠해트 공

"도엠"이라고 부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아이리스 왕녀

 

그럼 도엠·캐츠해트 공

거듭 확인하겠습니다만

경비를 늘리는 건 필요 없다는 걸로
봐도 되겠죠?

물론

특별하게 소란을 피울 만한
사건이 일어난 게 아니니까요

 

제가 들은 보고와는
꽤나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

다소 살이 붙어
보도된 모양이더군요

미드갈에 사는 여러분은
너무 걱정이 많으시군

알렉시아 왕녀의 유괴 사건이
발생했던 직후라 그런 겁니까?

 

가녀린 여동생분은 아이리스 왕녀님이
직접 구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실로 훌륭합니다

저희 나라도 그를 본받아

저희 문제는 저희가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엠·캐츠해트의
말대로 하거라

 

폐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머지는 이 도엠에게
맡겨주십시오

궁에서의 섭정 업무, 기사단 재편성

거기에 무신제 출전

공주님의 고생은
충분히 짐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저희 나라가 아이리스 공주님의
손을 번거롭게 해드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폐하?

도엠·캐츠해트의
말대로 하거라

 

스, 승자
지미나·세이넨!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제는 그 『불패 신화』의
고르드에게 이기고

오늘도 이겨버렸어

이걸로 본선에 진출하게 돼

퀸턴은 우아한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안정된 강인함으로
배당도 좋아!

저 녀석을 상대로
아무것도 못 할 줄이야…

여기까지 왔다는 건
우연이 아니라는 거겠지?

어떻게 이기고 있는 건지를
전혀 모르겠어

그한테 거는 게
괜찮은 일인 것일지…

요행수를 노리겠다면
그것도 재미있겠지

당연하게 흘러간다면
올해도 아이리스 왕녀의 우승이겠지만

판을 뒤집을 수 있다면
데이터가 전무한 마검사밖에 없지!

지미나·세이넨인가

하지만 본선 1회전 상대는
그 안네로제야

아마도 배당은 9:1이겠지

어이, 어이
그건 아무리 그래도…

배계, 나의 마음의 벗
쟈가·이모 씨

어떻게 지내지는지―
군자금을 빌려주십시오

저는 지금 장래를
내다본 자기계발로―

군자금 좀 주십시오

따라서―
군자금 좀 주십시오

싫습니다~

 

오늘 대전 상대 아저씨는
쓸데없이 기운만 넘쳤지

이름은 분명…

퀸… 뭐라고 하는 사람

누군가를 닮은 것 같았는데…

누구였더라?

 

나한테 무슨 볼일인가?

설마 본선까지
나오게 될 줄은 몰랐어

제법인걸

당연한 결과다

그래

내가 당신의 실력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

고작 그뿐인 일이지

하지만 한 가지 충고해 두겠어

충고?

당신의 움직임은
완벽하게 파악했어

지금까지와 같은 식으로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뭐가 웃긴 거야!?

좋았어, 왔다~!

 

나도 하나 충고해 두지

 

이, 이건?

이 추는 나를 봉인하는 사슬

 

노는 건 끝이다

 

기다려!

거기 기다리라니까!

그걸로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보고 있어!

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그런가

 

저 사람, 뭘 하고 싶었던 걸까?

 

치명상이 될 만한
부위는 피했어요

어서 치료를 받아주세요

 

어이, 괜찮아?

움직이지 마, 어서!

놓치지 않는다!

 

이 죗값은 치르게 해주겠다!

 

밝아오지 않는 밤은 없다고 하지만

밝아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

숨기고 싶은 상처 자국도

잊고 싶은 기억도 전부

태양은 모두 한결같이 비춰주니까

 

별똥별을 찾아 헤매고 있었어

너와 만나기 전까지

 

하늘에 반짝이는 저 별이

이어준 희망의 길 너머로 가보자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어

어두운 밤을 극복할
소망을 따라갈 거니까

설령 아직 닿지 않는다고 해도

전하고 싶으니까

「고마워」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