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이 세계에는 때때로

이세계인이 찾아온다.

표류인이라 불리는
그들이 가진 것은

때로는 세계의 형태를
왜곡시켜버릴 정도의

거대하고 특별한 힘,

순수개념.

그 힘이 세계에
영향을 끼치기 전에 처리하는 것이

나의 책무.

나는 정결하고 올바르고 강한 신관,

그리고 표류인을 근절하는
처형인이야.

 

모모의 정보에 의하면

표적이 있는 건 저 건물.

역시 엄중하구나.

정리해버린단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소란을
일으키고 싶진 않아.

 

이 옷도 제법 도움이 되고 있는걸.

경전도 숨길 수 있고,

역시 대단해, 모모.

 

이런 일도 있을까해서요,

선배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서 만들어뒀어요!

뭐,

조금 너무 공을
들인 것 같긴 하지만.

 

위치 좋고.

 

발동

도사
(실을 유도함)

 

그녀가 또 한 명의 표류인,

오늘 밤 내가 처형해야 할 상대다.

 

Laykarf dunon a hethkka ja

Dullun katre n’a sol solle flare-esta

Sae que ja ton tonnu hanja

Ju va lerhen n’a

 

녀가 살

 

실크 리본의 루프를 지나,
나의 사칭자여

주홍빛 글씨를 숨긴 채

설명서를 손에 넣은 채

우린 세상을 좀 더 붉게 칠하고

새로운 친구를 묻을,
목적을 위한 수단

썩어가는 세일러 블라우스

버튼다운 자켓과 플리츠 스커트

옷을 입으면

거울 속의 난 신데렐라

다시 태어나기엔 늦었지만

혹시 미래가 십억의
꽃의 견본을 필요로 한다면

내가 당신의 수확자가 되리

내게는 빛깔이 없어

그러니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인내뿐

우린 간 적 없는
통로를 따라 걷고 있어

우린 간 적 없는
통로를 따라 걷고 있어

여전히 서로 모른 채

Laykarf dunon a hethkka ja

Dullun katre n’a sol solle flare-esta

Sae que ja ton tonnu hanja

Ju va lerhen n’a

 

제2화 표류인

너, 이세계로부터 온 여자애?

 

아, 네.

 

그래? 다행이야.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이야?

 

니시보리 학원 고교 1학년 3반,

토키토우 아카리예요.

이 대답,

이 아이가 표적임은 틀림없어.

아카리구나.

난 메노우,

제1 신분 파우스트에 속한 사람이야.

파, 파우스트?

남들에게 보이면 안 돼.

안으로.

 

여기서 도망치자, 아카리.

 

있잖아, 아카리.

너에 대한 건 다른 애한테서 들었어.

다른 애?

너와 동시에
일본에서 소환된 남자애가 있었어.

그 애는 노블레스,

너희를 소환한 녀석들의 음모를
알아채고 도망쳤어.

우리 교회로 도망쳐왔는데,

크게 다쳐서 구할 수 없었어...

 

그래도 마지막에

너에 대해서 알려줬었어.

그러니 너만이라도 구하겠어!

내가 봐도 구멍투성이인 이야기지만,

여기는 몰아붙이는 수밖에 없어.

너, 뭔가 능력이 있단 얘길 들었지?

으, 응...

사람의 상처를 낫게
할 수 있는 능력인가 봐.

노블레스는 그걸
이용하려고 하고 있는 거야.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라 해도

되먹지도 않은 곳에
쓰려할 게 틀림없어!

그러니 도망쳐야만 해!

지금 당장!

난 네 편이야,

아카리.

 

응, 알았어, 믿을게.

 

너,

뭔가 능력이 있단 얘길 들었지?

으, 응...

사람의 상처를 낫게
할 수 있는 능력인가 봐.

그녀의 능력은

아무래도 공격성이 없나보군.

그렇다면 경계하지 않는 이 틈에...

 

어, 어라?

메노우 쨩...?

 

순수개념: 시간

 

발동:

회귀

 

아야야...

 

뭐, 뭐에 넘어졌네...

 

아, 메노우 쨩!

 

상처가 사라졌어?

굼떠서 미안해.
치유?

굼떠서 미안해.
아니, 달라.

빨리 도망쳐야 하는데 말이야.
상처뿐만이 아니라 혈흔도 사라졌어.

뭐야, 대체 뭐냐고, 이 능력은?

 

설마...?

시간의 순수개념?

메노우 쨩...?

 

모모!

네?

표류인을 데리고 도망치겠어!

무슨 말씀이세요, 선배?

그 자리에서 안 죽이셨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이야.

동쪽의 감시병들을 교란시켜!

알았어요.

뭔가 나쁜 예감이 드네요.

 

네, 네!

바보 같은 노블레스 여러분!

수상한 사람이에요!

침입자다, 잡아라!

 

뛰자, 아카리!

어, 어떡하려고, 메노우 쨩?

 

메노우 쨩...!

 

죽지 않는 순수개념의 소유자?

네,

지금 가능한 수단으론
죽이는 게 불가능합니다.

치유가 아니라
시간 회귀란 건 확실한 거죠?

틀림없습니다.

그녀의 영혼에
부정정착한 순수개념은

시간이라 여겨집니다.

그건 문제로군요.

순수개념은 어느 것이든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그게 시간이라면...

네,

지금은 회귀에 의한
재생 뿐일지도 모르지만,

성장하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순수개념은

사용할수록
그 소유자의 정신을 침식하여

결국에는 전부 먹어치우고
폭주하게 되죠.

그녀의 순수개념이 성장해서

만에 하나 폭주한다면...

서방대륙을 바다에 녹여버린
'소금의 검',

남단제도를 먹어치운
'판데모니엄',

동부 미개척 영역을 지배하는
'꼭두각시 세상'

북쪽 대륙 중앙부를 도려내어 띄워올린
'별의 유해'

4대 휴먼 에러조차 능가할

심대한 피해가 생길지도 모르지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괜찮답니다.

그 이세계인을 데리고
이쪽으로 오세요.

가룸에 말씀이신가요?

있답니다,

그 어떤 이세계인이든
토멸할 수 있는 의식장이 말이죠.

처형인의 손으로 감당 못한
안건에 밖에 쓰지 않지만요.

공부가 부족하여 전혀 몰랐습니다.

당신의 마스터 플레아는

한 번도 저를
의지한 적이 없으니까요,

당신에게도 가르쳐주는 걸 잊었겠지요.

이세계인을 이리로 데려와주세요.

의식장의 준비에
사흘 정도 걸리니까 그 전까지 말이죠.

알겠습니다.

깊은 지혜와 온정에
감사드립니다, 대주교님.

 

저도 아직 한참 멀었답니다.

가룸에선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행방불명이 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거든요.

회의감이 든답니다,

손에 닿는 범위 안의 사람도
구하지 못하다니.

푸념을 늘어놓고 말았군요.

미안해요.

가룸에 오면
천천히 이야기 나누죠, 메노우 씨.

 

아카리!

일어나!

네헵!

 

고마워, 메노우 쨩!

잘 먹겠습니다!

 

여기, 젓가락 쓰는구나!

아카리, 먹으면서 들어.

노블레스는 분명

너를 쫓아올 거야.

이 교회도 안전하다곤 할 수 없어.

확실히 다 무너져가는
느낌이니까, 이 교회.

 

아까도 말했지만,

너희 표류인에겐
순수개념이란 특별한 힘이 있거든.

녀석들은 그걸 노리고 있는 거야.

얘, 이 계란말이 같은 거 맛있다!

남는 거 더 없어?

 

남은 건 없어.

잘 들어, 아카리.

너희 표류인은
육체만으로도 마도의 소재가 돼.

최악의 경우, 시체만이라도
원한다는 족속들도 있다고.

그래?

무섭네.

 

그렇지?

그래서 여길 나가려고 해.

우리 교회의 대성당이 있는

고도(古都) 가룸에 갈 거야.

 

여행이구나!

메노우 쨩과 나의
아찔한 도피행이 시작되는구나!

 

기나긴 여행동안

두 사람 사이에 싹트는 것이란?

뭔가 이상한 기대를 하는 모양인데

열차로 한나절 하고 조금 더 간 거리야.

로망도 없네.

그런 걸 불평해봤자...

아무튼 그 가룸엔 말이지,

놀랍게도 이세계인을 원래 세계로
돌려보낼 수 있는 의식장이 있어.

 

그럼 나,

일본에?

그런 거지.

가룸의 대주교님께 말씀 드려놨으니까
금방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렇구나!

맞아!

 

하지만...

왜 그래?

뭘까,

잘은 모르겠는데,

갑자기 무척 쓸쓸하구나 해서...

 

메노우 쨩과 만났을 때 말이야,

물론 깜짝 놀라긴 했지만

나,

그 이상으로

무척,

무척 기뻤어.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어째선지 느꼈어.

아주 오래전부터 멈췄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 듯한...

기다려마지 않던 순간이
드디어 왔구나, 하고...

 

어라?

어떻게 된 거지, 나?

이상한 녀석으로 보이겠네.

하지만 메노우 쨩,

나, 이 세계에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

메노우 쨩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이건 그거야,

분명 운명이란 생각이 든단 말이지!

 

그런 식으로 말해주면
나쁜 기분은 안 드는데.

의식의 준비엔
며칠 걸리는 모양이니까,

한동안은 더
함께 있을 수 있을 거야.

사이좋게 지내자, 아카리.

응!

잘 부탁해, 메노우 쨩!

 

보고입니다만,

그리자리카 왕에 대한
이단 심문회가

정식으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오후쯤엔 시작될 모양입니다.

그래?

이걸로 노블레스 녀석들도
움직이기 힘들어지겠네.

아주 잘 됐어.

그리고

모모가 선배를 위해 준비한 밥은

그 왕가슴 여자가
우걱우걱 처먹어서 엄청 짜증났습니다.

아무도 그런 거 안 물었는데?

그딴 여자, 슥삭 처리해버리자고요!

확실히 직접적인 공격은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축적계의 독...

기각.

정신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잖아.

순수개념의 소유자에 대해

그런 공격은 금기야.

안 그래도 불안정한 순수개념이...

폭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알고 있지만요...

회귀에 의한 소생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순수개념은 성장해서
위험이 커질 거야.

그러니 확실성 높은 방법 이외에
살해를 시험하는 건 안 돼.

알겠지?

네...

그래서 부탁한 건?

일단, 갈아입을 옷 같은 건 여기에.

응.

그리고 열차 티켓이에요.

고마...

 

모모?

넌 여기 남아서

이단 심문회에 합류할 예정이었잖아?

죽어도 싫어요.

만에 하나의 일을 생각하면

네 존재는
아카리가 모르고 있는 편이 나아.

알고 있잖아.

저 여자랑 선배를
단둘이 놔둘 바에야

모모는 그리자리카 왕을 죽이고

이단 심문회를 강제 종료시키고,

선배를 뒤쫓아갈 거예요.

저기 말이야, 모모...

저 여자는 위험해요!

절대로 선배랑
단둘이 놔둬선 안 된다고

모모의 감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요!

나도 저 애의 위험성 정돈
알고 있...!

전혀 모르고 계세요!

 

선배는

표적과 계속적으로 접한 적

지금까지 없으셨잖아요.

확실히 그렇긴 한데...

그런 거
선배에겐 안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역할을 바꿔주세요!

지금부터라도
저 녀석은 모모에게 맡기고...!

안 돼.

어째서죠?

어째서냐니...

금기에 손을 댄 것도,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

평범한 착한 사람을 죽이는 건...

그건 내 책무이기 때문이야.

 

그럼 이렇게 할게요.

모모는 저 왕가슴 여자가
눈치 못채게 멀리서 몰래 따라갈게요.

모모.

무조건 함께 갈 거예요!

 

알았어.

부디 제발 마주치는 일 없게 해줘.

 

정말이지,

걱정이 지나치다니까, 모모.

아카리와 함께 있는 건
불과 며칠뿐이고,

허점을 보일 일 따윈 없어.

 

허점을 보인다던가
그런 얘기가 아니라고요...

 

아, 메노우 쨩, 어서 와!

 

메노우 쨩?

 

기다렸지, 아카리?

네가 갈아입을 옷을 얻어왔어.

왕성에 이런저런 일이 생겼거든.

지금이라면 감시가 느슨할 것 같아.

갈아입는 대로 출발하자.

응!

 

역이라고 하길래
일본이랑 같은 걸 생각했는데,

뭔가 생각한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

관광하는 느낌이 있네!

만족해주는 것 같아 다행이야.

예쁘다.

뭐야, 이거?

도력광의 입자야.

이 세계의 열차는

도력으로 움직이거든.

도력?

맞아.

이끌 도(導)에 힘 력(力)을 써서 도력.

이 세계의 문명의 주춧돌이야.

사람의 영혼으로부터도 생성되지만,

지맥이나 천맥과 같은

좀 더 거대한 공급원도 존재하고 있어.

그리고

마도의 근원이기도 해.

마도?

그건 마법 같은 거야?

조금은 다르려나.

마도는 기술이야.

도력을 조작해서 구성하기 위한 거지.

누구든 쓸 수 있단 거야?

원칙적으로는.

하지만 전문적인 도구와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 소질이 필요해.

숫자로 치자면
쓸 수 없는 사람이 더 많아.

아카리는 도구도 훈련도 없이
마도를 쓸 수 있는

특별한 천재쯤 되는 거지.

천재?

대단해, 나 천재야?

우쭐대면 안 돼.

알겠어, 아카리?

마도를 가벼이 쓰지 않도록 해.

특히 지금은 쫓기고 있으니까
눈에 띄는 짓은 하면 안 돼!

네, 알겠습니다, 메노우 선생님.

 

가는 길에 먹을 거 사올게.

 

호화로운 기차 도시락 같은 거 부탁해.

그럴 돈은 없답니다.

 

엄마!

 

엄마!

 

길을 잃었니?

 

괜찮아?

 

장하네, 울지도 않고.
강하구나!

아, 까지고 말았네.

어디 보자...

 

여기 잔돈입니다.

고마워요.

 

왕성의 기사?

아카리를 찾으러?

아니, 아마 아닐 거야.

뭔가 찾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절박한 느낌은 없어.

눈에 띄지 말고 지나가게 놔두면...

 

아픈 거 아픈 거...

아카리!

지금 그 마도를 썼다간

녀석들의 주의를 끌고 말 거야!

 

발동:

도포
(거품을 유도함)

 

뭐야, 이거...?

누구야, 이런 데에?

장난?

 

예쁘다...

 

-에잇!
-아얏!

 

메노우 쨩, 왜 촙을?

눈에 띄는 짓은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 방울이 더 눈에 띄니까 괜찮아!

내가 일부러 이걸 꺼냈거든요!

 

이거 메노우 쨩?

눈에 띄는 마도를 쓰면 안 되잖아!

시끄러!

저기,

이거 언니가 쓴 거야?

대단하다!

 

딱히 그런 대단한 건 아니야.

이 동전의 문장(紋章)을 이용한

제법 기본적인 마도이고.

아, 하지만

어느 정도는 내 의지로
이 방울들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

그건 좀 대단하려나.

 

대단하다!

그래?

 

18:00 급행 고도7호
가룸 행 1등 1호차

죄송합니다, 폐를 끼쳤네요.

아니요, 전혀 문제없습니다.

자, 타자.

잘 가!

응, 바이바이.

다음에 보자.

 

저 부녀도 가룸에 가는 모양이구나.

우리도 타자...

 

왜?

 

득의양양한 메노우 쨩
조금 귀여웠구나 해서.

 

딱히 득의양양한 적은...

부끄러워할 거 없다니까!

너무 물고 늘어지면 화낼 거야.

꺄아, 미안해요!

 

저 왕가슴 여자...!

벌써부터 선배랑
친한 척이나 하고...!

 

저건...?

 

아슈나 공주 전하!

 

너희들, 어째서 여기 있지?

물론 공주 전하를 찾으러 온 겁니다.

폐하께서 이단 심문회로
큰일을 당하신

이런 때에 성을 나가시다니요!

아바마마는 아바마마,

나는 나다.

 

그러나 이렇게나 빨리 들킬 줄이야.

아니, 아니,

그 복장으로 안 들킬 거라
생각하는 사고회로는...

역시 공주님께선 다르시네.

자, 돌아가시죠!

 

그나저나 이 방울,

어떻게 생각하나?

 

단순한 장난 아닌지?

해가 없는 마도입니다.

장난이라...

 

어디에...?

가룸에 가겠다.

그걸 위해 왔어.

그렇다면 저희도 함께하겠습니다!

 

좋은데, 이 분위기.

지금부터 여행을 떠나는 느낌!

두근두근 거리는데, 메노우 쨩!

응, 그렇네.

 

여행을 즐기도록 해, 아카리.

왜냐면

이 여행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건...

 

너의 생명의 끝이니까.

 

고요한 꿈의 한복판을
헤매고 다니던 그날

그대와 만나게 되면서
무언가가 터져나왔어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삐걱이는 하늘의 푸름을 넘어서

이 마음을 전하고 싶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깊이 새겨두기를

마주 잡은 손과 손이
언젠가 떨어지는 그때까지

 

그대가 바꾸어주었던 물드는 세계

공명하는 마음

그러니 노래하겠어
이 목소리가 이어지는 한

그대에게 닿을 때까지

 

다음 시간

금기의【적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