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히사시를 좋아해
그렇구나, 나
그랬었구나
마오를 좋아하는구나
전부 끝나면
그때까지 기다려
그렇구나
그래
알았어
자막 *isulbi*
너는 손으로 만든 그림자로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일상의 끄트머리에서 시작한
노을빛 아웃 포커스
주울 수 없었던 대사
조금 전 막 완성된 명작을
계획에도 없었던 아름다움에
우리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됐어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네가 활짝 이쪽으로 손을 흔드는 씬
이 순간 우리들은 끝을 알았었나?
아니 아직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나의 손이 흔들려 생긴 기적적인 씬
그 순간 크랭크업
카메라를 내려도
어째서 나에게 관심 갖는 거야?
이제 그냥 내버려둬!
난 조용히 학교 생활을
그렇다면 왜 아가츠마에게
사실은 뭔가 변하고 싶은 거 아니야?
컷!
오케이
철수!
응
오오토모 엄청 좋아
집중하고 있어
연극부가 스카우트하고 싶어했었고
얼굴도 좋고 말이야
얼굴도 좋아
이건 뭔가 각오한 느낌이 들어
그에 비해서
마오
마오!
숨길 작정이야?
나한텐 안 통해
전혀 집중을 안 하고 있어
마음이 딴 데 있다고
그렇지 않아도 촬영이 늦어지고 있는데
정신 차려
실수는 안 하니까 상관없잖아
뭐라고?
마음에 안 들면
-인마, 뭐라고?
야, 여기 좀 봐!
오늘도 무사히 촬영 끝났으니까
내일을 대비해서 귀가하는 걸로
성질 났네
신경이 날카로워졌어
내일 중요한 촬영이니까
씬18이지?
키스씬 찍을 거니까
야, 어이!
마오, 괜찮아?
응
이치카와 말대로
마음이 딴 데 있어
내가 먼저 뚜껑을 닫았으면서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내일 키스하는 거 찍는대
아, 응
긴장돼
남들 앞에서 뽀뽀라니
배우들 참 힘들겠어
응, 그치만 히사시도 배우잖아
혼죠랑 비교하면 나 같은 건 전혀
역시 무리라는 생각이 드니까
뭐가?
좋아하지도 않는데
키스하는 거
어색해
히사시 분명 화났어
내가 그런 짓을 하고 도망쳐서?
안 받아?
시끄러워?
아니
신경 쓰여?
이것 봐
열기를 띈 짐작하는 듯한
저 탐색하는 듯한 눈
농담
안 받아
차단해놓자
어디 가는 거야?
로비
내가 먼저 얘기할 테니까
필름의 불빛을 물고 있어
나도 손끝으로 물어보네
자그마한 벽을 가진 시네마클럽
환상이 되는 복선
루프로 다시 보네
아직 너는 그곳에 있었어
보내고 싶은 것뿐인데
그런 편지 보낸 거야?
다른 녀석한테 카메라 맡겨
-자자, 진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