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어째서 사귀었냐고?

 

나도 몰라

난 남들에 대해서도 모르지만

나에 대해서도 잘 모르니까

 

영화부에 새로 들어온
재밌는 버그 같은 건가, 라고

가볍게 생각했었어

 

없애는 건 언제든지 가능하니까

 

경과 관찰, 그런 느낌... 이었는데

 

시온!

 

키리토!

왔구나

보고 있으라고 한 건 너잖아

실은 이치카와 부장이 불러줬어

자기 옆에서 보고 있어도 된다고

 

그래?

다행이다

 

-저기...
-저기...

 

아, 키리토부터 말해

아니, 시온이 먼저 말해

아냐, 아냐, 너부터 해

 

미안해, 심하게 말해서

시온이 최선을 다하는 거
나 알고 있었는데도

 

나야말로 미안해

전부 키리토가 말한 대로인걸

앞으로 고쳐갈 테니까

 

청춘이구만

 

저기 있잖아

그래서 말이야

키리토한테 할 말이 있는데

우리 둘이서만

 

상관없는데 뭔데?

그건 단둘이 되면 말할게

그럼 가자

 

어라?

당분간 같이 등교 못해요, 죄송합니다

그 후

 

분명하게 날 피하기 시작했고

 

같은 방이고 절친이고

싸우기도 했지만 마음이 통했어요

혹시... 나 차인 거 아니야?

 

자막 *isulbi*

너는 손으로 만든 그림자로
필름의 불빛을 물고 있어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나도 손끝으로 물어보네

일상의 끄트머리에서 시작한

노을빛 아웃 포커스
자그마한 벽을 가진 시네마클럽

주울 수 없었던 대사
환상이 되는 복선

조금 전 막 완성된 명작을
루프로 다시 보네

계획에도 없었던 아름다움에

우리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됐어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네가 활짝 이쪽으로 손을 흔드는 씬

이 순간 우리들은 끝을 알았었나?

아니 아직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나의 손이 흔들려 생긴 기적적인 씬

그 순간 크랭크업

카메라를 내려도
아직 너는 그곳에 있었어

 

아니

이런 거 늘 있는 일이잖아

상대방이 정 떨어져서 페이드아웃

맞아, 맞아

비교적 친절하게
대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지금까지 그랬던 거 보다는

그거야 당신

영화부 선배로서는
친절할지 모르지만

남친으로서는 빵점이야!

 

그렇게 말할 것 같아

 

머릿속에 남아 있는 버그 같은 거

 

오늘은 기운이 안 나네

그냥 자자

 

요전에 여기서 잤었지?

 

이렇게 될 거였으면
한 번 해둘 걸 그랬나?

 

최악!

하지만 할 거면 하라고!

 

큰일이네

머릿속이 시끄러워서

잠이 안 와

 

이런, 딱 보니 구제불능 모드구만

버그 상태네

침울한 건가?

뭔가 고민하는 거 아니야?

그야 많은 일이 있었잖아

저 녀석 진로도 안 정했고

진에게 잘난 듯이 말해놓고는

자기가 제일 영화부에서
손을 못 놓고 있고

 

연인도 생겼잖아?

잘 되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그래도 레이 다정한 사람이야

난 알고 있어

그러게

서툰 것뿐이야, 레이는

 

움직였다

뭔가 찾고 있는 거 같은데

진을 찾고 있는 거겠지

 

이럴 때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건
진밖에 없긴 하지만

 

지...

 

무슨 말 좀 해봐

 

우, 웃든지 욕을 하든지

안 그러면 창피해서 죽을 것 같아

 

먼저 말하자면, 진심입니다

진심으로 사귀고 있습니다

축하해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어

 

상대가 이치카와라는 건
예상 밖이었지만

태도로 연인이 생겼다는 건
바로 알았어

어렸을 때부터 봐왔으니까

진에 대한 건 대충 알게 돼

 

하지만 네가 먼저 털어놓지 않는데

어떻게 내가 물어보겠어?

난 평소처럼 진을 기다릴 뿐이야

 

평소처럼?

아니, 내심 초조해하고 있었어

부활동 은퇴에 졸업에 수험

진과 이치카와가 몰래 사귄다거나

요시노가 갑자기 멀리해서
차인 것처럼 된 거라든지

멋대로 주변이 변해버리고 있어

내가 수정할 수 없는 방향으로

 

뭐 하나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

그렇다면 적어도...

 

레이, 너 변했구나

 

나만은 변하고 싶지 않은데

 

축하한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어

사람 사귀는 걸
귀찮아하는 네가 말이야

 

무슨 일 있었어?

심경의 변화?

 

모르겠어

그럴 생각은 없어

 

그래?

바뀐 게 눈에 보이는데

 

모르겠어, 나 자신을

그러니 다른 사람 같은 건
더 모르겠어

레이

 

좋았어

나 키쿠치하라 진에게 맡겨두라고

너와는 애기 때부터 알았잖아

내가 더 이나바 레이를 잘 안다고

우선 이나바 레이는
인내심 강하고 친절해

이런 나의 절친을 하고 있잖아

그리고 머리가 좋아

너의 지적인 발언에는

영화부 그 누구도 반론하지 못했어

어른스러워서 기댈만하지만
조금 심술궂지

사람을 놀리면서 노는 버릇이 있어

그건 하지 말라고

가끔씩 진짜 사람 화나게 하니까

 

나도 어렸을 때부터 봤으니까

레이에 대해선 대충 알아

영화부에 고집하는 것도

진로를 정하지 않은 것도

변하는 게 무서워서 그런 거잖아

이해해, 나도 불안해

 

하지만 멈춰서 있으면 아깝잖아

희망도 있을 테지

그러니까 레이가 하고 싶은 걸 해

괜찮아

 

괜찮다니 뭐가?

근거 없잖아, 진이 말하는 거

정신론으로 밀고 나가지

 

하지만 진의 말은 나에겐 특별해

마법 같아서

 

생각해보면

영화 찍자고 마법을 건 후부터

꽤나 멀리 왔어

 

둘이서 하고 싶은 걸 찾아서

 

진, 나 말이야

 

차인 것 같아

1학년 요시노 시온 군에게

그건 예상했던 거잖아

차이고 싶지는 않아

다른 남자에게 뺏기는 것도 열받고

오, 별일이네

좋아하는 거야?

좋아...하는 걸까?

 

그것도 포함해서 확인하고 싶어

지금으로선 함께 있으면 즐겁고

상대하는 보람이 있어

뭐든지 쓸데없이 최선을 다하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

쓸데없이?

발언이 레이다워졌네

좋았어!

가라, 이나바 레이!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어!

달려!

사랑을 손에 넣는 거야!

그거, 그거

그 말이 듣고 싶었어

고마워

 

달려, 전속력으로!

오케이

 

진은 참 대충이네

 

정말 지금부터 가도 늦지 않을까?

같은 방 녀석과 속닥속닥

꽤 위태롭지 않아?

 

그렇다면 어떻게 뺏을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지금은

 

제대로 얼굴이 보고 싶어

 

시온!

 

잘 지내?

 

뭐 하고 있어?

 

잘 지내요

 

-지금은 영화 찍고 있었어요
-아, 스탑, 스탑

일단 휴식

그런 것 같네

방해해서 미안해

요시노, 그쪽 기재 가져갈게

고마워

 

사이좋게 잘 지내네

처음엔 전혀요

뭐, 많은 일이 있어서

그보다 괜찮아요?

왜 그렇게 될 때까지 달렸어요?

 

널 찾아다녔거든

 

드디어 얼굴 제대로 봤네

 

전혀 못 만나서 나

차여버린 건가 하고 생각했어

 

새로운 남친이 생긴 건가 하고

같은 방 사람이라든지

 

차여버리다니

아니에요!

새로운 남친 같은 것도 없고요

키리토는 친구고요

그럼 나 아직 너의 남친 해도 돼?

 

아까 말이죠

선배가 저에게 똑바로 달려왔을 때

 

저 엄청 기뻤어요

 

기뻐서

하지만 지금은

남친이지만 남친이 아닌 게
슬프다고 생각했어요

 

진짜로 절 좋아하게 됐으면 좋겠고

저도 진짜 좋아하고 싶다고요

 

좀 더 대등하고

서로 이해하고

힘들 때 서로 도와주고

그런 만화 같은 거요

 

진짜 연인이 되고 싶네요, 선배랑

그럼 나랑...

그래서!

선배를 이해하려면
우선은 영화라고 생각해서

찍고 있어요, 1학년끼리만

처음에 키리토에게 말해서

1학년 전원도 불러서

또 쓸데없이 열심히 하네

저 할 거예요!

상급생의 작품에 지지않을
좋은 영화 찍어서

남친 갖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진정한 영화부원이 돼서

모두를 인정하게 만들어서!

 

최고의 필름을 손에 들고

다시 한 번 선배한테 고백할 테니까요!

기다려주세요!

 

왠지... 뭐지, 그게?

영화 찍는 이유의 재료가 된 건
뭐 그렇다치고

좋은 영화 못 만들면
못 사귀는 거야?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꼭 사귀어주상
콘테스트인가?

 

야, 요시노!

이동한다

응, 지금 갈게

 

그럼

자, 잠깐, 잠깐만 기다려

 

너 말이야

그 쓸데없이 노력가인 점은 좋아하지만

 

내 기분은 어떡해?

꽤, 아니 상당히 필사적으로
쫓아왔는데요

 

다른 남자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고

솔직히 영화한테도
뺏기고 싶지 않은데

 

애당초 말이야

1학년이 우리 상급생보다
좋은 영화를 찍을 리가 없잖아

100만 년 이르다고

그런 거 기다렸다간
평생 못 사귈 거야

잠깐, 너무해요!

우리 감독도 꽤 잘한다고요

다른 남자 얘기를
내 앞에서 하지 마

열받으니까

 

뭐 이런 귀엽지 않은 질투를

 

사귀자, 지금

 

어, 어떻게 할까?

선배 꽤 심했었지?

뭔가 서로 자유롭게
살자는 둥 했었지?

미안하다고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오케이 해줄 거야?

그건...

 

스스로 생각해주세요!

 

실은 어떤 대답이 돌아와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로 마음먹었어

결국 난 남에게 맞추지 못하는 걸까?

 

전류처럼 짜릿한 키스와

 

사귀자, 응?

에러가 난 탓에

사귀자

반복되는 고백과

 

허락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니까

 

아, 알았어

사귈게

 

사귈게요!

 

언젠가 이 노트를 볼
미래의 내 연인

부디 웃지 말고

내 목소리를 들어줘

사귀기 시작

처음엔 불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순조로워

엄청 즐거워

그럼 저 부활동 갈게요

늦겠어

 

벌써?

아직 괜찮잖아

앞으로 3분 정도

이 사람 의외로 어리광쟁이네

그럼 조금만

둘이 있으면
새로운 발견을 해서 기쁘고

눈이 마주치면
가슴이 심쿵하게 돼

좀 더 깊은 관계가 됐으면...

그럼, 이제 갈게요

 

시온

 

밤에 내 방에 자러 올래?

 

그것은...

드디어!

첫날밤 초대 맞지?

응? 응? 응?

아니, 이제 그런 거
말 안 해도 되니까

듣고 싶지 않아

 

어쩌지?

긴장되기 시작했어

전신의 털을 밀고

좋은 향기 나는 오일 발라야 해

듣고 싶진 않은데 좀 궁금하군
좋은 향기 나는 오일 발라야 해

아, 속옷!

뭐 입지?

이건가?

인터넷 쇼핑으로 그날을 위해 산 거

안 보여줘도 돼

잘도 그런 즐거운 것만 생각하는구나

계속 사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사랑은 허구

현실도 꿈 환상

 

잡을 수 없는 어둠 속에서

I miss you

배배 꼬였네

사랑이나 꿈이나 희망이나

키리토의 지뢰니까

하지만 키리토 말이 맞아

계속 사귈 수 있다는
보장 같은 건 없어

절대 안심은 없는 거야

좋아하니까 계속되도록 노력할 거고

초조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갑작스런 침묵이 아직 무서워

 

좀 더 오래 사귀게 되면 괜찮아질까?

하지만 지금은 좀 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고

나에 대해서도 알아줬으면 좋겠어

 

어서 와

 

안녕하세요

 

뭔가 또 이상한 방향으로
노력하는 느낌

실례할게요

 

선배

 

이것 좀 봐주세요

 

 

어디 보자

밤을 좋아하지 않아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아서

밤마다 불안이 엄습해 와

내일 잘 웃을 수 있을까?

 

달빛만 있는 고요한 밤

천사가 다친 날개를 쉬고 잠든다

 

시?

 

이거 네가 쓴 거야?

네, 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처음엔 일기였어요

점점 소녀만화 영향으로 시가 돼서

그때까지 나 자신은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누가 무시해도 절대 지지 않겠다고

노력하면 언젠가 분명
누군가 찾아줄 거라고

하지만 시 속의 자신은

굉장히 소극적이고

성가시고

울보고

이런 약한 자신이
내 속에 있었구나, 하고

깜짝 놀랐어요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비밀스런 자신

 

이 노트에 매일 밤
중얼거려서 가둬두었어요

어째서 이걸 나에게?

선배는 알았으면 해서

저에 대해서

이런 좀 성가신 인간이에요

복잡하게 만든달까

그러니까 레이 선배도
좀 더 저에게 뭐든 말해도 돼요

요즘 생각이 많아 보이던데

고민이라든가 곤란한 일이라든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라도

뭐든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

 

지금 당장 안고 싶어

 

그야 귀여운걸

이런 거 가져와서는
쑥스러워서 숨는 거야?

아니에요

게다가 넌 말이야

처음부터 귀찮고 울보였잖아

만나자마자 큰소리 치거나

음악실에서 엉엉 울거나

 

이제와서 새삼스럽다고

 

하지만 말이야

넌 그것뿐만은 아니야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노력가이고

똑바로 인사할 수 있는 자세

타인에게 친절한 점

약한 점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강한 점도 많이 알고 있어

난 다양한 널 좀 더 알고 싶고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어

선배

 

실은 나 좀 우울했었어

좀 더 기대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럴 기미가 안 보였는걸

 

하고 싶지 않아?

 

아니, 하고 싶어요

단지 긴장해서

 

정말?

 

어쩌지, 어쩌지?

나도 뭔가 해야 해

하지만 뭘?

 

그렇게 굳어있지 마

나까지 긴장하게 되잖아

 

평소의 위세가 없고
상태가 좀 안 좋은데

 

선배는 여유롭네요

저,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되려나요?

내가 여유?

이래 봬도 꽤 준비하고
도전하고 있는 건데

준비?

우선 방 청소

그리고 점호가 오지 않게
사전 교섭했지

친구도 전부 멀리 떼어 놓았고

목욕도 밥도 일찌감치 끝내고

스트레칭하고

생각 이상으로 용의주도하네

그치?

꽤 노력했으니까

오늘은 날 믿고 맡겨줘

넌 천천히 느껴

 

선배 안경 도수 완전 높아

흐릿해서 전혀 안 보여

멀미할 것 같아

어질어질해

이상한 느낌

 

레이 선배

아까 말했었죠?

 

저를 계속 보고 싶다고

 

그렇다면 저에게

 

저에게 맹세해줘요

 

미래에 계속 나만을 바라보겠다고

사랑하겠다고

 

영원하겠다고 맹세해줘요

 

너무 감동한 나머지
입 밖으로 나왔다

이런 불확실한 걸 원해서

선배 질렸으려나 하고

 

시온은 로맨티스트에 울보로구나

 

선배는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맹세하겠다고

귓가에서 속삭였다

난 그걸로 또 울고 말았다

 

나 그렇게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러게

대학 갈지 취직할지
고민하고 있는 건가?

 

어딜 가도 할 일은 변하지 않으니까

 

나의 작품을 만들어 갈 뿐

 

망설였지만

 

시온을 보고 있으면 말이지

 

둘 다야

대학도 가고 일도 할 거야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

 

영화도 연애도 열심히 하는 너처럼

나도 좀 더 필사적이 돼볼까?

 

조금 용량 초과하지 않을지
걱정되지만

나 귀찮아하는 성격이고

땡땡이 치는 버릇도 있고

 

선배

 

괜찮아요

 

내 혼잣말에 잠꼬대로 대답했어?

 

 

정말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네, 넌

 

나에게도 맹세해줘

질리지 말고
계속 나와 함께 있어줘, 시온

 

폭신폭신 꿈꾸기 좋은 밤

잠이 깨면 뭐라고 시를 지을까?

지금 이 기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염원했던 남친이 생겨서 어때? 라든지

첫경험의 감상은? 이라고 묻는 거야

 

실제로는 상상한 것과 많이 달라

 

분명 잘 쓰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괜찮아

쓰고 싶은 건 많이 있어

우리 둘의 장래에 대해서

함께 걸어가는 미래에 대해서

시로 쓰는 것도 좋지만

잠이 깨면 제일 먼저 전하고 싶어

 

우리 둘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차회예고

 

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