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제자 08

덤블프 님

 

지금쯤 뭘 하고 계실까요

 

왠지 두근거려요…

좋다, 클레오스
불빛이니라

알겠습니다

 

와, 밝아요!

 

책상 등등이 허름한데도
책이나 자재들은 깔끔해요

 

보존과 도난 방지 (術)
걸려 있는 걸 겁니다

취급상 던전입니다만
원래는 자재 창고니까요

아무래도 저 앞에
모여 있는 모양이구나

 

순 잔챙이들밖에 없구나



sub by 별명따위

sub by 별명따위

 

얼른 해치우고
갈 길을 서두르도록 할까?

저기!

 
 
제 소환술을 봐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제8화
「이몸, 덤블프다」
제 소환술을 봐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제8화
「이몸, 덤블프다」
이런 기회이니만큼 두 분께
의견을 듣고 싶어서요!

 

이런 기회는 분명 앞으로는
더는 없을 거야!

 

뭐, 괜찮겠지

감사합니다!

 

그럼 제 최고의
소환체를 보아 주세요!

 

오호, 샐러맨더인가
생긴 게 제법 늠름하구나

그치~?

약간 듬직한 부분이
정말 끝내주거든~

이 형태!

눈 같은 데가
둥글어서 귀엽고

비늘의 색도 정말
광채가 좋은데~

앗!

그, 그럼 갑뉴…
갑니다!

 

오오

아아~ 완벽했어~
정말 열심히 했네!

아!

제, 제 아이는 어땠나요?

파이어 브레스는 꽤나 훌륭했네요

상급에서도 충분히
통하고도 남을 레벨일 겁니다

 

하지만 움직임이 둔한 게
다소 신경 쓰입니다

다리 부분을 좀 더
단련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그렇구나

샐러맨더는 방어 면에서
연약하니 말이다

음, 음
참고가 됐어요

좋아!
돌아가면 수행하자!

 

마치 부모와 자식 관계 같구나

네, 소환체와 부모 자식 같은 관계는
소환술사라면 공감이 가는 일이죠

 

또 우글대고 있구나

그렇지, 클레오스여

이번에는 그대의 샐러맨더를
보여주지 않겠나?

히나타 선생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겠지

본보기 말인가요?

네!
꼭 보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나오거라!
샐러맨더!

 

우리 아이하고 완전 딴판이야!

그럼 갑니다

 

빨라

클레오스의 샐러맨더는
기동성 중시니까

선생도 앞으로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
어떻게든 될 것이다

으, 응!

우리 아이의 장점을
더욱 키워나가야겠지!

 

역량 차이에 움츠러들지 않으면서도
가능성에 희망을 품고 있구나

그것이 성장성이라는 것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구나

자, 돌아가렴

 

- 뭐, 그럭저럭 성장했구나
- 감사합니다

저게 그럭저럭인 거야?

 

흠, 여기에 형연광석(蛍燃光石)
놓으라는 건가

알기 쉽게 있네요

 

오오, 정말 본격적이로구나!

 

미라 님, 히나타 선생님
뒤입니다

앗, 속았다!

저 빛은 대체 왜
나오는 건지 모르겠구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딱 봐도 움직일 것 같은 녀석이로구나

짐작하신 대로입니다

먼저 검을 든 기사상이 움직이고

그 후에 핼버드를 든
전사상이 움직입니다

흠, 역시 그러했구나

처음 보는 적은
역시 두근거리는구나

모처럼 찾아온 전투이니
손을 댈 필요는 없다

명심하고 있습니다

미라쨩, 즐거워 보여

히나타 선생님, 미라 님께서
싸우시는 걸 잘 봐 두세요

소환술의 도달점을
엿볼 수가 있을 테니까요

아, 알겠습니다!

 

그럼, 상대는 골렘 같아 보인다만

 

저, 저게 샐러맨더!?

오오, 정말 그리운 모습이군요!

저건 그냥 날개 없는 드래곤이잖아!

 

미라 님의 샐러맨더는
열과 화염으로 공기를 팽창시켜

날개가 없더라도
하늘을 날 수가 있고

화염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가 있어요

 

괴, 굉장해

전사상이 움직이기도 전에
기사상을 부숴버리셨네요

 

음, 완벽하구나

역시 미라 님
한 수 배웠습니다

 

이것이 소환술의 도달점

 

자, 최종 에어리어로 가자꾸나

아, 네!

 

이 안에서 찾으라니
고생깨나 하게 생겼구나

그러고 보니 자료를
찾으러 오셨죠?

어떤 걸 찾으시는 거죠?

이것이다

 

남대륙의 식물 생태계에
관한 자료를 찾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제6구획이네요

이건 또 뭐느냐!
왜 던전에 이런 것이 있는 것이냐!

이곳은 일찍이 박물관으로
사용됐던 곳입니다

그렇구나
그 자취라는 거로구나

 

한데 역시 가장 안쪽인가

그럼 날아가는 편이
빨라 보이는구나

아니 됩니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거나,
책을 책장에서 뽑아가게 되면

방범 장치가 작동합니다!

무수한 골렘이나 방호벽이
들끓어서 정말 큰일이 나게 됩니다!

아, 알겠다…
걸어가도록 하마…

 

또 기믹이 자기 주장을
하고 있구나…

이건…

그거지?

이리저리 움직여서
같은 색의 면을 만든다

네, 그렇네요

못할 건 없지만
이건 시간이 걸리지?

네, 저도 6시간 정도 주신다면야…

이건 좀…
세 줄도 버겁다만…

현자 대행도 조금 어렵답니다

저기

 

퍼즐 다 풀었어요

 

퍼즐은 특기거든요

그대, 굉장하지 않느냐!

엄청난 재능이군요!

 

실은…

소환술 수업이 너무 한가한 나머지…

계속 퍼즐을 풀고 있었거든요…

- 그건 기뻐하기 힘들군요
- 그건 기뻐하기 힘들구나

 

지난 탐색에서는
여기까지는 왔습니다만

 

이건 고대 정령어인가
이몸이라도 고생길이 훤해 보이는구나

모든 정령어를 파악하고 계신
슬레이만 님도

해독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그렇지!

 

《하늘을 우러러 보는
별을 집어삼키는 자는》

《사양빛에 물드는
활을 들고서》

《뇌광을 꿰뚫어
허공에 화살을 해방한다》

《돌고 돌아 별자리를 꿰뚫으면》

《기억에서 잊혀졌던 영령들이》

《머나먼 하늘의 끝에서
꿈의 자락으로 떨어져》

《윤회를 벗어나
비에 맞으며 꿈속을 헤맨다》

《그것은 아득히 저 먼
이 세상의 틈새》

《아카샤의 우리에서
잠드는 망자의》

《하늘의 기억에 남겨진
차가운 푸르름의 머나먼 환상》

《이번에 별이 쏟아지는 현세에서》

《자아내는 역사는 이 손 안에》

 

마스터~

오오, 팜이여
오랜만이로구나

나는 포옹을 요청할래~

자, 착한 아이구나
착한 아이구나~

 

저, 저런 굉장한 마나로
소환한 게 저런 어린애?

팜 님께선 아득히 먼 저편에서

모든 지식을 계승한 채로
전생을 반복하시는

무지개 정령(虹精霊)이랍니다

 

하여, 팜이여
여기 뭐라 쓰여 있는지 읽을 수 있겠느냐?

그러니까~

장치 해제 방법이
써 있는 모양이야

 

여기에는 10종류의
석상이 있으니까

순번대로 좌우로 움직이라고 써 있어!

팜은 똑똑한 아이로구나

그럼 그 순번이라는 것을
읽어줄 수 있겠느냐?

물론이지!

처음에는 네 발 다리가 달린
검은 짐승을 오른쪽으로야!

알겠습니다!

 

두 번째는 네 발 다리의
하얀 짐승이야!

네!

 

마지막은 검은 공을 왼쪽으로!

으라챠챠!

 

- 해냈다!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됐구나, 팜!

수고했구나

 

싫어!
바로 돌아가는 건 싫어!

 

착하지, 착하지
팜은 어리광쟁이구나

 

팜 님, 다행이네요

저도 그 마음은 십분 이해합니다

에, 설마…
클레오스 님도 어리광쟁이?

 

저기…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럼, 여기에 있는 자료를
가지고 가야겠구나

아, 그치만 가지고 가면 함정이…

 

이걸 사용하는 것이다

대기만 하는 것으로
문자 등을 옮겨 담을 수 있는 종이다

아, 복사지네요

그럼 나눠져서
작업을 진행하죠

 

마스터~

놀아줘~
응? 놀아줘~

아, 착한 아이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놀러 가도 돼?

음, 너무 멀리 가진 말거라

알겠어~

 

겨우 복사가 끝났구나

마스터~

책 낭독을 요청할래~

음, 책 읽기로구나

 

팜!
그걸 어디에서 가져온 게냐?

저기!

 

손이 많이 가는 아이구나!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아~

자, 비행기다
비행기~

미라 님!

 

미라 님, 손을!

 

책이!

 

그렇군요

반출 불가 서적 술식을
발동시키고 말았네요

필요한 자료는
다 옮겨 담아서 다행이구나

 

좋다, 이걸로 임무 완료로구나

네, 굉장히 공부가 됐어요!

앞으로도 소환술을
열심히 해볼게요!

음, 그 기세다!

 

그 기믹을 바로 클리어하다니

히나타 선생님한테도
의외의 재능이 있었네

정말로 도움이 됐다

덕분에 일찍 돌아왔으니 말이다

그럼 자료는 내가 맡을게

음, 잘 부탁하마

그런데 너, 클레오스한테는
정체를 밝혔다며?

으, 음…
실수로 말이다…

들켰다면 어쩔 수 없나

 

그런데 그거라면 너를 더욱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 않아?

 

알고 있잖아?

너만의 보좌관으로서
여기에 온 그녀에게 있어서는

 

다음으로 부탁하고 싶은 여행은
좀 길어질 것 같아

그러니까 마음에 걸리거든
지금 이때 해결해 둬!

 

이거 원, 그 녀석은
예전하고 변함이 없구나!

그런 것은 이몸도 알고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그 녀석을
소환해도 괜찮겠지

 

오랜만이구나
아이젠파르드

 

『아버지』

『언제부터 어머니가 되신 겁니까?』

 

얘기하자면 길어지니
그건 언급하지 말아주겠나?

『아버…』

『어머니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더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어머니가 생겨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 그러한가

하여, 아이젠파르드여
건강했느냐?

『네, 어머니를 만나 뵐 수가 없어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저를 잊어버린 건 아니실까 해서』

미, 미안했구나

그대도 오랫동안 혼자였느냐?

『아뇨, 동료들과 용의 수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곳도 있는 것인가

『네』

『그렇지, 이 모습이
더 괜찮을까요』

『어느 인간 여성에게서
배운 것입니다만』

 

뭐, 뭐느냐!?

그, 그대…
아이젠파르드인 것이냐?

네, 어머니

이 모습인 편이 온몸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 세계는 아직도
수수께끼가 가득하구나

너무 딱 달라붙었구나!
최소한 앞은 가리거라!

하지만 어머니
30년 만이라고 생각하니까…!

 

30년…

그대는 동료가 있었지만
그 녀석은…

 

저번에 클레오스가 소환한
가루다에 타봤다만

뜻밖에 즐겁더구나

『어머니를 태우고서 여행을 가는 건
정말 꿈만 같습니다!』

『좀 더 빨리 가겠습니다!』

 

『타는 느낌은 어떠십니까?』

 

『어라?』

뭐시라고!?

 

『저기』

음? 뭐느냐?

『또 저를 소환해 주시겠습니까?』

물론이다마다

 

언제까지고 미룰 수만은 없지

가장 가깝고 충실한 자에게
거짓말로 일관할 수는…

 

미라 님, 어서 오세요

 

왜 그러세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왜, 왠지 안절부절하게 되는구나

조, 조금 목이 마르구나
차를 부탁하마

 

음, 역시 마리아나
나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있구나

 

그건 덤블프 님과 미라 님의
취향이 같기 때문이죠

으… 음! 그렇구나!

그래서, 그…
덤블프 말이다만…

 

실은 이몸…

알고 있어요

 

그러했던 건가?

어느새 들킨 거지?
설마 클레오스가?

네!

덤블프 님께서 실은 와플을
좋아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답니다!

그것도 크림을 잔뜩 얹은 것을!

그, 그렇다!
그런 것이다~

그런 위엄 있는 모습이면서도
젊은이 같은 취향이라 웃음이 나오는구나~

깜짝 놀랐구나…

그런 건가
심장에 해롭구나

모처럼이니 미라 님도
어떠세요?

으, 음!

 

여기요
드셔주세요

 

으… 음!

그 전에 한 가지 말해둬야만
하는 것이 있느니라

뭐죠?

 

그…
실은 이몸은…

알겠어요!

그거죠?

정말, 그런 구석까지
덤블프 님과 닮으셨을 줄이야

 

덤블프 님께선 실은 뜨거운 걸
못 드시죠?

그렇다~!

이몸도 스승과 서로의 음식을
불어주며 먹었다!

그건 좀 부럽네요

크윽, 고백할 타이밍이
좀처럼 안 맞는구나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이냐…!

저기, 잠시 실례할게요

봐 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서요

음?

 

아직 만들고 있는 중이지만

미라 님과 덤블프 님의 의상을
똑같이 맞춰볼까 했거든요

이미 아시리라고 생각하지만

덤블프 님께선 한 번 마음에 든 옷을
오래 몸에 걸치시는 분이셔서요

덤블프 님의 취향에 맞춰봤는데요

미라 님께도 확인을 받고 싶어서요

그렇구나
좋지 않느냐?

적어도 이몸은 마음에 들었다

감사합니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의상을 준비할 순 없고

미라 님께는 여기에
작은 리본을…

달아보거나 말이죠…

 

마리아나?

죄송해요

덤블프 님께서도 얼른
돌아오시면 좋을 텐데요

 

이만 됐느니라

 

만들 옷은 이몸의 옷이면 충분하다

어째서죠?

 

이몸은 덤블프의 제자가 아니다

 

이몸이 덤블프 본인이니라

 

저기… 알겠습니다
차를 더 준비해 드릴게요

농담이 아니다!

이몸, 덤블프다!

 

미라 님이?
정말로요?

 

연유가 있어 지금은
이러한 모습이 됐다

"미라"라는 이름은 이 모습에
맞춘 가명이다

 

그대에게는 진실을
전해두고 싶어서 말이다

 

그럴 수가…

무언가 증거가 될 만한 것은요?

그렇구나, 증거…
증거라

 

그렇지!
요정의 가호다!

 

요정의 가호는 그대 같은 요정족이

평생을 바치겠다고 인정한
상대와 나누는 계약

이미 이몸과 그대는
계약을 했느니라

그 가호를 갱신할 수 있다면
그것이 증명이 되지 않겠느냐?

 

네, 알겠습니다

 

갱신…했어요

어떻느냐
이걸로 믿어…

 

드디어… 드디어 만나 뵙게 되었어요…!

 

그간 미안했구나

이런 모습으로는 그대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

너무하세요!

덤블프 님께선 어떤 모습이시든
덤블프 님이세요!

제가 평생을 섬긴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괜찮느니라
이몸이라면 여기 있다

 

덤블프 님…

아니, 이 모습일 때에는
미라면 충분하다

 

네, 더…

미라 님…!

 

아무래도 좀 지쳤구나
오늘은 일찍 잘까?

 

마리아나가 기뻐했었지

 

미라 님

어, 응

벌써 주무시는 건가요?

그, 그렇지
왜 그러느냐?

늦은 밤에 실례하겠습니다

미라 님과 잠자리를 함께
하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뭐, 뭣이!?

 

그 모습이셔서
처음에는 놀랐어요

실은 이몸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의 그 모습이신 덕분에
이렇게 함께 잘 수가 있는 거니까요

그렇구나
지금의 이몸은 여자애이니라

고집을 부려 죄송해요

하지만 또 여행을
나가시는 거죠?

 

용서하거라

당치도 않으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30년 만에 만나 뵙게 된지라

미라 님의 심중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어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넘쳐나고 말았습니다

개의치 않느니라

 

넘쳐나더라도 몇 번이든 받아주마

 

미라 님

 

미라 님, 안녕히 주무세요

음, 잘 자거라
마리아나

그 후로 조금 어른이 되었을지도 몰라

앞으로 몇 년, 앞으로 얼마나 더

「고마워」라고 전할 수 있는 걸까?

저녁 노을을 등에 지고 걸어나가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