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 08

네가 있을 곳은
우리 곁이야

 

나와 똑같아

검은 돌이 몸에서…

 

너는 아침에 나한테
귀철도를 빌려줬던 사람 맞지?

 

울고 있어?

 

미안해…
만나게 된 게 좀 기뻐서…

처음 너를 만났을 때
혹시 싶었는데

역시 거기에 있었구나…

뭐?

 

나는 줄곧 너를
만나고 싶었어

아, 신경 쓰지 마
네 안쪽에 말하는 거니까

내 안쪽?

이 검은 광석을
말하는 거야

 

이거 때문에 귀철도를
사용할 수가 없지?

 

나도 똑같았어

 

함께 꿈에 대해 얘기하던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멀어져갔지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어

 

내게는 싸울 힘이 없으니까

 

이대로 끝낼 순 없어

강해져서 동료를
따라잡고 싶지?

 

어, 그 말대로야!

그래서!
우리가 강해질 방법은 있는 거야?

 

있지

 

쓴맛도 단맛도 잘게 부수고 나아가

하극상은 여기에서부터

뛰어 올라가, break out

오리엔트
sub by 별명따위

 

튀어나온 말뚝을 내려치곤 배제

괴로운 삶의 연속인 That's World

단 하나 흔들림 없는

무언가를 찾았다면

누군가가 웃는 꿈이나 공상을

내뱉었다면 그것이 손에 넣을 통행증

상식 따윈 단순한 고정개념일 뿐

예상 외의 일이 따라붙기 마련이지

다수결로 정의가 정해진다면

우리는 악일지도 모르지

형식을 깨부수고

불굴의 정신을 새겨보자고, just now

 

break out, 아직

break out, 아직 멀다 해도 all right

임기응변보다도 한계돌파

break out, 아직

숨기고 있는 개심의 일격

쓰러진다고 해도

몇 번이든 step up stand up

쓴맛도 단맛도 잘게 부수고 나아가

하극상은 여기에서부터

뛰어 올라가, break out

 

sub by 별명따위

 

『흑요의 여신』
 
 

『흑요의 여신』
내가 귀철도를 사용하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내가 귀철도를 사용하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너도 이 광석을
받아들이면 돼

검은 광석을 받아들인다고?

그래!

검의 시련 때 검은 안개에
둘러싸이더니 의식이 멀어졌지?

그대로 몸을 맡기고
큰 흐름과 하나가 되는 거야!

 

그러면 너도 강해질 수 있어!

강해진다니…
어떤 식으로?

 

이런―

이런 식으로!

 

뭐라고!?

 

이 거대한 구멍은 뭐지?

저 검은 복장의 남자가
검 하나로 뚫어버렸어!

뭐?
설마!

이 녀석, 위험해

 

어라?
지금 그 힘은 귀철도가 아닌 거야?

 

자, 검의 시련을 하도록 해

 

그러면 너도 귀철도
그 자체가 될 수 있어!

귀철도 그 자체가 될 수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귀철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거 아니었어?

아니지, 아니지

너는 귀철도가 되는 거야

말했잖아?
이런 식으로 강해질 수 있다고!

이런 식으로라니…
설마!

그래, 너는 일재야!

검은 광석!

최강의 귀철도 재료가
될 수 있어!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검이 된다고?
그걸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너야말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최강이 되고 싶은 게 아니었나?

될 수 있어!

모습이 인간이느냐, 검이느냐 하는 문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당연히 싫지

코지로네와 함께 싸울 수 없게 되잖아!

그런가

그럼 이걸 어쩐담

 

네가 말하는 그 동료도
내 검의 재료로 만들면 돼!

그럼 외롭지 않을 거야!

뭐?

 

무사들은 지금 저 산속에
있는 걸까?

너 이 자식!
뭘 할 생각이야…!

 

검의 재료는 용광로 안에

 

올라라, 올라라!

귀신은 산 위에 있다!

 

코지로~
코지로!

그렇게나 서두르지 마!

멍하니 있었다간 다른 무사단한테
귀신을 빼앗길 거 아냐!

정말… 코지로는 왜 갑자기
그렇게 기합이 들어간 거야!

거기다 풀이 죽은 무사시를
그대로 두고 와도 됐던 거야?

 

매정한 거 아냐?

 

괜찮아

 

지금의 우리가 그 녀석 곁에
있어준다고 뭐가 되지?

"나는 귀철도를 사용할 수 있지만
너도 언젠가 사용할 수 있을 거야"

―라면서 격려라도
해줄 셈이야?

그런 건 되레 더 괴롭게
만들 뿐이잖아!

 

그렇다면 나는 무사시를 위해
먼저 가서

귀신의 약점을 찾아가면서

무사시가 다시 일어서서
돌아올 순간을 기다린다!

 

그치만 무사시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 뭐라고?
- 그랬었잖아

검은 도기(刀気)를 두른 무사시로는
귀철도를 사용할 수 없다고

굉장히 드문 경우라고…

무사시의 정체는 대체 뭐야?

 

그치만 기인(忌人)이라는 전설에서나
나오는 녀석이

평범한 녀석일 리가 없어!

 

그래서 나, 알아챘는데

무사시는 무슨 굉장한 힘을
이어받은 사람이지?

특별한 집안 태생이라거나!

 

가르쳐 줘!
동료잖아?

 

그러네

 

어디서부터 말하면 될지

 

무사시가 태어난 집안은

 

타츠야마초의 큰 광산의

응, 응

 

기슭에 있는 민가나
상점, 학교의

응, 응, 응!

외곽에 있는
범상치 않게 커다란

 

밭을 일구는 농가였다

 

- 농가?
- 농가

지금 장난하자는 거야?

장난하는 게 아냐!

그 녀석 집안은 타츠야마초에서도
가장 흔한 평범한 농가였어!

뭐야, 실망스럽네

 

한편, 나는 타츠야마초에 살아남은
마지막 무사의 자식이었지

 

우리 집은 마을 바깥
대나무 숲속 안에 세워져 있었어

 

무사, 극악인의 자손

 

그래서 아무도 다가오지 않아

 

하지만 무사시는 이상한 아이였어

 

마을에서는 검이라 하면
모멸의 대상이었어

그런데도 그 녀석은

 

굉장하다!

 

지금 나뭇잎은
어떻게 벤 거야?

 

저기, 어떻게 한 거야?

저기, 저기~

 

그, 그러니까…

이, 이렇게!

 

이렇게?

 

어라, 안 되는데

그거 굉장했는데!

나도 해보고 싶은데!

굉장하다고 들었어

 

그런 말을 누구에게
들은 건 처음이었어

 

무사시는 나를 특별 취급하지 않아

 

당연스레 사이좋게
지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게

참을 수 없이 기뻤어

 

나는 이 이상한 친구 덕분에

새까만 매일을
보내지 않게 됐어

 

잘됐네

 

그런데 왜 마을의 모두가
무사를 미워했는데

무사시만은 취급이 달랐어?

그건 그 녀석의
부모님의 영향이었지

 

무사시네 부모님도
어지간히 이상하신 분들이었어

주위에서 무슨 소리를
듣든 신경 쓰지 않고

나와 아버지한테 친절하게 대해주셨어

 

병환으로 돌아가신 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정말 좋은 분들이셨어

- 흐응~
- 왜 그래?

왠지 점점 더
모르게 돼버렸어

무사시도, 무사시네 부모님도
굉장히 평범한 집안 출신이라는 거잖아?

그게?

그럼 더더욱 왜 그 녀석만
귀철도에게 그렇게나 미움을 받는 거야?

 

원인을 알 수 없어서야

우리도 무사시가 어떻게
다시 일어설지 알 수가 없잖아

 

그건…

 

무사시는…

정말 우리가 있는 곳까지 와 줄까?

 

그럼, 이제 어떻게 될지

주인님

응!

나나오

『??? 무사단』 소속 무사
이누카이 시로

점심 가지고 왔어요

감사해 주세요

『??? 무사단』 소속 무사
이누사카 나나오

오~ 정말 잘했어!
진수성찬이네~

어라?

그러고 보니 그 붉은 머리 소년은요?

아, 구멍 안으로 떨어뜨렸어

그래요

 

어라?
왜 그렇게 안타까워하는 거야?

그 아이는 제게
조금 친절하게 대해줘서

말을 좀 나눠보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그건 슬픈 일이네

 

슬프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아무 말이나 대충 내뱉기는

보나마나 그 아이한테도

그 아이가 듣고 싶어 할 만한 말을
하면서 다가간 거죠?

"나도 검은 광석을 지닌 기인(忌人)이다"라든가

"네 심정은 이해해"라든가

 

그거 전부 거짓말이잖아요

 

나는 너에게만은
거짓말은 치지 않아

이 대충 대마신

주인님이 진지한 건
귀철도와 관련됐을 뿐

드디어 찾아낸 거죠?

붉은 머리 소년 안에서
그 여신을

 

그래

찾아 헤매고 있었던
「흑요의 여신」이다

 

진짜인가요?
또 가짜 아니에요?

이번에야말로 분명 진짜야

그럼 바로 여신을
회수하면 되잖아요

쓸데없이 빙 두르는 짓을
하는 거 아니에요, 주인님?

나나오야~

쓸데없는 짓이야말로
인생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고?

저는 쓸데없는 행동은 싫어해요

나는 검은 광석을
갖고 싶어

 

잠깐 나갔다 올게

 

이곳은 너한테 맡길게, 나나오

 

그렇군

주인님은 그 붉은 머리 소년을
검의 재료로 만들 생각이구나

 

그럼 그 아이는 가엾게도…

 

나락 밑바닥에서 괴로운
두 선택을 강요받게 되겠지

 

어디까지 떨어지는 거지?

 

시간 감각이 없어졌어

그래도 나는!

 

태평하게 떨어지고 있을 때가 아냐!

 

어떻게든…
어떻게 해서든 무언가!

 

이건!

 

멈췄어…
살았다…

 

그런데 왜 이런 데에
검이 있는 거지?

 

검을 놓고, 숨통이 붙은 채로
불살라질 것인가

의식을 놓고서 검은 광석이 될 것인가

어느 쪽이든 살아서는
돌아오지 못하겠지만요

 

젠장… 몸이 무거워

머릿속이 멍해져

검의 시련 때와 똑같아

 

어떻게 해야 하지…?

 

아파라!

위험해라
잠에 들 뻔했어

중요한 건 의식을
잃지만 않으면 되는 거지?

검은 돌도 벽을 오르기에는
마침 좋은 물건이잖아!

좋아, 이대로 위까지 올라주겠어!

그건 곤란해

지금은 숨어 있어줘야겠어

누, 누구야?

 

여기는?

 

여기에서 쭉 함께 살자

 

아니, 바깥으로 내보내줘

코지로네가 위험해!

가봤자 아무것도 못해

네게는 싸울 힘이 없으니까
모두의 발목을 잡을 뿐이야

 

그렇더라도 나는
돌아가야만 해

 

너는 필요 없다고 했을 텐데?

이거 봐, 예전하고 똑같잖아

 

기억하고 있지?

떠올려 내…
떠올려 내!

 

이건?

 

엄마, 일어나…
어라?

전염병이라지만 이렇게나
잔뜩 죽다니

오니 님께 바치는 신앙심이
부족했던 거야

신앙심이 없는 자들에게 내리는
신벌이 아닐까?

특히 저 부부는 말이지

 

그러고 보니 살아남은
외동 아들은 어쩌지?

글쎄다

친척 일가가 거둬간다는 것은
마을의 규칙이니까

저런 아이는 필요 없어!

 

어째서 내가 네 뒤치다꺼리를
해줘야만 하는 거지?

그, 그치만…
저기, 그치만…

거 시끄럽구만
저리 가!

 

두 번 다시 오지 마라!

 

아주버님, 아주머님
오늘부터 신세 지겠습니다

 

잔뜩 일을 돕겠습니다!

장작 패기든, 우물 청소든!

우리 집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
하나 조건이 있다

뭔가요?

아무것도 하지 마라

 

무사에게 친절을 베푸는
신앙심 없는 녀석의 아이를 맡는 건

사람들 눈에 좋지 않아!

아무튼 너는 눈에 띄지 않게
행동했으면 한다

알겠지?

아, 네

그치만, 그…
코지로나 아저씨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의

어디가 안 된다는 걸까요?

 

역시 이 녀석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군!

이래서 신앙심 없는
자식의 아이는!

모두 앞에서 카네마키 집안에 대해
얘기하면 안 돼

 

무사와 연관되면 나는…

 

알겠지?
허가 없이 집에서 나가지 마라

마을 안에서는 우리에게
말도 걸지 마라

네!

말하지 마라!

 

대답도 하지 않아도 돼

알았지?

 

좋은 아침~

자, 어서 일어나렴

 

아침밥은 뭐야?

 

아주버님!

 

아, 이게 그 맡고 있다는 아이야?

아, 그 신앙심 없는
녀석들의 아이라는?

댁은 이런 아이를
잘도 맡아주고 있구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다가오지 말라고

그토록 말했을 텐데!

 

자, 이딴 녀석은 냅두고
밥이나 먹자

 

나, 어쩐지 유령 같아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

신경 쓰지 않아

웃어주지 않아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세상에서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는 사실

 

숨을 쉬고 있는 것만으로는
살아 있다고 할 순 없는 거구나

 

누군가…

누군가가 날 봐 주었으면 해…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싶어

누군가가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그치만… 그치만…
누가…

 

코지로, 아저씨…

 

보고 싶다…

어이

 

네가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다

 

나, 뭐든 할게!

모두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저 녀석에게 돌을 던져라

 

세간에 비춰지는 모습을
고쳐잡기 위해서다

 

네가 네 부모님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보거라

 

- 자, 얼른

-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해라!

 

무사의 생존자는 죽으라지

 

- 그래!
- 그 애 말대로다!

무사 같은 건 뒈져버려!

 

무사시

 

그때 너는 돌을 던지지 않았나

 

너는 누구도 필요로 해주지
않는 인간이니까

누군가가 너를 필요로
해준다면 뭐든 하지

뭐든 말이지

그것이 너다

무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친구와 함께
있기 위한 그저 수단일 뿐이지?

 

좋아!
우리도 해보자, 코지로!

나는 너와 꿈을
좇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나도 함께 있고 싶었던 거야

 

네게 무사나 검은
단순한 수단에 불과해

그때 던졌던 돌과 똑같지

 

그런 녀석이 귀철도를
다룰 수 있을 리 만무하지

 

싸울 수 없는 너는 동료에게도
가치가 없어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네 전의를 꺾기 위해선
과거의 공포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네가 바깥에 나가 싸우면
나는 녀석들에게 붙잡히고 말지

너와 나는 일심동체니까

그러니까 계속 여기에
숨어 있자

무사와 오니가 싸우는 세상에는

네가 갈 필요는 없다

 

이게 귀신인가?

 

- 나나오~
- 뭐죠?

귀철도 찾기를
도와주는 것에 대한 답례다

네게 줄게

주인님~

훔친 거지만

또 적당한 소리나 대충 해대고!

이 대충 대마신!

다음 화
『무사가 살아가는 방식』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