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의 밤에도 꽤 익숙해졌다
아직도 불이 많이 켜져있네
소등 후에는 모두 뭘 하고 있을까?
제각각 아닐까?
영화 보든지
게임하든지 모여있든지
혼자 있든지
그렇겠죠
누가 밖에 나왔다
편의점 가는 건가?
처음엔 누군가의 속삭이는
깨어 있는 기척이 드는 것 같은
그런 웅성거림이 괴로웠지만
지금은 이제 그걸 즐길 정도로
나중에 갈래, 편의점?
저 통금 어기고
진짜냐?
풋내기 신입생이네
참 시끄럽네
규칙 지키니까 대단한 거예요
하지만 나쁜 선배가
안녕하세요, 나쁜 선배입니다
선배 작업
사실은 편의점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졸리기 전에 옆으로 오라고
나의 오늘밤은 이런 느낌
모두 기숙사에서
자막 *isulbi*
너는 손으로 만든 그림자로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일상의 끄트머리에서 시작한
노을빛 아웃 포커스
주울 수 없었던 대사
조금 전 막 완성된 명작을
계획에도 없었던 아름다움에
우리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됐어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네가 활짝 이쪽으로 손을 흔드는 씬
이 순간 우리들은 끝을 알았었나?
아니 아직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나의 손이 흔들려 생긴 기적적인 씬
그 순간 크랭크업
카메라를 내려도
오오토모 있어?
오늘 준 대본에 변경사항 있어서
최근에 연극부는 바빠 보인다
빈번하게 히사시를 찾아온다
방으로 찾아오는 거 싫어, 솔직히
용건은 메일로 주면 좋을 텐데
밥 같은 거 같이 먹자고 하는 것도
기숙사면 그런 거 피할 수 없지
부원들하고 밥 먹으러 안 가?
영화부는 많지?
선배가 자주 마오한테
다들 '마오, 마오' 하고 불렀어
그건 3학년에 츠치야 선배가 있었으니까
별로 큰 의미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
그러고 보니 그런 타이밍이었지
1학년 때
오오토모
영화부 선배들이
같이 안 갈래?
아니
난 됐어
아, 그래?
그럼 다녀올게
마오
지금 그냥 이름으로
다녀와
붙잡는 것 같은 목소리로
가, 가능하면 빨리 돌아올게
히사시
그때부터 그냥 이름으로
그런데 히사시는
비에 젖은 강아지 같았어
마오, 왜 그래?
아니
히사시가 드라이한 강아지가 돼서
드라이한 강아지?
뭐야 정말. 마오
틀림없이 이상한 거지?
아무것도 아니야, 히사시
어쨌든 이름을 부르니까
이쪽 보고 웃어줘
내 이름도 불러줘
기이치
응
기다렸어?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익숙해졌다
밖에 나간 적 없어요
데리고 나가 준다면 가도 좋아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네
불러줬으면 좋겠어
어떤 밤을 보내고 있을까?
필름의 불빛을 물고 있어
나도 손끝으로 물어보네
자그마한 벽을 가진 시네마클럽
환상이 되는 복선
루프로 다시 보네
아직 너는 그곳에 있었어
좀 거북해서
밥 먹자고 오잖아
그거 질투 났었어, 아마도
숯불구이 사준다는데
마오라고 불렀지?
부르게 됐어
내버려둘 수 없는 느낌으로
다행인 것 같아서
계속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