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ぬえ]
여는 노래 「하현의 달」
원귀[모노노케]
새파란 달빛의 그늘 아래
방황하는 당신의 그림자
전하고 싶은 말도 전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만 흐르는 세월
거짓된 웃음 흘리는 법을 배우고
따뜻한 눈물 흘리는 법은 다 잊은
빈껍데기와 같은 공허한 너의 눈동자에는
무엇이 비추나
속절없는 하현의 달이
구름 사이로 숨어 지금
어둠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
부디 내게 진실을 말해주오
고독을 부둥켜안고
오늘도 한숨만 흘리는 밤인가
이 방송은 다음 스폰서의
전편
향(香)은 '맡는다'고 하지 않소
향은 '듣는다'고 하지요
보며 들으며 먹으며 또 마시며
인간의 즐거움이란 수없이야 있으나
향을 듣는 일만큼
향도(香道)에는 여러 유파가 존재하지만
후에노코지류(流)는 오랫동안
그런데 그 가려하신
혼자의 몸으로 맥을 잇고 계셨다 하니
이 소생은 루리 아가씨와 가약을 맺고
후에노코지류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고자
가부(家夫)의 후보가 되기를
소생 외에도 세 명,
한 사람의 신부에 네 명의 신랑 후보
아가씨도 심히 난처하셨으리라 보오
그런고로 남편감을
조향(組香)
즉 향으로 대결을 벌이게 하여
나카라이 씨는 운송도매를
향에도 조예 있기로 알려진 분
일전에 부인과 사별하셨다 들었소
그렇소
무로마치 씨는 동쪽 지방의 무사시라죠?
어전에 출사하시는 분이라 들었소
맞소
부끄럽지만 향도에는 그리 밝지 못하고
무사의 도에도 아직 통달하지 못했으니
루리 아씨를 얻게 되면
아아, 그렇소이까
이렇게 말하는 소생은
조정에서 온 오오사와라고 하오
남은 한 사람은...
인사 드리오
짓손지 씨가 오시는 걸로 알고 있소만,
소인은
일개 약장수
입지요
약장수라고 하는 자가 어찌 이런 곳에?
원귀가
나온다 하여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군
원귀를 찾아왔다?
방금 약장수라 하지 않았는가?
아닌...것 같군
실례하옵니다
조향의 준비가 이제 다 되었으므로
오, 그렇소이까?
그럼 짓손지 씨는 지각이라 보고
결석은 곧 아가씨와의 결혼을
이곳이 후에노코지의 향석(香席)
이봐, 고개를 숙이라!
아니, 예가 어디라고 따라온 건가!
여기는 우리들 중 루리 아가씨의
뭐, 좋지 아니합니까
약장수라 하니, 사향과 같은
그렇습니다
그러하다 해도 이 문향(聞香)은
사향 같은 짐승의 향이 아니라
침향(沈香)이라 하는 향목에서 나는
'침향'
물에 가라앉을 정도로
...아닙니까?
원래는 네 명이서 치를 예정이었으니
아가씨, 이자도 아울러
그러지요
그럼...
오늘의 조향은
겐지향[源氏香]?
오호, 겐지향[源氏香]을 택하실 줄이야
더 간단한 타케토리향[竹取香]이
저, 그 무슨...
'겐지향'이란 5종류의 향을
어느 것과 어느 것이
아아...
5향은 이렇듯 도형으로 나타내게 되오
향의 조합은 전부 52종
5, 52...?
각각이 「겐지 이야기」의 54첩(帖) 중에
일첩인 '키리츠보[桐壺]'와
종첩인 '헛된 꿈의 배다리[夢浮橋]'를 제외한
歌 : 코마츠 료타 × 찰리 코세이
제공으로 보내드립니다
고상한 것도 더없다 싶소
대가 끊긴 것으로 알려져 왔소이다
루리 아가씨 같은 분이
놀라울 따름이었지요
스스로 청하였으나
도합 네 명의 신랑 후보가 나선 상태죠
정하기로 했지요
생업 삼고 계신다지만
더욱 정진할 생각이외다
그대는?
포기했다는 뜻이렷다?
남편을 정하는 자리란 말이오
향 종류를 다루고 있기라도 한 거요?
미묘한 향의 차이를 듣게 되오
수지를 잔뜩 머금은 나무
네 명으로 하는 것이 어떻소이까?
겐지향으로 하려고 하옵니다
아닐까 생각했소만...
순서대로 묻고
같은 향인지 맞추는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