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그 아이를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말이죠

 

그러니까 이제 다시는
학교엔 가지 않겠어요

 

한 번 말을 꺼내면
남의 말은 듣지 않는 아이라서

 

10명의 아이를 키워낸 제 생각엔

당분간 내버려두고 상황을 보세요

그럼 쉬게 놔두는 게 좋다고요?

그래요

그 아이가 스스로 말을 꺼내기 전까진

학교라는 말은 꺼내지 말고
지켜봐주세요

 

일주일정도 지나면
자기가 먼저 가겠다고 할 테니까요

그럴까요?

그런데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그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성가신 일이 될지도 몰라요

 

 

무슨 일이니?

 

저 다이애나가 좋아요

다이애나가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어요

다이애나랑 무슨 일이 있었니?

아니요

 

어른이 되면 다이애나는 분명
시집을 가고 말 거예요

난 혼자 남을 거예요

 

그때 전 어떻게 하면 좋아요?

 

저 다이애나의 결혼 상대가 미워요

너무나 너무나 미워요!

 

상상력이 있는 건 좋지만

심하게 하진 말거라

그렇지

난 내일 낮에 외출할 테니

다아애나에게 차 마시자고
초대해도 좋아

 

어머, 마릴라, 정말요?

 

찬장 두 번째 선반에
딸기주스가 있으니까

둘이서 마시거라

케이크를 잘라 먹거나
쿠키도 먹어도 되니까

멋져요

마릴라에게도 상상력이 있네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그걸
원했단 걸 알 리가 없잖아요

 

최고!

다과회라니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앤 셜리

미래를 읽을 수 없어서 다행이야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도

맘대로 쓸 수 있으니까

마음을 읽을 수 없어서 다행이야

숨결 하나

사랑스러움을 알게 돼

수다쟁이 풀도

변덕쟁이 구름도

태어난 이유 같은 건

아마 모르겠지만

가르쳐줬어

세상은 재미있다는 걸

계속 앞으로도

여기서 기다릴게, 기다리고 있을게

꿈은 부끄럼쟁이라서 숨바꼭질을 잘해

눈을 감고 있어, 아아, 아직이야?

너에게도 만나게 해주고 싶으니까

여기서 기다릴게, 기다리고 있을게

기대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손꼽아 기다릴게, 너는 태양이야

마중 나와줄게

그런 예감만 계속 갖고 있어

 

제4화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에서
언제까지나 슬퍼할 수는 없어

 

평안하셨는지요?

덕분에 잘 지냈답니다

 

차라도... 드시겠어요?

 

딸기주스는 분명

찬장 두 번째 선반에 있다고 했는데

 

이거야

 

마릴라 특제 딸기주스야

자, 드시와요

 

정말 예쁜 색이야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나 딸기주스가 이렇게나
맛있는 줄은 몰랐어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야

 

마음껏 마셔

나 스토브 불을 보고 올 테니까

 

정말 맛있어

 

한 잔 더 어때?

잘 먹을게

 

이렇게나 맛있는 건 처음 먹어봐

엄마가 만든 것과 전혀 달라

마릴라는 엄청 요리를 잘하거든

그치만 요리는 규칙대로만 해서
상상할 여지가 없어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시지만

난 이것저것 상상해버리니까

 

다이애나 왜 그래?

 

나...

나 너무 기분이 안 좋아

 

괜찮아?

소파에 누울래?

나... 집에 갈래

하, 하지만 차도 아직 안 마셨는데

갈래

알았어

집까지 데려다줄게

 

아주머니

마릴라 있어?

외출하셨어요

들어오세요

차 내올게요

아니, 괜찮아

상황을 보러 들른 것뿐이니까

그럼 갈게

 

앤, 너...

다이애나에게 뭘 마시게 한 거니?

 

다이애나를 취하게 만들었다고?

 

대체 뭘 마시게 한 거니?

딸기주스뿐이에요

딸기주스 먹고 취했다는 얘긴
들은 적도 없어요

설령 다이애나처럼 큰 컵으로
3잔이나 마셨다 해도 말이에요

 

앤, 넌 말썽을 일으키는 데는
천재로구나

 

다이애나에게 마시게 한 건
딸기주스가 아니라 와인이었어

와인?

딸기주스는 지하실에 두었었어

내가 너에게 잘못 알려주고 말았구나

 

넌 안 마셨니?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다이애나는 배리 아주머니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봐도

그냥 낄낄 웃기만 하고

그 냄새를 맡고
술에 취한 걸 아신 아주머니는

정말 무척 화가 나셔서요

이제 다시는 다이애나를
저와 놀게 하지 않으시겠다고

 

그래

내가 배리 부인에게 말하고 오마

 

이건 나쁜 뜻으로 한 게 아니라
실수였던 거야

배리 부인도 잘 얘기하면
이해해줄 거야

 

마릴라

 

이것 참

그렇게나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을 거야

정말 실수이고

앤 잘못이 아니라고 얘기했는데도
믿지를 않아

와인은 한번에 3잔이나
마시는 게 아니라고

한 마디 해줬다

 

무슨 일이니?

아주머니, 제발 용서해주세요

저 다이애나를 취하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아주머니께 세상에서 단 한 명의
마음의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봐주세요

그런 절친을 일부러 취하게
만들려고 하시겠어요?

 

제발 이제 다이애나와 못 놀게
하겠단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만약 그렇게 하신다면

아주머니는 제 인생을 슬픔의
먹구름으로 덮어버리시는 거예요

그런 연극 같은 대사로
어른을 놀리고

난 네가 다이애나와 어울리기에
적합한 여자애가 아닌 것 같구나

집으로 돌아가서 얌전히 있거라

기다려주세요!

그럼 다이애나와 작별 인사를 하게
만나게 해주시겠어요?

다이애나는 지금 자고 있어

돌아가거라

 

하지만...

 

내 마지막 희망은 사라졌어

 

다이애나!

 

어머니께서 아직
용서를 안 해주시는구나

 

나 계속 울었어

앤의 탓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엄청 졸라서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딱 10분 시간을 얻었어

영원한 작별을 고하는 건데

10분은 너무 짧아

 

다이애나

부디 약속해줘

앞으로 아무리 친한 사람이 생긴다 해도

어린 시절 친구인 나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물론이야

게다가 이제 마음의 친구
절친은 만들지 않을 거야

어떤 사람이라도

널 사랑한 것처럼
사랑할 순 없는걸

어머, 다이애나!

너 정말 날 사랑하니?

물론이지

앤 몰랐어?

좋아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설마 사랑해주고 있었다니

 

너무 멋져!

다이애나

한 번 더 말해줘

널 진심으로 사랑해, 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거야

 

나도 앞으로도 영원히
다이애나를 사랑할 거야

 

이별 기념으로
머리카락을 조금 주지 않을래?

 

괜찮아?

 

 

잘 가시오, 사랑하는 친구여

 

앞으로 낯선 타인이 되겠지만

 

내 마음은

 

언제까지나 그대와 함께 할 것이오

 

그대에게 충실할 것이오

 

자막 *isulbi*

 

저 학교로 돌아가겠어요

마음의 친구 사이가
갈라져버린 지금

제게 남은 것은 학교뿐이에요

학교라면 멀리서라도
다이애나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석판으로 사람의 머리를
때리는 짓은 하지 않도록 하렴

 

모범생이 되겠어요

 

다녀오겠습니다

 

앤!

 

돌아왔구나

 

앤!

 

여기요

드시어요

어머, 맛있어 보여!

앤, 이거 받아

 

뭐야?

 

어머, 너무 예쁘다

고마워, 엘라!

앤, 이것도 받아

 

내 것도 받아

 

얘들아, 고마워!

소중히 간직할게

 

사람들에게 소중히
여겨진다는 건 좋은 거네요

그럼, 그렇고 말고

선생님 말씀은 잘 듣고 있겠지?

물론이에요

 

하지만 다이애나가
눈을 마주쳐주지 않아요

 

한 번 정도는
미소를 보여줘도 좋을 텐데

 

그럼 오늘은 너희들이 배우고 있는
이 학교에 대해서 작문을 하겠습니다

 

우선 칠판에 써있는
이 순서로 써볼 것

 

그리운 앤에게

엄마는 학교에서도
너와 얘기하지 말라고 하셔

하지만 부디 날 싫어하지 말아줘

난 전과 변함없이
널 사랑하고 있는걸

 

그래서 작문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포인트는...

나의 사랑하는 다이애나에게

어떻게 널 싫어할 수 있을까?

우리의 마음은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걸

오늘밤 너의 편지를
베개 밑에 놓고 잘 생각이야

코델리아 혹은 너의 앤으로부터

그럼 여기까지

 

앤 셜리!

 

너 국어 잘하지?

좀 가르쳐줬으면 하는 부분이...

 

앤은 정말 너와 얘기를 안 하는구나

공부로 경쟁하고 있으니까, 너희들

 

오늘 수학 1등은

 

길버트입니다

 

오늘 수학 1등은

앤입니다

 

오늘 수학은 길버트와 앤이
동점으로 1등입니다

 

수학은 아무래도 좋아지지가 않아요

전혀 상상의 여지가 없는걸요

하지만 길...

다른 애들 중에는
수학을 잘하는 애가 있어요

다이애나도...

 

다이애나에게라면 져도 상관없어요

 

지금은 우리들
모르는 사이처럼 지내지만

 

다이애나에 대한 사랑은
영원히 꺼지지 않을 거예요

 

다이애나와 얘기할 수 없는 건
너무 슬퍼요

 

하지만요

이렇게나 재미있는 세상에서

그렇게 언제까지나 슬퍼할 수는 없어요

 

그렇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다

어떤 고난이라도
훌륭하게 극복할 거야

 

자, 어서 먹으렴

 

그 해 겨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놀랍게도 이 섬에

캐나다 수상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마을의 많은 어른들이

연설을 들으러 외출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마릴라가 없는 밤도 가끔은 좋네

 

 

다이애나, 무슨 일이야?

 

드디어 어머니가 용서해주신 거야?

그게 아니야

앤, 우리 집에 와줘

미니메이 상태가 이상해

후두염일지도 몰라

 

아빠 엄마는 안 계시고

메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고

나 무서워서...

 

걱정 마

매튜가 의사 선생님을 부르러 갔어

후두염이라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이를 돌본 적이 있어서
나 알고 있어

잠깐만 기다려

약을 가져올 테니까

 

앤, 어때?

역시 후두염이라고 생각해

3쌍의 쌍둥이 때와 똑같아

하지만 상당이 안 좋아

 

갈아입을 옷과 플란넬 천을...

바로 준비할게

메리, 물을 많이 끓여줘

네!

 

자, 미니메이, 이거 먹자

 

그래, 착하구나

 

숨이 막혀버리지 않을까?

 

미니메이!

미니메이, 정신 차려!

미니메이!

 

매튜!

미안하구나

스펜서베일까지 가느라 늦어졌어

환자는 어디 있습니까?

이쪽이에요

 

진정되었네요

 

이제 괜찮아요

 

이제 틀린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숨이 막혀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뭔가 약을 먹였니?

토근즙이요

마지막 한 입을 먹고
꽤 편해진 것 같았어요

 

선생님

 

제가 얼마나 마음을 놓았는지

상상에 맡기겠어요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어요

그 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게 있잖아요?

 

멋진 아침 햇살이네요

저, 하얀 서리가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졸려서 참을 수가 없어요

오늘 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하지만 쉬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길...

다른 누군가가...

 

1등이 될 테니까...

 

너라면 분명히 다시
1등이 될 수 있을 게야

 

이 아이의 생명을 구한 건

커스버트 씨 댁의 빨간 머리를
가진 작은 여자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없었다면
때를 놓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랬었군요

저에게 말하는
그 아이의 눈빛을 말하자면

뭐에 비유해야 할지

 

도무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어요

 

다녀오셨어요, 마릴라

배고프지?

냄비 안에 스프가 들어있단다

 

그리고 청자두 설탕 절임도 먹으렴

 

매튜에게 어젯밤 일은 들었단다

운이 좋았구나

나였다면 어쩔 줄 몰라 했을 거다

난 한 번도 후두염에 걸린
아이를 본 적이 없으니까

 

마릴라, 저 말이에요

먹으면서 말하지 말거라

 

말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건
이해하지만

말은 썩지 않는단다

 

그런데 앤

배리 부인이 좀 전에 오셔서

미니메이의 생명을 구해준 답례와

와인 사건의 무례를 사과했단다

 

그리고 부디 한 번 더
다이애나와 사이좋게 지내달라고

 

마릴라!

지금 당장 다이애나를
만나러 가도 돼요?

설거지는 다녀와서 할 테니까요

그래, 그래

지금 당장 다녀오렴

지금 모자와 코트를 가져올 테니

 

정말이지...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앤!

 

다이애나!

 

빨간 머리 같은 건 상관없어요!

어른처럼 대우받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멋진 걸요!

어른이 되면
틀림없이 근사할 거예요!

글쎄, 과연 어떨까

 

다이애나는 새로운 레이스
뜨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카드도!

장미 화환이 붙어있고

엄청 멋진 시가 써있어요!

과일이 든 케이크도...

사랑하는 앤에게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이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면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을 것은...

 

죽음 이외엔 아무것도 없으리

 

소중한 것은 마음의 틈새에 간직해두니까

어느새 지나가는 거리의
꽃 하나도 지나치지 않도록

아침 햇살에 놀라서
밤의 어둠을 응시한다면

동경했던 세계를 눈 바깥쪽에서도
잘 찾아갈 수 있어

우울함이 자욱하네

소나기는 언젠가 그칠 거야

그 눈으로 그 귀로

느낀 것이 전부라고

마음이 원하는 쪽으로 걸어갈 거야

너는 쉽게

 

다음 시간
매사에 밝은 면을 생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