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학원에서의 학생 생활을 마친 나는
영문학 성적을 높이 평가받아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매튜와 마릴라도 무척 기뻐해줬고
대학에 진학할 준비를 하기 위해
초록지붕집으로 돌아온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었고
앤이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야
안녕히 주무셨어요, 매튜
잘 잤니, 앤
자
어때요?
아주 맛있구나
요리란 게 이렇게나
그러니?
네
하숙집 부엌은
그럼 여름방학 동안
문제없어요
열심히 만들겠어요
매튜?
왜 그러세요?
기분이...
매튜!
-매튜, 매튜!
앤, 제리에게 의사를 불러오라고 말해줘
배리 씨랑 그리고 레이첼에게도
알았어요
매튜!
싫어
싫어!
싫어!
앤 셜리
미래를 읽을 수 없어서 다행이야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도
맘대로 쓸 수 있으니까
마음을 읽을 수 없어서 다행이야
숨결 하나
사랑스러움을 알게 돼
수다쟁이 풀도
변덕쟁이 구름도
태어난 이유 같은 건
아마 모르겠지만
가르쳐줬어
세상은 재미있다는 걸
계속 앞으로도
여기서 기다릴게, 기다리고 있을게
꿈은 부끄럼쟁이라서 숨바꼭질을 잘해
눈을 감고 있어, 아아, 아직이야?
너에게도 만나게 해주고 싶으니까
여기서 기다릴게, 기다리고 있을게
기대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손꼽아 기다릴게, 너는 태양이야
마중 나와줄게
그런 예감만 계속 갖고 있어
제10화
마릴라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어요
설마...
설마 매튜가...
그래, 앤
그런 것 같구나
갑자기 죽음이 찾아와서
애비 은행 도산
무슨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럼...
오라버니!
마릴라
그렇구나
그렇게나 갑자기...
앤
걱정 마세요
마음 단단히 먹으렴
들어갈게
앤
오늘밤은 같이 있을까?
고마워, 다이애나
하지만 지금은 혼자 있게
매튜가 죽다니
아직 실감이 안 나서
그냥 가만히 조용히 생각하고 싶어
아래에 있을 테니까
응
내 딸이잖니
내 자랑스런 딸이잖니
자, 그만 울어라
울어도 매튜는 돌아오지 않는단다
그렇게 울어봤자 아무것도 안 돼
우는 게 더 나아요
가슴이 아프고 괴로워서
아, 마릴라
매튜가 이제 없다니
우리는 이제 어떡해야 해요?
잘 들으렴, 앤
너에겐 내가 있고
어느 여름날의 아침
즐거운 거였군요
쓰기 힘들었거든요
요리는 전부 앤에게 맡길까?
-매튜, 매튜!
길모퉁이를 돈 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가장 좋은 것이 있을 거야
고통은 없었을 겁니다
해줬으면 좋겠어
필요하면 말해줘
견딜 수 없는 것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