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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감상을 위해 만든 자막입니다
상업적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태초의 장미는 이름으로 아직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이름 뿐

-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미안했습니다

 

난 린모라고 한다

 

낮시간

 

난 루밍 고등학교의 화학 선생님이었다

 

밤이 되면

 

방콕의 네온사인과 소음속을 걷는다

법과 범죄사이를 떠도는 해결사

 

지금

 

내 신분은 탐정이다

 

방콕 차이나타운의 당인 탐정사무소의 일원

 

탐정

 

차이나타운 탐정
장미의 이름
자막제작 : dotory

 

여기 살아?

 

아주 낭만적인 곳이네

 

그래?

 

이리로 오다니 경찰 안 무서워?

 

낮에 한번 다녀갔잖아
경찰도 당신이랑 똑같이 생각할 거야

 

그러니 여긴 제일 안전한 곳이지

 

들어와

 

됐어

고마워

 

오늘 난 어디서 자?

 

안 돌아갈 생각이야?

 

어디로 돌아가?

 

오늘 시장에서 당신이랑 뛰는 거
경찰이 다 보고 들었거든

분명 당신이랑 나 사이 의심하고 있을 거야

 

그 킬러는 날 죽이려고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럼 당신이 침대에서 자
난 바닥에서 잘게

 

나도 그러려고 했어

 

샤워해도 돼?

 

맘대로 해

 

쳐들어올 거 아니지?

 

거야 모르지

 

뭘 보고 있어?

 

이 사람 알아?

 

누군데?

 

사립탐정

 

쿤타 전에 살해당했어

 

쿤타를 쫒으며 조사하고 있었을 거야

 

두 건은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에
관계가 없다고 보기 어려워

그래서 오늘 꽃집에 가기 전에
당신들 사는 랑팅 아파트에 가봤어

 

쿤타는 매일 아침 7시 10분에 집을 나섰지?

 

맞아, 습관이었어

 

매일 아침 카페에 가서
아침을 먹고 글을 썼어

 

이건 사립탐정의 수법이야

 

조사 대상의 생활 규칙을 조사하기 위한 거지

 

이재 쿤타에 대해 얘기해보지

 

조사해보니 그의 명의의 자산은 별로 없었어
이건 스마일리 스타일이 아냐

 

대체 왜 그를 죽였을까?

 

솔직히 이번엔 나도 이상하다고 느꼈어

스마일리의 다음 목적이 돈이 아니거나
당신이 나한테 얘기하지 않은게 있거나

 

결국 지금 최대 수혜자는 당신이니까

 

아직도 나 못 믿는구나

 

사람 사이에 신뢰를 쌓는게 쉬운 건 아니지

 

난 정말 몰라

쿤타는 좀 특별했어
어느 누구와도 달랐어

 

그에겐 정말 마음이 움직였어

 

매번 마음이 움직이는 건 아니지?

 

당신 말하는 투가

 

질투하는 거야?

 

연기에 헌신하지 않으면 좋은 배우는 못 되지

 

내가 배우인 건 맞아

 

하지만 내 마음을 속이지도 않아

 

둘이 어떻게 만난 거야?

 

매번 새 타겟을 만날 때는
스마일리가 모든 상황을 세팅해놔

빨리 문 열어

 

그는 사람, 특히 남자를 잘 이해했어

 

그래서 그 사람 성별을 의심한 적도 있어

 

스마일리는

 

남자가 좋아하는 연애얘기는
모두 극적 상황이란 걸 알고 있었어

 

또 남자를 여자 앞에서 영웅으로 만드는 편이

 

여자가 남자의 환심을 사게 하는 것보다
애정이 생기기 쉽다는 것도 알았지

 

어쩌면 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가 내게 첫마디를 한 순간부터

 

난 그가 좋아졌는지도 몰라

 

어디갔어?

이쪽이다

 

왜 당신을 쫒는 거죠?

 

제가 거짓말쟁이라서 그럴 거예요

 

거짓말쟁이라

 

이런 우연이 있나

 

우린 동지네요

 

나도 거짓말쟁이거든

 

당신도 거짓말쟁이라고요?

맞아요

 

난 작가예요

 

작가는 모두 거짓말쟁이죠

 

아주 큰 거짓말쟁이

 

좋아요

 

안녕하세요, 동지

 

안녕하세요, 동지

 

봐요

 

난 큰 거짓말쟁이라고 했잖아요

 

얼마나 빨리 당신 손을 다시 잡았는지 봐요

 

아주 쉽게 사람을 좋아하네

 

걱정마

 

당신은 좋아하지 않을테니까

 

스마일리가 쿤타를 죽인 이유를 알아내면
스마일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스마일리는 나 하나 때문에
사람을 죽였을 리 없어

 

그 사립탐정도 그렇고

 

지아더말야

 

잘잤어?

 

뭘 그리 긴장하고 있어?

 

도망이라도 쳤을까봐?

 

당신 집에 먹을 게 없어서
아침 사러 갔다왔어

 

걱정마

 

스마일리 잡아서 복수하기 전엔
아무데도 안 갈 테니까

 

좀 먹어

 

왜 날 그렇게 빤히 쳐다봐?

 

어젯밤 본 걸로는 부족해?

 

지금 뭐하는 거야?

 

보고 있잖아

 

아침 먹고 있단다

 

아침?

 

혹시 어젯밤 둘이 같이 잤어?

- 맞아
- 아니

 

어느쪽인데?

 

맞아

 

진짜 둘이 잤다고?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냐

 

어린애가 자고 안자고 뭘 안다고 그래

 

근데 넌 누구니?

 

난 샤오아이

 

린모의 미래 파트너

 

당신은 누군데?

 

미래 파트너?

 

말해봐

 

내가 누굴까?

 

사건의 중요한 증인이야

 

증인이랑 왜 같이 자는데

 

넌 이해 못해

 

아침 먹을래?

 

먹을거야

 

못 먹을 건 뭐야

 

여보세요

 

린모 집에 도착했다고?

 

자기집에 돌아 올 만큼 바보는 아니겠지

 

알아요

 

단서라도 있을까 해서 그냥 잠깐 들린 거예요

 

올라가는 중이야?

 

절대 그러지 마

혹시 집에 있으면 어떡해
아주 위험하다고

 

밑에서 기다려

당장 연락해서 가까운 경찰 지원 부를테니까

 

지원 올 때까지 올라가지마. 위험해

보스, 보아하니 쟤들 움직이는 거 같은데요

맞아요, 보스

- 우리도 기다릴 수만은 없죠
- 당연하지

그럼 어디부터 수사를 시작해야 할까요?

쟤들은 탐정이 자살하지
않았다고 믿는 거 같으니까

우리 현장에 다시 가서
뭐 나오지 않나 찾아보자고

새로운 발견이요

 

아직도 믿을 수가 없어
내가 저런 핏뎅이 신참한테 질 수도 있다니

계집애

 

내 허리, 내 허리

왜요, 보스

 

모모

 

내가 말했던 거 기억해?

 

뭐?

 

나쁜게 따라다닌다던 말

 

기억해?

 

아침 거의 다 먹었으면 얼른 학교 가

 

오늘 둘이 뭐 할건데?

 

우리 오늘 할 일 아주 많아

 

갑시다

 

버려줘

 

말했잖아

오늘 할 일 많아서 바쁘다고
우리 따라오지마

얼른 학교가

 

싫어

꼭 따라가서 오빠 지켜줄거야

 

누가 오빠 해칠 거 같아서

 

오늘 학교 안가니?

 

움직이지마

 

빨리

 

풀어줘

 

과연 둘이 한패였네

 

풀어주라고 했어

 

안돼

 

난 범인이 아냐

 

CCTV에 당신 얼굴 찍혔어
흉기에서 당신 지문 나왔고

내 지문?

 

그럴리가

 

- 경찰서에 가서 말해
- 누명을 쓴 거야

 

믿어줄게
그러니 경찰서에 가서 말해

움직이지마

뭐 이런 은혜를 원수로 갚는 여자가 다 있어?
오빠 아니었으면 아까 떨어져 죽었을 거면서

오빠가 나쁜 사람이었다면 당신을 구했을까?

 

지금은 아무런 할 말도 없어
시간을 좀 줘. 진범을 꼭 잡을테니까

우린 둘 다 이용 당하고 있는 거야
배후에 큰 음모가 있다고

 

스마일리

 

알고 있나?

 

그런 거대 범죄조직이 있을 거라고 믿어왔어

 

그럼 나한테 시간을 줘
그 놈을 잡을테니까

 

믿어줘

 

지금 내가 당신을 믿는다고 해도
별다른 수가 없어

 

열쇠 이미 던져버렸잖아

 

그건 문제가 아냐

 

좋아

 

당신을 못 본 걸로 할게

 

 

난 어떡해?

 

학교가

 

경찰이에요

 

총격 사건 신고가 있었습니다

 

 

용의자는 이미 도주했어요

 

괜찮아?

 

어디 가서 상처 소독 해야해

 

따라와

 

보스

 

정확히 우리가 뭘 찾는 거죠?

 

뭘 찾냐고?

 

당연히 뭐든 수상쩍은 거지

 

안경아

 

말해줘라

 

여기서 뭐가 제일 수상쩍을까?

 

제 생각에

이 방 전체가 아주 수상쩍습니다

 

맞아

 

나랑 같은 생각이구나

 

여기 가져갈 수 있는 건
몽땅 경찰서에 가져가서

자세히 조사해보자

 

몽땅요?

Everything

 

그럼 이삿짐 회사 불러도 될까요?

 

 

형제들, 짐 좀 내려줘

갑니다

 

조심해, 조심

 

뭐하는 거야, 이거?

 

보면 몰라요? 수사하고 있잖아요

 

걱정마요. 우리가 곧 앞서가게 될 테니까

그땐 질투하지나 말라고요

 

멀리 안나갑니다

 

 

여기야말로 당신 아지트였구나

 

가서 보여줄게 있어

 

정말 쭉 쫒고 있었네

 

스마일리가 우릴 못찾게 하려면
방법은 하나 뿐이야

 

우리가 먼저 찾는 거

 

하지만 어떻게 찾아?

스마일리 범죄 수법은 고정돼 있어

 

꼭두각시를 부자와 가짜 결혼을 한 후 죽여
청도부에게 현장 청소를 시키고

사고로 위장하는 거야

그리고 재산 이전

꼭두각시는 나 뿐만이 아니야

 

청도부도 당신 하나가 아니고

 

하지만 그는 보통 한 명의 킬러를 써

 

처음 몇 사건은 모두 총을 사용했어
킬러 이름은 라오모

 

우리 사부와 잘 지냈어

 

그 후엔 사라져버렸고

 

아마 스마일리가 죽였을 거야

 

어쨋든 라오모가 실종된 후에
그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있는데

 

난 교살자라고 불러

 

교살자는 피해자가 질식해가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어

 

피해자가 발버둥칠수록 그는 더욱 쾌감을 느꼈지

 

그게 교살자야

 

그는 Sushimaker에게 당했어

 

우릴 쫓았던 교정기 낀 여자

 

무기는 스시 쉐프가 회뜰 때
사용하는 칼과 비슷한 칼

 

피해자들과 숨바꼭질 하는 걸 좋아해

 

서둘러 단 칼에 죽이지 않아서
길고 좁은 상처가 남게 돼

 

이쪽이 내 사부

 

편히 쉬세요

스마일리의 모든 계획은
치밀하고 절차가 분명해

단 한 건만이 그 절차에 맞지 않아

 

이건 Sushimaker의 수법이 아냐

 

교살자의 이전 건과도 완전히 다르지

 

이전 룰에 따라서

 

새로운 킬러가 Sushimaker를
대신했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렇지 않더라는 거야

 

스마일리는 아주 신중해

 

우리한테 역추적 당하지 않으려고
킬러들과 암호로 연락을 하지

근데 효율성 또한 떨어져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
킬러와 제 시간에 연락할 수 없게돼

 

스스로 움직일 수 밖에 없구나

 

그래서 추측컨데

이 사건들 뒤에 스마일리 본인이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봐

 

그래서 이 건 부터 살펴봐야 하는 거구나

 

스마일리를 잡을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야

 

이미 누가 왔다 간 거 같은데

 

우리가 늦은 거 같네

 

그렇게 늦진 않았을지도 몰라

현장의 증거를 없앨 때는
생각도 안했겠지. 어느날

그 증거로 결백을 증명해야 할거라는 거

그걸 자업자득이라고 하지

 

- 인과를 믿어?
- 청도부는 인과를 믿어

화학 선생은 만물은 보존된다고 믿고

선악은 더욱 그렇지

 

 

지아더가 죽은 날은 비가 왔어
이건 그날 남긴 발자국이야

근데 왜 주방으로 갔을까?

그날 장 본 영수증을 확인해봤어
쌀 한 봉지가 있어야 해

 

이건 나가는 족적이야
신발이 아직 마르지 않았어

바로 나간 거야

 

그렇다는 건 집에 있었던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는 걸 뜻해

 

뭣 때문에 다시 급히 나갔을까?

 

뭔가 디테일을 놓친 거 같아

 

아냐

 

아냐

 

아냐

 

다 아냐

뭐가 다 아냐?

 

그날 밤 냄새를 돌려보고 있어

 

항상 뭔가 놓친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모든 단서에 냄새가 있는 건 아니잖아

 

일리가 있네

 

왜그래?

방금 얘기로 떠올랐어

 

난 계속 특별한 냄새를 찾았는데
사라진 냄새는 무시하고 있었어

 

주방에서 조리 냄새가 나질 않아
파이프는 연결도 안됐고

알겠다

 

그러니까 아까 얘기했던

쌀을 사러 나간 행동이 아주 이상하다는 거잖아

맞아

 

그럼 쌀이 왜 필요했던 걸까?

그날 현장 청소를 했을 때
아주 중요한게 없어졌다는 걸 알았어

지아더의 핸드폰

 

내 짐작이 틀리지 않다면
지아더는 죽기전에 핸드폰을 물에 빠뜨렸을 거야

그래서 쌀이 필요했던 거지
핸드폰의 수분을 제거하려고

 

핸드폰을 쌀 안에 둔 후에 어디로 간 거지?

 

슈퍼 영수증을 보면 저녁 8시 40분 경이었어

내가 밤 10시에 도착했고

 

도착해서 무작위로 시체를 검사했어

 

팔은 이미 경직되어 있었으니까
죽은 지 40분 정도 됐다는 걸 의미해

그럼 어디에 갔던지 간에
왕복 20분 걸렸다는 얘기야

가정해보자

그는 갑자기 핸드폰이 젖었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가까운 슈퍼에 가서 쌀을 산 거야

 

서둘러 집에 와서는
핸드폰을 쌀 안에 넣어 두고

몇 분도 안되서 다시 나갔어

 

이걸로 알 수 있는 건?

첫째
핸드폰 안의 내용은 아주 중요하다

 

둘째
전화를 하러 나간 것이다

 

그럼 우리 다음 목표는
10분 안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네

 

쌀 안에 숨겨진 핸드폰도

 

모두 서둘러

서둘러

조심, 조심, 조심

 

자세히 살펴봐

잘 살펴보라고

 

다들 서둘러, 서둘러

서둘러, 조심하고

자세하게 잘 찾아봐

 

보스, 웃어요, 웃어

보스, 우리 이렇게 한 거
좀 너무 충동적이었던 거 아니에요?

맞아요, 보스
어디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어디든 상관없어

 

말 그대로 하나도 놓치면 안돼

 

하나도

알겠나?

좋아

 

뭐 좀 찾았나?

 

스마일리의 논리에 따르면

 

이번 쿤타는 아주 부자였어야 해요

 

근데 자료를 보면
그냥 보통 작가거든요

 

자네 여전히 스마일리 존재를 믿는 거 같군

 

그러니 찾아내서 없애버려야 해요

 

내쪽엔 공중전화가 없어

 

내쪽엔 슈퍼가 있고 공중전화가 있었어
근데 지아더를 보지 못했대

 

네, 네

그러지요

 

아주머니

 

뭐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말해봐요

 

516호 사람 자살했던 날
여기 와서 전화 빌리지 않았나요?

당신들 누구야?

 

- 우린
- 우린 보험회사에서 나왔어요

 

보험회사

 

들어와, 들어와요

들어와 앉아요

 

이제야 날 찾아왔네 그려

 

솔직히

 

난 처음부터 그 사람 자살이
아주 의심스러웠거든

 

아깝기도 하지

 

아무도 이런 노인네가 하는 말엔
신경도 안 쓴다니까

 

아주머니, 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날 비가 왔는데

 

급하게 집에 가더라고

 

얼굴 표정이 꼭 생선 뺏긴 고양이같았어

 

보자마자 뭔 일 있다는 걸 알았지

 

왜 아무 소리도 안내고 그러고 다녀?

이 노인네 놀라 죽으면 어쩌려고

 

급한 일인데
전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그럼 누구랑 통화했는지
무슨 얘기했는지는 모르시고요

 

그래

 

거동이 수상한게

 

내가 듣지 않길 바라는 건 확실했거든

 

통화기록은요?

이런 골동품에 무슨 그런 기능이 있겠어

 

그럼 전화할 때 손에 뭔가 들고 있었나요?

공책같은 거요

 

아니

 

빈손으로 왔어

 

그 사람 조사하는 이유가

 

사실 그 사람 살해 당했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자살처럼 꾸며서 그런 거 아냐?

 

어떻게 생각해?

 

아주머니, 마지막으로 질문이 있는데요

 

지아더가 전화 통화 끝낸 후에
누가 위로 올라가는 거 보셨습니까?

아니

 

꽤 늦은 시간이라서 바로 자러 갔어

 

방콕 경찰들 다 소문 좋아하는
아파트 관리인보다도 쓸모가 없네

 

계속 이렇게 얘기하다간

 

당신의 청도부 신분도 들통날 거 같은데

 

- 여자는 정말 타고난 탐정이라니까
- 타고난 거짓말쟁이기도 하지

 

식물들조차 거짓말을 하는데
하물며 여자는 어떻겠어?

 

식물?

 

식물이 말을 하나?

 

여기 한그릇 더요

 

어떤 식물은 천성적으로
아주 예쁜 꽃을 피우는데

 

열매는 맺지 않아

 

이런 꽃을

 

거짓의 꽃이라고 불러

 

내가 그런 꽃을 본다면

그럴거야

 

어쩔 건데?

 

따서

 

먹어야지

 

당신은 참 맛있어 보이게 먹어

 

마치

 

굶주린 개같아

 

그렇게 커서 그래. 인생 경험의 문제지

 

배부른 적이 없었던 거 같아

 

가족을 원해?

 

뭐?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녀도 건진게 하나도 없네

 

통화기록도 없잖아

 

범인의 신분은 여전히 미궁속이고

완전 그 반대야

 

아까 그 아주머니가 범인의 정체에 대해
거의 다 얘기해줬어

 

모르겠는데

 

현대인은 핸드폰이랑 인터넷에
너무 과도하게 의존해

아주 재미있는 상태지

우린 상대방 전화번호를
더이상 외우지 못하잖아

 

지아더는 핸드폰을 쓸 수 없는데

 

전화 빌리러 왔을 때, 전화번호 수첩이나
공책, 메모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

 

그러니까 유일한 가능성은

 

잘 알고 있던 전화번호였던 거야

그러니 확인도, 적을 필요도 없었던 거지
꼬맹이조차 잘 아는 번호

 

경찰에 신고했구나

 

더 재미있는 건

지아더가 신고한 후에
30분도 안되서 살해됐다는 거야

스마일리가 정보를 입수한 속도가
엄청 빨랐다는 거지

- 스마일리의 끄나풀이
- 경찰안에 있다고 가정할 수 있어

 

아니면

 

스마일리가 경찰이던가

 

원래 쿤타는 입양됐네요

 

양부모는 지금 말레이시아 페낭에 살아요

 

원 아저씨

 

가서 뭐 실마리가 없나 보고 올게요

 

- 어디가는 거야?
- 쿤타의 집이요

 

그럼 날 데려가야지 왜 혼자 가려고 그래?

경고하는데 사샤
수사하러 갈 때는 꼭 날 데려가도록 해

 

안 그랬다가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미안해서 어쩌냐고

- 알겠어요, 원 아저씨
- 그리고 하나 더

가요, 가요, 가요

가자구요

가요, 가요

 

경찰서에 숨어들어가
지아더의 핸드폰을 가져오자니

 

수배중인 거 잊었어?

당연히 내가 아니지
그 여경찰 사샤가 도와줄 수 있을 거야

 

경찰이 핸드폰을 못 찾았을 때 얘기지

지아더 집이 텅 비어 있었잖아
쌀 주머니를 그렇게 빨리 뒤질 수는 없을 거야

 

이거 아무 소용없는 짓이야

 

시키는 대로 해
보스 명령은 항상 옳다는 거 몰라?

좋아

 

그럼 넌 여기서 쓰레기나 뒤지고 있어
난 나가서 린모 잡아올 테니까

 

뭐하는 짓이야?

 

가서 잡아

 

가서 둘 다 잡아와

어딨는지는 알고 잡는다는 거야?

 

그냥저냥 시간 죽이다 퇴근하면 되잖아

 

NANA에서 내가 한잔 살게

아주 좋아

 

뭐 좀 찾았어요?

아직

 

기술팀 사람들한테 전해줘요
해독해보라고요

 

운에 맡기는 수 밖에요

걱정마

얼굴 보니까 운이 가득해

 

여긴 부자가 살 거 같은 곳은 아닌 거 같아요

 

샤오아이는 고양이를 좋아해

그래서 고양이 자세나 우는 소릴 듣고
고양이 기분을 알아낼 수 있어

 

오지마, 미워 죽겠어

 

저 여자 나쁜 사람이라고 했잖아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왜 저 여자랑 같이 있어야 하냐고

우린 중요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어
이 얘긴 그만하자

 

고양이는?

 

다이메이?

 

여기 있어

 

물어봐줘
누가 주인을 죽였는지 봤냐고

 

다이메이

 

날 봐

 

뭐라고 해?

 

사악하게 웃는 가면을 쓴 남자를 봤어

 

스마일리

 

멘솔향

 

뭐?

 

그날밤 지아더 몸에서 두가지 담배 냄새를 맡았어

 

그 중 하나가 태국에서 생산되는
싸구려 멘솔 담배였어

 

지아더가 피는 건 그게 아니었고

 

당신은 카멜 피우지?

 

그럼 이건 누가 핀거야?

 

당신 얘긴 스마일리가
멘솔을 피우는 태국 경찰이라는 거야?

 

관찰한 범위에서 말하자면
대부분의 경찰은 수입 담배를 펴

 

또 뭐 도와줄까?

 

경찰서에 가서 사샤라는 경찰을 찾아

 

찾아서 어떻게 해?

 

물건 찾아달라고 부탁해

 

학생, 누구 찾아?

 

사샤 있어요? 사샤 찾으러 왔어요

 

꼬마 아가씨, 나 찾았다고?

 

큰 아가씨, 올라와서 앉아

 

경치가 좋네

 

왜 이리로 올라오라고 했어?

 

난 그쪽 잘 알지도 못하는데
여기 아님 어디 가겠어

 

말해봐, 무슨 얘긴데?

 

린모 얘기

 

그 사람이 왜?
우리가 왜 그 사람 얘길 해?

 

그쪽이 좋은 사람이니까

 

내가 마지막에 놔줬으니까?
그땐 놔줬지만 다시 잡을 거거든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누가 그래?

그쪽 고양이

 

뭐?

 

그쪽 집 고양이

 

그쪽이 카레라고 부르는 브리티쉬 숏헤어 말야
걔가 그쪽 얘기 많이 해줬어

 

자길 안고 뽀뽀하는 걸 젤 좋아하고

맨날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 훔쳐가고
호러영화 같이 보게 한다고

 

너 누구야?

 

난 샤오아이

린모랑은 고아원에서 만났어

 

내 말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알고 있냐고

오늘은 그 얘기하러 온 거 아냐

 

린모 얘기 해주고 싶어

 

거의

 

아무도 모르는 얘기

 

지금까지도

 

린모는 자기 부모님이
무슨일을 했는지 전혀 몰라

 

아주 부잣집에서 컸어

 

오로지 기억하는 건 4살때 쯤
부모님과 함께 태국으로 온 거야

 

샤오원

 

뭘 보든 간에

아무 소리도 내면 안돼

 

엄마한테 약속해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

 

그게 무슨 냄새였는데?

 

정확히 말하면

 

린모가 이제껏 맡아본 적이 없는 향기야

 

그 냄새가 자기 뇌에 영원히 각인됐다고 그랬어

평생 잊을 수 없다고

 

그래서 화학을 공부한 거야

 

그 냄새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후각을 단련하기 위해서
공항 포터로 일하기도 했어

 

왜?

 

캐리어가 어디서 왔는지
내용물은 뭔지 구별해보려고

 

이런 얘기들 해줘서 고마워

 

당신이 물었으니까
감출 필요도 없고

 

그럼 스마일리만 찾고 있는 게 아니라

 

Q도 찾고 싶은 거구나

 

사람에겐 저마다의 숙명이 있어

 

내 숙명은 그런 범죄들과 대면하는 걸 거야

 

악의 공범자에서 악을 멸하는 자가 된거네

 

세상에 이리도 범죄가 많은데
그걸 어떻게 다 없앨 수 있겠어

 

할 수 있는데까지 하는 거지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

 

혹시 이 일들이 다 끝나면

 

경찰이 되려는 건가?

 

어떤 일들은

 

경찰이 굳이 하지 않아도 돼

 

범죄를 없애겠다는 거야
속죄하겠다는 거야?

 

혼자 마시지 마

 

같이 마셔 줄게

 

당신 사부님은?

 

스마일리가 왜 죽였어?

 

나 때문에

 

사부랑 같이 한 첫 일이었어

서둘러
내가 큰 쪽 맡을 테니 넌 작은 쪽 맡아

 

엄마 아빠는 영원히 널 사랑한단다

 

난 체온으로 사후강직을 완화시키려고 했어
그러다 깨달았지

 

시체는 절대 다시 따뜻해질 수 없다는 걸

 

내가 얼마나 오래 그 아이를
따뜻하게 하려고 했나 기억이 안나

 

지금 생각해도
양손의 차가움이 아직도 느껴져

 

그 날 이후로

 

난 그들을 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

 

그들?

 

그들

 

죽은 사람들

 

하지마

 

하지마

 

사부님

 

얼른, 얼른 가

 

누구냐

서라

 

술이 더 없어서 아쉽네

 

있으면 당신이랑 취하고 싶은데

 

취하고 싶어?

 

당연하지

 

이렇게 아름다운 밤에

 

우린 여기 있잖아

 

내일은 어디 있게 될지 누가 알겠어?

 

왜그래?

 

설마 그걸로 술 만들려는 건 아니지?

 

식용 알콜을 섞어서 60도로 가열하고
스파이스를 좀 넣으면

 

꽤 괜찮은 맛일 거야

 

그런 기구한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

내가 해준 말 때문에
린모를 좋아하게 될 거란 거 알아

 

좋아한다고?

 

뭔 소리야

 

좋으면 좋은 거지

 

나 그쪽 좋아졌어
그 나쁜 여자 좋아하는 거보다 나아

 

나쁜 여자? Ivy?

 

그것도 고양이한테 들었어?

 

아니

 

그 여잔 고양이 없어

내 직감이야

 

니 직감 믿어

 

내 직감이 그쪽이 린모를 좋아하게 될 거라는데

 

 

좋아

 

그럼 린모 도와줄거야 말거야?

 

도와야지

 

나도 그 핸드폰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고 싶어

 

좋아

 

그럼 손가락 걸고 약속해

 

약속할게

 

맞춰봐

 

지금

 

린모랑 그 나쁜 여자가 뭐하고 있을지

 

어때?

 

나쁘지 않네

 

청도부

 

지금 무슨 생각해?

 

당신이 아까 한 말

 

지금 우린 여기 있는데

 

내일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말

 

운명이 어디로 끌고 갈지 알 수 없으니까

 

사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러니

 

오늘밤을 소중히 하자

 

지금을 소중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