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

 

주연 : 랑 웅

 

양귀매
오천련, 왕유문

 

감독 : 이 안

 

여보세요? 밥 먹었어?
난 아직 안 먹었어

 

점심에는 국수 먹을 거야

 

그 생선은 물이 아주 좋아

 

굽지 마
안 굽는 게 좋아

 

약간 찌기만 해

 

소금도 아예 넣지 마

 

소금은 물기를 없애서
생선이 딱딱해져

 

소금을 접시에
뿌리고 찌는 게 나아

 

오늘 아니면
언제 또 얘기하지?

 

를라 스몰 사이즈
치킨 3개

 

100 유안요

 

- 치킨 시켰는데
- 치킨 맞아요!

 

- 오늘 너 대신 못하겠어
- 국륜과 바닷가에 가기로 했거든

 

아버지가 일요일 만찬에
늦으면 가만 안 두실 거야

 

국륜과 헤어진
줄 알았는데

 

약간 괴롭히고 싶을 뿐이야

 

그럼 한 시간 이상
기다리게 해

 

- 빨리 해!
- 멋진 생각인데!

 

- 여보세요?
- 새 남자친구는 어때?

 

일요일에도 일하니?

 

괜찮은 사람 같애

 

잘됐구나

 

너무 일만 하지마!
이따 볼까?

 

- 고맙지만 레이몬드를 만나기로 했어
- 레이몬드?

 

그게 무슨 뜻이야?

 

기독교 신자와
보통 사람의 차이점은

 

영원한 희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신에게 의지한다는
점입니다

 

신은 곤경을 극복하도록
지혜를 주셨으며

 

좌절을 이겨낼 수 있는
기쁨과 평화도 주셨습니다

 

괜찮아?

 

좀 피곤해

 

아파트 계약했어

 

저금한 거 몽땅 썼지

 

그래도 집에서
벗어나니까 좋아

 

그거 잘됐군

 

- 함께 사는 거 어때?
- 난 이대로가 좋아

 

우린 잘 맞지 않나 봐
만나면 싸우니까

 

지금 내 화랑에 갈까?

 

새로 온 여류화가 있는데
작품이 마음에 들 거야

 

난 일요일 만찬에 가야 해

 

출근카드 찍었어?

 

- 근무시간 바꿀 수 있을까요?
- 그렇게 해줄께

 

안녕, 종국륜

 

- 안녕
- 난 주가령이야

 

지지가 한 시간
늦을 거라고 전해달래

 

젠장! 어떻게 그럴 수가!

 

화내지 마! 딱 한시간만
늦을 거라고 했어

 

매번 날 바보 취급해

 

- 신경 쓰지마
- 네가 어떻게 알아?

 

널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해본 적 있니?

 

매일 날 괴롭혀

 

다 내 탓이야
나대신 근무하느라 그런 거야

 

그렇게
고통스러운지 몰랐어

 

네 탓이 아냐. 나 때문이야

 

중독성 사랑 따위 끝내고
싶지만 판단이 서지 않아

 

- 그만 가야겠어
- 안녕

 

지지가 빌려간 빨간색
티셔츠 들려달라고 전해줄래?

 

직장으로
가져오라고 해

 

맘대로 해

 

뭐 읽고 있니?

 

도스토에프스키

 

안녕

 

- 고마워
- 성가대 연습에 갈 거지?

 

생각해 볼께

 

채사제는 모임에선
제일 미남이야

 

언니 목소리에 반했잖아!

 

내 목소리만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야!

 

그래선 언니 남편감은
절대 못 찾을 꺼야

 

그럼 관둬

 

하나님, 저희 가족을
축복해 주시고...

 

항상 함께 하셔서 기쁩니다

 

훌륭한 만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온가족이 모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수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리며, 아멘

 

지난 이틀동안, 난...

 

- 맛이 없냐?
- 아뇨, 괜찮아요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봐!

 

고기가 너무 익었어요

 

- 괜찮은데
- 맛보는 거 잊으셨나봐

 

- 아버지 입맛이 점점 안 좋아지셔
- 내 입맛은 괜찮아!

 

- 어제...
- 우리 학교에서

 

언니가 먼저 말해

 

금봉이 미국에서 전화했는데
금봉이 엄마가 귀국 하실거래

 

- 영주권은 어떡하고
- 더는 못 견디시겠나봐

 

금봉과 매일 싸웠나봐
경찰까지 왔대

 

아줌마는 정말 못 말려

 

미국에선 살 수가
없었나봐

 

말도 안통하고
마작 친구도 없고...

 

사위도 중국인이 아니래
그렇게 오래 참은 건 기적이야

 

금영에게 잘된 일이야
산산을 돌볼 수 있게 되었잖아

 

- 더 스트레스 쌓일 걸
- 괜찮겠지

 

아버지도 말상대가
생겨서 다행이고

 

너희들 셋 키운다고
농담할 시간이나 있었겠니?

 

지난 이틀동안, 난...

 

왜 그래?

 

말씀드릴 게 있어요

 

'동부에서의 파리'라는
TV 광고 보셨죠?

 

신축 아파트 아시죠?

 

친구가 업자를 아는데
잘 지어졌대요

 

그래서 싸게 구입했어요

 

집에서 나갈려고?

 

지금 당장은 아니야
아직 준비도 안됐어

 

저금한 거 거의 다 썼어요

 

잘했다

 

요즘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현명해

 

그럼 준비되는 대로
저 이사가요?

 

- 여보세요?
- 아버지 좀 바꿔주세요

 

아버지, 전화예요

 

- 여보세요?
- 빨리 와주세요. 도움이 필요해요

 

뭐라구? 당장 갈께!

 

찜통에 게살 만두 있어!

 

다 되면 꺼내 먹으렴!

 

주선생님, 안녕하세요

 

주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주선생님

 

안녕하세요, 주선생님

 

- 우선, 해삼 준비! 어서!
- 주선생님 오셨어요!

 

이런, 오셨군요!

 

- 노온은 어디있지?
- 저기! 엉망진창이에요!

 

사장님이 각별히 신경쓰라고
했는데 완전히 망쳤어요!

 

- 메뉴가 뭐지?
- 여기!

 

어떻게 된 거야?
서둘러!

 

좋아, 마지막 코스는
스튜로 하지

 

상어 지느러미로 해

 

주선생님께서
여길 좀 맡아주세요

 

지느러미 산 녀석은
아무것도 몰라

 

지느러미가 진짠줄 알았는데
요리할 때 잘 떨어지잖아

 

가짜는 탄력이 없어서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흐물거려

 

아무리 오래
요리해도 맛도 없고

 

그럼 어떡하죠?
총사령관 아들 결혼식인데!

 

이건 고깃국물에만
어울려

 

상어 지느러미
전체가 모양이 흉하군

 

용봉승상으로 바꿔

 

- 전복은? 돈이 얼만데!
- 지금 돈이 문제야?

 

이 일 먼저 해결하자고
내가 나중에 사장님에게 말하지

 

왕새우, 전복
비취 지르러미 모두 준비해!

 

10층에다 남향이야

 

중앙 난방이야?

 

물론이지. 네가 와서
쉴 수 있는 응접실도 있어

 

언니,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기뻐해야 하는데

 

아니야,이해해
내가 미안하지

 

아버질 언니에게
맡기면 안되는데

 

이젠 아버지하고
함께 못 살겠어

 

여기서 가까운데
아주 딴 세상 같아

 

- 언닐 탓할 생각 없어
- 우리가 왜 곤란해야 하지?

 

언젠가 다들 결혼해서
이 집을 떠날 거잖아

 

뭐가 다른데?

 

아버지가 허락하실지
걱정이 되서 그래

 

요즘 내 행동 겨우
참으시는 것 같아

 

말도 잘 안 하셔. 그게 모두를
위해서 낫다고 생각하시나봐

 

어쨌든 아버진 우리가
필요 없으신가봐

 

아버지 연배의 짝이
필요하신 거야

 

양아줌마 같은 분

 

그 얘긴 흥미 없는데

 

우리가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만 했잖아

 

아버지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분은 엄마야

 

- 말다툼과 싸움이 사랑이라고?
- 네가 뭘 알아?

 

너한테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을 거야

 

그래도 서로
존경하는 사이였어

 

하지만 지긋지긋한 싸움
때문에 엄마가 돌아가셨어

 

네가 어떻게 알아?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넌 어린애였어

 

엄마를 알기엔
충분한 나이였어

 

그만해, 둘 다

 

먹어 봐

 

이렇게 만드는 거야

 

금영언니 왔어

 

안녕

 

다 모였네
주사부는 어디 계셔?

 

식당에 일이 있어서
도와주러 가셨어

 

가천은 방에 있어
밥은 먹었어?

 

- 8시잖아. 벌써 먹었지
- 오늘 엄마가 생선 태웠어요

 

여기 와서 그런
말하면 어떡하니?

 

할아버지가 만든 게살
만두 줄 테니 집에 가져가렴

 

- 머릴 잘랐네요
- 매일 헝클어져서

 

머리 손질할 시간이 있어야지
자르니까 훨씬 편해

 

- 젊어 보이는데
- 정말?

 

더 프로처럼
보이고 싶었는데

 

그림 그리러 가요

 

할아버지 그림 그릴까요?

 

- 그렇게 나빴어?
- 누가 알겠어?

 

엄마는 금봉이 나쁘다고 하고
금봉은 엄마 때문에 이혼하겠대

 

금봉이 그러는데 엄마랑
같이 살 바엔 이혼하겠대

 

금봉까지 이혼하면
엄만 가만 안 계실 거야

 

그래도 금봉이
신경썼어야지

 

그 형편에 직업을 가지고
아이를 돌보고

 

노인까지 모시면서
이혼은 어떻게 해?

 

나두 안 좋아. 그이가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날 미행시켰거든

 

정말이야?

 

산산을 빼앗기 위해선
뭐든지 할 사람이야

 

최종판결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 가끔 산산을 보게 해준다고 그러지?
- 신경 쓰지마

 

너하고 금봉은 오랜 친구잖아

 

엄만 항상 나와 함께
살고 싶댔어. 금봉이 말고

 

나도 마찬가지야

 

아버지는
나랑 살고 싶어하셔

 

그건 경우가 달라

 

주사부는 우리 엄마보다
훨씬 강하잖아

 

우리 엄마는 늘
보살펴 드려야해

 

우리 아버지도
돌봐 드려야 해

 

일요일 만찬모임을 하면
몇 번이나 할 수 있겠어?

 

가령은 어리고 가천은
간섭받기 싫어하지

 

내가 아버질 모셔야해
앞으로 평생동안

 

주사부는 그걸
원하지 않으실 거야

 

엄마, 보세요! 언니가
주할아버지를 그렸어요

 

그만 집에 가야겠어

 

잠깐, 만두 가져올께

 

그러지마
늘 신세만 지잖아

 

걱정마. 언니는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잖아

 

넌 할아버지 손녀딸이고

 

- 이거 할아버지 보여드릴 거야
- 안 돼, 산산

 

이거 할아버지
보여드릴 거야

 

- 뛰지마
- 괜찮아

 

속았지, 거짓말이야

 

이 만두 괜찮으니
집에 가서 애들 줘

 

이거 가지고 가시겠어요?

 

너무 속상해 하지마!

 

자식들 크면 결국
집을 떠나게 돼있어

 

난 괜찮아

 

딸자식 모두 출가시키고
혼자 조용히 살 거야

 

조용히 살겠다고?
자네 마음 다 알아

 

자네가 원하는 거
다 얻을 수는 없는 거야

 

자넨 자신을 너무
억누르고 있어

 

큰 딸은 자넬
평생 괴롭힐 거야

 

결혼도 안 하고!

 

누구랑 결혼하겠어?

 

대학때 멍청한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로

 

다른 남자한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어

 

자네도 알지

 

좋은 남자친구 있잖아

 

예수!

 

그 애 종교를 가지고
농담하면 못 써

 

자네에게 진실을 말하고
싶었는데 참아야만 했어

 

사실은...

 

누군가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건 감사할 일이야

 

가천의 성격은
어릴 때 버렸어

 

더 이상 감당 못하겠어

 

그 애가 어디
엉뚱한 데서 왔나

 

다 부모 닮은 거지

 

고집 세고 괴팍한 건
자네 부인 닮았고

 

까다로움과 거만한 건

 

자네를 쏙 빼 닮았어

 

내가 자네보다
가천을 더 잘 알아

 

난 이해 못하겠어
알고 싶지도 않아

 

다 컸으니
알아서 하겠지

 

그건 요리와 같아

 

요리가 다 되면 식욕도
없어지는 거야

 

적어도 자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있잖아

 

자네만 없었으면
난 그만두었을 거야

 

내 입맛은
점점 형편없어져

 

자네 표정을 보면 내
음식이 어떤지 알 수 있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게

 

자넨 요리할 때 자네
감정에 충실하면 되는 거야

 

서양의 작곡가
누구더라, 베...

 

- 베토벤
- 그래 맞아, 베토벤

 

좋은 소리는 귀에 있지 않고
좋은 입맛도 입에만 있는 게 아냐

 

남녀간의 사랑도...

 

하나님만 아시지

 

자네 취했군

 

음식남녀. 식욕과
색욕은 인간의 본능이지

 

본능을 피할 순 없어

 

평생동안 경험하는 거야

 

난 지겨운데. 평생동안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아직 살아있고 요리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네

 

자네 요리 비결책
언제 보여줄 건가?

 

요리 비결책이라니?

 

훌륭한 요리 비결책을
남기고 싶다고 했잖아

 

자네가 언젠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빌어먹을!

 

자넨 기회를 잡을 날만
꼽고 있는 거지?

 

이거나 맛봐!

 

얘야?

 

벌써 6시다!

 

일어나, 잠꾸러기!

 

가천아, 일어나!

 

몇 번이나 말했는데
또 책상 위에서 잤어?

 

이런 자세는 몸에
안 좋아

 

의사가 조깅이 등에 안 좋다고
했는데 아버진 왜 하세요?

 

- 산산아!
-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안녕! 학교 가는 구나!
왜 여기서 아침을 먹고 있니?

 

아침 먹을
시간이 없어서요

 

할아버지가 만들어
준 찐만두에요

 

엄마가 국물을 다 짜냈어요
손에 기름이 묻지 말라고요

 

정오에 우리 집에 오렴
내가 점심해 줄께

 

- 하루 종일 수업 있어요
- 그래?

 

네 도시락은?

 

여기요

 

버스가 왔어요!

 

전형원소의 가전자수는

 

족수와 같습니다

 

가전자수는 족수와 같죠!
모두 이해하죠?

 

좋아요, 원소 주기표를
다시 한번 봅시다

 

방금 쓴 주기표는
모두가 A족 원소입니다

 

1A족

 

2A족

 

3A족

 

좀 집중하세요!

 

4A족, 5A족
6, 7, 8...

 

좋아요, 1A족을 빨간색
분필을 사용해서 좀 봅시다

 

- 공 갖다 줄 사람?
- 저요!

 

내가 갖다주지

 

어디까지 전해졌니?
빨리 돌려줘!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던졌어요!

 

괜찮아요

 

- 제가 가지러 올라가죠
- 아래로 던질게요

 

선생님이 공을 던지신다!

 

자, 계속 하자!

 

반장, 손에 들고
있는 게 뭐죠?

 

아무것도
아닙니다, 선생님

 

- 어서 내놔
- 안 보셔도 돼요

 

가져오라니까!

 

앉아!

 

이리 줘

 

수업시간에
연애편지를 써?

 

촉매제 역할을 하잖아요!

 

- 제가 받은 겁니다
- 그래서?

 

수업시간에 무슨 짓이야?

 

자랑할 게 따로 있지?
누군 연애편지 받아본 적 없나?

 

현재 미국 항공 업계는
모두 불황입니다

 

전력을 다하면 시드니에서
방콕까지의 노선을 잡을 수 있어요

 

게다가 영국 항공사도
기회를 노리고 있죠

 

영국 항공사가 가장 큰
경쟁 상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주내로 항공 노선의
표준가격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 노선에서 우리의
잠재성이 크다고 봅니다

 

좋아요

 

주처장
보고 잘 들었어요

 

분명히 이 계획은
좋은 기회가 될 거요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말이요

 

그 많은 도시를 소화할 만큼
비행기수가 충분한 가요?

 

조용히 해
네 녀석이 뭘 안다고?

 

아들녀석인데
막 졸업해서요

 

경험이 부족해요

 

그렇군요

 

우리 협상의
고수가 도착했군요!

 

여러분, 이개씨를
환영합시다

 

혼자 힘으로

 

암스테르담 항공 노선을
딴 영웅입니다

 

우리 팀에 합류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비행기가 연착을 했거든요

 

농담도 잘 하시지

 

이제부터 격렬한
전쟁을 치를 것입니다

 

이개씨가 모든 것을
총괄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반드시 지원과
협력을 해주기 바랍니다

 

이 순서에 따라가면
에너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화학 원소의
에너지가 올라가죠

 

- 집에서 복습하세요
- 차렷

 

일어서, 경례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기요, 저기

 

왼쪽으로, 왼쪽으로!

 

- 잡았다!
- 잘 했어!

 

팔이 부러졌나요?

 

무슨 일이죠?

 

- 코치님의 어깨가 빠졌어요
- 빠졌다고?

 

자주 그래요

 

- 빨리 병원에 가야죠
- 채코치를 찾으러 갔어요

 

채코치를
찾아서 뭐하게요?

 

어찌된 거죠?
또 빠졌어요? 좀 봅시다

 

고마워요, 채코치!
이젠 멀쩡하군

 

- 자, 계속합시다
- 오늘은 그만해요

 

그만 들어가요

 

서둘러요
점심시간이에요

 

선생님, 산산 점심
도시락 가져 왔습니다

 

산산아, 시간이 없어서
몇 가지 간단한 요리만 가져왔다

 

무석 갈비
게살 야채 볶음...

 

청두 새우
콩과 저민 치킨이란다

 

이건 네가 가장
좋아하는 여주 갈비탕이란다

 

다 못 먹을까봐
조금 싸왔어

 

어서! 뜨거울 때 먹어라

 

- 미안해요
- 버스 타세요?

 

- 어깨는 어때요?
- 괜찮아요

 

다음 주에 큰 시합이 있어서
내일은 공을 칠 거예요

 

- 당신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 새로온 배구팀 코치입니다

 

- 주명도라고 합니다
- 주가진입니다

 

- 어디 사세요?
- 하평로예요

 

- 좋은 동네 사시네요
- 낡은 집이에요

 

지나는 길이면
바래다 드릴께요

 

- 버스가 훨씬 편해요
- 그럼 가겠습니다

 

다음 주 시합에 오셔서
응원해 주세요

 

너 여긴 웬일이야?

 

맞춰 봐! 난 지지를
기다리고 있어

 

또 날 한 시간 이상
기다리게 하겠지

 

- 그럴 수 없을 거야
- 네가 어떻게 알아?

 

집에 간다고
한 시간 전에 퇴근했어

 

먹어봐. 정말 맛있어

 

냄새 맡으니까
구역질이 나

 

너 자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사 아니,견딜만 해
사랑은 고통스러운 거야

 

그녀가 날 진정으로
사랑하는 거 알아

 

그 앤 널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는 걸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왜 이렇게 힘들여서
날 괴롭히지?

 

이건 진정한 사랑이 아냐
너희들은 서로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제대로 얘길
나눈 적도 없잖아

 

말해봐! 최근에 진정한 대화를
나눈 적이 언젠지...

 

너의 생각, 느낌
인생에 대해서 말이야!

 

기억할 수 없어
지금은 머리 속이 온통 엉망이야

 

무엇이 엉망인지 말해 줄께
너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야

 

진정한 사랑은 너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거야

 

네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녀 옆에서는 무슨 말이나
거리낌없이 할 수 있어야 돼

 

그럼 네 옆에서 내 느낌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함부로 얘기하지마!

 

두부요

 

안녕히 가세요

 

시차 때문인 것 같아요
오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했거든요

 

잘 생겼죠?

 

정력을 키우는
최상의 방법은

 

인삼 3냥
알로에 베라 3냥

 

해삼 8냥을 섞는 거지

 

- 뭐하고 있어?
-고양이 때문에 시끄러워 죽겠어!

 

그래도 짝은 있잖아

 

여기 있었군
어쩐지 찾을 수가 없더라

 

미안해! 농담이야

 

- 난 언니가 짝을 찾을 거라고 믿어
- 제발

 

왜 너희들은 모두 내가
남자친구를 찾고 있다고 생각해?

 

고맙지만 난 벌써 찾았어

 

9년이야. 아직 상처를
못 잊는 거야?

 

- 네가 상관할 일이 아냐
- 그럼 상관 않겠어

 

이렇게 하자. 점심때마다
도시락을 싸줄게

 

어떤 때는 엄마도 도시락을
싸주시는데 어떻게 하죠?

 

그땐 네 것을 내가 먹으면
엄마는 모를 거야

 

저랑 친한 친구 것도 하나
만들어 주시면 안돼요?

 

우린 매일
햄버거만 먹거든요

 

문제없어. 재료만
더 넣으면 된단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사장님

 

- 나무가 죽었군
- 물주는 걸 깜박했어요

 

- 이제 가져갈 수 없겠어
- 제가 해고됐나요?

 

섣불리 결론짓지 말아요

 

당신에게 미리 알려줄게요
난 상부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소

 

당신을 암스테르담
사무소 총책임자로 추천했어

 

그곳의 모든
업무를 주관해요

 

사장님, 전...

 

솔직히 그 자리를
맡기엔 당신은 너무 젊고

 

너무 아름다워

 

하지만 그곳에 파견된
남자들은 하나같이 무능해서

 

당신이 꼭 가야 해

 

하지만 사장님, 전...

 

모두가 선망하는
자리인데 뭘 망설이지?

 

- 얼마 전에 집을 샀거든요
- 세를 놓아요

 

아마 돈을 벌 거야

 

이사회의 결정을 보고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갑자기 요리하고 싶어서

 

부엌을 통째로 빌려주지

 

조안두부

 

이건 큰 찜통이 없으면
만들 수가 없어, 맛 좀 봐

 

- 두부는 어딨지?
- 두부는 닭하고 섞었어

 

찜통에 넣어
벌집모양이 되면

 

썰어서 다시 햄과 토종닭을
넣어 탕을 끓이는 거야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난 공들여 한 요리가 좋아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면

 

- 집에서는 요리 못해?
- 응

 

- 네 아버지가 쓰는 큰 주방 있잖아?
- 맞아!

 

하지만 금지구역이야. 내가
요리하면 아버지가 날 쫓아내실 거야

 

아버지 영역을 침범할까봐

 

마늘 소스 넣은 잉어요린데
노온 아저씨가 처음에 가르쳐 줬어

 

오리는 콩과 함께
볶으면 맛있는 요리가 돼

 

오리를 마늘과
볶으면 균형이 맞지

 

힘, 맛, 성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 음식이지

 

바로 음과 양의 조화지

 

천천히 먹어
아직 두부 만두도 있으니까

 

10인분은 되겠어

 

큰 식당에서 요리를 배워서
난 항상 음식을 많이 만들어

 

- 저 주방...
- 무슨 일이야?

 

참 이상해, 난 어릴 적
기억이 없는 것 같아

 

그것들을 애써
기억하지 않으면

 

나도 어릴 적
기억은 못하는데

 

어릴 때 아버지가 얼마나
유머있고 자상했는지 모를 거야

 

매번 방과후
저녁식사 시간 전에

 

아버진 밀가루를 구어
팔지를 만들어 주곤 했지

 

반지도 만들어 주셨어

 

밀가루 반죽으로 설탕
다이아몬드도 만들어 주셨어

 

그때 항상 내가 큰
주방에서 놀도록 하셨어

 

언니는 그 일
때문에 질투를 했지

 

- 오징어링이야
- 장난하지마

 

귀에 거는 게 어때?

 

그만해

 

미안해, 오늘 밤
기분이 우울해

 

괜찮아, 나
아주 배불리 먹었어

 

고추 냄새가 좋은데

 

어때?

 

너무 매워?

 

말 좀 해! 자네 얼굴표정
살피게 하지 말고

 

노온!

 

성명, 주소, 신분증 번호와
가족 상황 친척관계를 써주시고

 

만약 특별 간호원이 필요하면
빈칸에 기입해 주세요

 

- 아버지
- 왔구나. 난 괜찮아

 

노온은 ER 테스트받았고
상태도 좀 나아졌어

 

- 심장병인가요?
- 아직은 더 테스트를 해봐야 돼

 

- 너 펜 있니?
- 제가 쓸게요

 

노온 아저씨

 

가천이구나

 

숨이 막혀서
죽는 줄 알았다

 

다 네 아버지
요리 때문이야

 

네 아버지 요리가
요즘 들어 더 형편없어

 

자네가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자, 아저씨가
한 번 안아보자

 

- 어쩜 이렇게 예쁠까?
- 진짜요?

 

네가 어릴 때가 바로
어제 일만 같은데

 

그땐 넌 주방에서 네
아버지와 내 뒤를 따라다녔지

 

왔다 갔다 했지

 

넌 영리해서 무엇이든
한 번 배우면 할 줄 알았어

 

- 주형, 말해봐. 그렇지?
- 그래

 

그게 무슨 소용있어요?
주방에도 못 들어가는데

 

다 니가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랬던 거야

 

아버지는 여자가 요리사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던 거죠

 

또 시작이군, 둘 다
가천아

 

만약 네가 요리사가 되었다면
최고가 되었을 거야

 

네 아버지가 널 대학에
보낸 것은 잘한 일이야

 

넌 감사해야해!

 

그때 냄새나는 주방에서
널 쫓아내지 않았으면

 

어떻게 오늘의
니가 있었겠니

 

제가 이일을 고맙게 생각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어요

 

네 아버지
너무 원망하지 말아

 

나처럼 늙고
정신이 없단다

 

난 네 아버지 맘 다 알아
널 너무도 자랑스러워해

 

네가 좀 보렴

 

네 아버진 감정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아

 

언젠가 너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면

 

병원에 입원하게 될 거야

 

위장병 같은 걸로

 

거스름돈 10 유안이 부족한데
왜 달라고 안 했어?

 

비도 오고 차도 막히는데
태워준 것도 다행이잖아요

 

돈 받을 건 받아야지

 

기사더러 짐 내리는 거
도와달라고 해

 

짐이라도 옮겨주면
팁을 줄 것이지

 

네 동생처럼 팁을
물 쓰듯이 하는 구나

 

넌 동생보다 못 벌잖아

 

가요!

 

넌 지금 혼자 사니까
최대한 절약해야돼

 

늙어서 누굴 의지하겠니?

 

엄마처럼 누군가에게
의지하겠죠

 

왜 엘리베이터가 없지?

 

그 애가 일주일이나 날
찾아오지 않았어, 전화도 없고

 

시험기간이라 바쁘겠지

 

넌 그 애 거들떠보지도 않았잖아?
헤어지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 그앨 약간
힘들게 했을 뿐이야

 

난 그를 사랑해

 

그 앨 정말 사랑하나봐

 

정말 이상해. 왜...

 

그 애가 갑자기
날 외면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좋지?

 

우리가 시드니로부터
많은 노선을 딸 수 있겠소?

 

방콕은? 오사카는?

 

어제 계획안을 보여드렸는데
무슨 문제 있어요?

 

아, 그랬지

 

미안해요

 

난 똑똑한 사람과
일하는 게 습관이 안돼서

 

당신이 지나치게
독선적인 게 아니구요?

 

내 어쩌면,당신은
내 말뜻 이해할 거요

 

가끔씩 난 빛이
번쩍거리는 걸 느껴요

 

모든 일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 그렇겠지

 

- 차 마실래요?
- 난 술 마시고 싶은데

 

근처에서
스카치 냄새가 나

 

- 어떻게 알았죠?
- 추측이지

 

난 당신이 사무실에
늦게까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그렇게 인기 없는
노처녀 같아요?

 

당연히 아니겠지!

 

당신은 내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해

 

똑똑한 녀석들은
늘 장난이 심했지

 

우린 실험실에서 술을 만들어서
칠판 뒤에다 숨기곤 했어

 

당신은 이공계
출신인가요?

 

이전에 내가
계속하려던 분야지

 

- 왜 이 길을 택했죠?
- 항공사업 말이야?

 

- 당신과 같아
- 절대 계획했던 바가 아니었군요

 

맞았어

 

건강을 위해!

 

왜 너희들은 이런 늦은
시간까지 숙제를 하니?

 

네가 한 것 좀 보렴
거의 똑같아

 

다시 안 보는 게 났겠어

 

그대는 장미빛 미소를 머금은
5월의 태양과도 같아서

 

사랑과 온정을
온 세상에 퍼뜨립니다

 

또 네 자신을
괴롭히는 거야?

 

아니, 널 기다리고 있었어

 

- 여기 사니?
- 아무도 안 계셔. 난 여기서 잠만 자

 

- 네 부모님은?
- 부동산 때문에 중국에 가셨어

 

여긴 가끔
확인차 들르시지

 

바쁘셔야 돈을 벌겠지

 

- 부모님은 아래층에 묵으시니?
- 아니

 

세든 사람들이 써
전에 할머니가 계셨는데

 

난동 피우시는 바람에
요양소로 보냈어

 

- 뭐 마실래?
- 냉수

 

자, 얼음물

 

여긴 조용하구나

 

- 음악 들을래?
- 아니

 

- 이거 다 네 거니?
- 응

 

사진에 취미있는 줄
몰랐는데

 

별로, 할머니 사진
몇 장만 찍었어

 

이 카메라는 할머니에게만
반응하는 것 같아

 

넌 알거야...

 

할머니 눈빛...

 

아마도 플래쉬 때문일 거야

 

할머니가 말을 못하셔?

 

아마 사진에서처럼
말하고 싶지 않으신가봐

 

그럴지도 모르지...

 

다 됐어

 

여기 10층이야
타이페이 야경도 볼 수 있어

 

- 안에 못 들어가는데?
- 위험해서 그래

 

그게 아니고
사기꾼들 땜에

 

경찰이 페쇄시켰어요

 

- 무슨 말이죠?
- 여긴 유독성 쓰레기 소각장이오

 

이상한 냄새 안 나요?

 

모르겠는데요

 

아파트 계약하신 거 아니죠?
회사가 부도났어요!

 

회사 사람들이
돈을 갖고 튀었대요

 

예술에 투자하라고
내가 말했었지

 

미안해, 농담이야

 

기분 좀 풀어주려고...

 

네가 집에 있고
싶지 않다면

 

있을 곳을 알아 볼께

 

괜찮아?

 

오히려 마음이 편해

 

- 홀가분하게 암스테르담으로 가겠군!
- 맞아

 

22호실 환자는요?

 

의사 말도 듣지 않고
오늘 아침에 퇴원했어요

 

- 그분 친척 되시나요?
- 아버지 친구예요

 

아가씨,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죠?

 

- 곧장 가셔서 왼쪽예요
- 고마워요

 

이쪽으로 오세요

 

실례합니다

 

- 미안합니다
- 무슨 일이죠?

 

- 여긴 어느 부서인가요?
- 심장혈관과 입니다

 

감사합니다

 

가령?

 

일어나라, 잠꾸러기야

 

일어났구나!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버지

 

고마워요!

 

요리에 새우반죽
넣는 거 깜빡하셨어

 

양아줌마가 돌아오셨대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금영언니에게 계속 얘기해서

 

언니가 미칠 것 같대

 

산산이 말이 양아줌마
음식 솜씨가 엄마보다 형편없대

 

말씀드릴 게 있어요

 

아파트 일인데요
최근에 산 아파트가

 

얘기 안 해도 다 안다
신문 기사 봤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돈 안 돌려준대?

 

저금한 거
몽땅 다 썼을 텐데

 

그랬지

 

이 집에서 계속 살아야지

 

네 티셔츠 옷장에 있다

 

이건 모두 언니 꺼야
아버지가 우리 옷을 정리하랬어

 

요즘 아버지 걱정이
있으신 거 같아

 

맞아, 이런 촌스런
팬티 누가 입겠어?

 

내 팬티가 그렇게
맘에 안 드니?

 

- 내가 무슨 말하는지 알 거야
- 잘 모르겠는데

 

- 아버지 괜찮으세요?
- 난 괜찮다

 

- 왜 물어 보니?
- 아니, 그냥요

 

- 아픈 사람 같니?
- 아뇨

 

난 건강해

 

- 할아버지!
- 산산! 금영! 어서와!

 

좀 일찍 왔어야 하는데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금영이 너무 바쁘다고 하는 거
제가 강제로 가자고 했죠

 

금영이를
돌봐주셨다구요?

 

전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
금봉과 가진은 같은 반 친구였고

 

가진이 타이난에 있을 때
보살펴 주셨잖아요

 

금영이 타이페이에
혼자 있을 때

 

- 산산!
- 언니, 그림 그리러 가요

 

- 주선생님 드려
- 고맙지만...

 

- 가진아, 오랫만이구나
- 양아줌마!

 

- 아직도 그 학교에서 가르치니?
- 네

 

- 결혼 아직 안 했고?
- 네

 

솔직히 결혼은
다 부질없는 짓이야

 

결혼 잘못하면 안하니만 못해
이혼하기 쉽상이지

 

금영 남편같은 사람과
결혼하면 혼쭐만 빼지

 

다 부서진 수레끄는
힘빠진 개나 마찬가지야

 

결국에는 혼자 남게 되지

 

- 주사부, 안그래요?
- 맞아요

 

- 엄마, 꼭 그렇게 말씀하셔야해요?
- 하지만 사실이잖니

 

- 과일 좀 내와라
- 알겠어요

 

- 둘째 딸이죠?
- 막내예요

 

- 안녕하세요
- 넌 몇 살이니?

 

- 20살이에요
- 남자친구 사귈 때구나

 

네 언니처럼 너무
오래 기다리지 마라

 

- 앉아요
- 차 가져올 께요

 

- 우리 그림 그릴까?
- 그래

 

- 양 아줌마
- 너는?

 

- 가천이에요
- 맞아

 

둘째 딸이구나

 

- 예쁘게 생겼구나
- 감사합니다

 

- 여기가 더 좋으시죠?
- 그래, 집에 오니 좋다

 

남자친구 있니?
한 둘이 아니겠는걸

 

그래야 나중에 고를 수 있어

 

남자들이 말하는 거 듣지 말고
행동 잘 주시해. 알겠니?

 

주사부, 제 말 맞죠?

 

딸들이 다들
착한 것 같아요

 

내 딸들은 그렇지 않아요

 

큰애는 재수없게
이혼했어요

 

그 애 남편이 너무 고약했죠
여자들하고 바람이 났죠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도 않아요

 

막내딸은
백인과 결혼했는데

 

주말마다 차고에서
전자 기타나 치죠

 

그리곤 매일 햄버거와
양파만 먹어요

 

볶음밥을 할 땐
연기 난다고 난리죠!

 

그건 생지옥이나
다름없어요

 

- 피워도 되나요?
- 피우세요

 

마귀할멈

 

미풍이 불어와서...

 

당신의 옷깃을 스치고
당신 얼굴엔 미소가 흐릅니다

 

이 가을 당신과의 마지막
사랑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가을의 마지막 사랑이라...

 

얼마나 자주 '미안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지

 

이건 운명이야. 이젠
끝났어 라고 울겠죠

 

끝났어

 

선생님, 안녕하세요?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

 

한 번만 더 보세요

 

모든 것을 없던 것으로
하지 마세요

 

한 번 더 기회를 주세요

 

약간의 부드러움

 

제게 너무 상처를
주지 마세요

 

♪ 당신으로 인해
전 행복합니다

 

♪ 절 슬프게 하지 마세요

 

♪ 당신께 절 기꺼이
드리겠어요

 

♪ 모든 것을

 

감사합니다

 

전 새로 와서 모두가
낯설기만 해요

 

주선생님께서
노래 한 곡 하겠습니다

 

조심하세요

 

선생님, 무슨 노래
부르실 건가요?

 

사랑의 송가를
부르도록 하죠

 

♪ 사랑은 영원하고
오래 참고 온유하며

 

♪ 시기하지 않으며

 

♪ 사랑은 뽐내거나
열광하지 않고

 

♪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소프라노가
아주 근사했어요

 

- 당신두요
- 물어볼 게 있는데

 

일요일에 시간
있으신가요?

 

배구 팀에서 야유회 갈 건데
같이 가시겠어요?

 

- 야유회요?
- 가셔서 바람 좀 쐬요

 

다른 약속 없으면
같이 가요

 

생각해 보고 알려 주세요
그럼 이만!

 

밀지 마!
좀 조용히 해!

 

- 뭐 먹고 싶니?
- 소고기 카레밥

 

- 넌?
- 난 계란 볶음밥!

 

할아버진 쉬운 요리는
안 하실 거야. 어려운 요리 말해봐

 

도시락과
내일 메뉴예요

 

안녕히 가세요

 

당신 말대로 시드니
노선 값이 반으로 줄었어요

 

사장님께서 3천불에
거래하실 것 같아요

 

비싼 월급 받으면서
이래도 되는 거예요?

 

- 그래서 항상 피곤해 하는 군요
- 당신도 한 번 해봐

 

오늘 아침 외계인 2천명을
죽였다가 다시 살려냈어

 

- 당신은 뭘 했는데?
- 머리가 아파서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죽여요?

 

지금 생각났어
신경 쓰지마

 

- 나 도와줄 시간 있어?
- 그럼요

 

난 그 애에게 중국적인
것을 찾아주고 싶었어

 

알려줄 게 많은데...

 

- 그 앤 중국문화에 관심있어요?
- 그럼 다행이게

 

그녀석 미국에서 커서
미국 사람 다 됐어

 

가끔 그 앨 보면 진짜 내
아들이 맞나 싶을 때가 많아

 

아들은 미국에서 컸고
엄마란 사람은 신경도 안 써

 

엄마라고? 부인은 당신과 떨어져
생활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죠?

 

내가 옆에
없어서 좋을 거야

 

우리가 아직
이혼 안 한 이유는...

 

둘 다 너무 바빠서
이혼할 시간이 없다는 거지

 

너무 웃기지 않아?

 

사생활 얘기가 나오면
그냥 그렇게 되나 봐요

 

- 어떤 때는 떨쳐 버리고...
- 훨훨 날아가고 싶겠지

 

당신이 곧 여길
떠나는 것처럼 말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성대를 졸업한 후로
사실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 성대라구요?
- 그래

 

졸업 후에 아버지가
화학 회사에 자릴 마련해 주셨지

 

- 화학이라구요?
- 맞아

 

위스키 실험실
얘기 기억해?

 

난 전공을 좋아했지만
그것 때문에 힘들었어

 

부모님과 여자친구한테서
많은 압력을 받았거든

 

난 용기가 없었나봐
그래서 떠났지

 

그때 미국으로 갔나요?

 

자랑스런 일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어

 

뭘 생각해?

 

- 중국인형?
- 하비야

 

그 쇼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

 

주제곡 듣고 싶어?

 

- "I love you"
- 하지 말아요

 

난 이걸로 살께
그 애도 좋아할 거야

 

주사부

 

금영,무슨 일이야?
탐정이 미행하니?

 

아뇨, 산산이 아파서
학교를 못 갔어요

 

그래서 당신이...

 

도시락을 깨끗이
비워와서 좀 이상했어요

 

제가 싸준 음식을
다 먹은 적이 없었거든요

 

- 화내지 말아요
- 전 괜찮아요

 

그럼 제가
싸준 도시락은요?

 

내가 전부 다 먹었지

 

이럴 수가. 당신 같은 대 요리사가
제 도시락을 드셨다니

 

매우 즐거운 일이었어

 

난 입맛도 잃었고
음식 맛은 기분에 달렸지

 

그랬군요
이만 가봐야겠어요

 

산산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 저와 당신만 아는 거예요
- 알았어

 

갈께요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니?

 

넌 그 애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잖아

 

그런 척 했을 뿐이야

 

그 앨 너무 사랑해서
그랬던 거야!

 

강렬한 느낌이 두려웠어
난 지금 모욕당한 느낌이야!

 

내가 그앨 만나러
갔는데... 그 앤...

 

난 죽고 싶어

 

진작에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난 너희 둘이...

 

주가령

 

설마 네가...

 

너희 둘이...

 

아빠, 제가 도와드릴까요?

 

다들 저녁 먹으러
오라고 해

 

아빠...

 

어서 가봐

 

저 사람들 좀 말릴 수 없나?
너무 시끄러워

 

우린 음식으로 정을 나누잖아
가라오케도 같은 거야

 

말씀드릴 게 있어요

 

놀랄 줄 알지만...

 

이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니지만

 

F학점이라도 받았니?

 

남자를 만났어요

 

우린 서로 사랑해요
함께 살 거예요

 

그 사람은 큰 아파트에서 살고
부모님들도 절 좋아해요

 

다름이 아니고...

 

그 사람 아일 가졌어요

 

아빠, 안녕

 

가령이 그럴 줄이야

 

난 아직도 믿을 수가 없어

 

아버진 괜찮으실까?
어디 가셨지?

 

양아줌마와 계시겠지

 

아버지 걱정말고
암스테르담에 잘 다녀와

 

네 할 일만 하면 돼

 

그렇게 해. 진심이야

 

언니가 언제까지나
아버질 모실 것 같아?

 

언니 사귀던 그 사람
이름이 뭐였지?

 

이게

 

그 사람 졸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떠났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왜 물어 보니?

 

- 언니 인생이 바뀌었을 꺼니까
- 내 인생이 어때서?

 

영원히 이렇게 살 거야?

 

- 만약 내가 그 사람 봤다면...
- 그만해

 

여긴 우리 집이고
난 만족해

 

집이 전부가 아니잖아!

 

아버지에겐 이 집이 전부야!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넌 왜 내 인생에
간섭하려 드니?

 

도대체 무슨 권리로
이러는 거야?

 

네 말이 옳아

 

난 이개 그 사람
때문에 상처받았어

 

내가 그 사람을
못 잊을 거라고 생각할 거야

 

어느 정도 상처는 받았지

 

하지만 동정따윈
필요 없어

 

내가 언니 맘을
어떻게 알겠어?

 

너와 난

 

속 터놓고
얘기한 적 없으니까

 

그게 아냐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로
언니는 계속 엄마노릇을 해왔어

 

언니가 날 내몬 거야

 

네가 날
미워한다고 생각했어

 

그렇지 않아

 

접시를 깼네

 

괜찮아

 

왕백강이면
전화 좀 하지말고

 

엄마면 아버지께
건강차 좀 갖다 드려요

 

다른 사람이면 메시지 남겨요

 

이 메시지 듣는 대로
전화 좀 해줘

 

그냥 걸었어

 

통화한 지도 오래돼서...

 

- 축하드립니다, 부사장님!
- 축하드려요!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우리 가족은
호남에서 왔어요

 

전쟁이 끝나고 남편과
전 상하이로 이사왔죠

 

동대 여학교
뒷편에 살았어요

 

제 남편도
요리를 좋아했어요

 

그인 단지
운이 없었던 거죠

 

대만에서 남편은
위암으로 죽었죠

 

혼자서 아이들 키우느라고
이를 악물고 살아야 했죠

 

주선생님도 아시겠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았어요

 

얘들 좀 보세요, 자식은
크면 품에서 떠나죠

 

다 제 멋대로예요

 

당신에게 신경도 안 쓸 거예요
그러니 잊어버려요

 

됐어요

 

내일 말해야겠군

 

협상하러 갈 건가요?

 

2주일쯤 후에

 

며칠 미국에 들렀다가
시드니로 갈 거야

 

당신도 며칠만
휴가내서 함께 가지

 

난 당신이 필요해

 

그냥 혼자 가세요

 

당신은 이제
승진했으니

 

이제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어

 

이제 엄연한 내 상사로군

 

아뇨, 부사장이죠
얼마동안은

 

네, 부사장님

 

뭐라구?

 

-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 아니

 

- 전 주가천이에요
- 아무렴 어때

 

주가천이라 불러요

 

제 언니를 완전히
잊어버린 건 아니죠?

 

당신 언니?

 

맞아요. 제 언니요

 

주가진이 제 언니예요

 

대학때 언니하고
9년 동안이나 사귀었잖아요

 

언니는 당신을 못 잊고
결혼할 생각도 안 해요!

 

- 그런데 당신은 기억도 못하네요
- 주가진을?

 

이제 기억나요?

 

기억이 안 나지만
이름은 들은 적이 있어

 

들었다구요?

 

정말 기억이 안나

 

기억 안 나는 척
하는 건 아니고?

 

기분이 나빴다면
안 들은 걸로 해요

 

아마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소

 

그녀가 당신 언니인지 알았다면
모론 척하지 않았을 거야

 

- 자세히 말해봐
- 성대 화학과가 맞아요

 

- 또 뭐가 더 필요하죠?
- 그럴 리가 없어

 

우리 과엔 여학생이
많지 않았어

 

- 언니가 어떻게 생겼어?
- 당신 여자 친구였잖아요!

 

언니와 첫 키스도 했잖아요!
더 이상 뭐가 필요하죠?

 

그녀는 내
여자친구가 아니야

 

난 그녀와 수업들은
적도 없어. 이제 기억나

 

우린 같은 과였지만
같은 반은 아니었어

 

당신 언니는
금봉의 친구였어

 

금봉언니를 알아요?

 

금봉이 바로 내 여자친구였어!
우린 졸업 후에 헤어졌고

 

내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미국인하고 결혼했다지

 

작년에 그녀를 시카고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어

 

알겠어

 

금봉이 친한 친구 얘길 자주 했어
그 친구가 당신 언니일 거야

 

괜찮아?

 

언니가 없는 말을
지어냈다는 거예요!

 

- 거짓말이죠?
- 내가 왜 당신을 속이겠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지?

 

언니가 다
꾸며낸 거였군요

 

제발 집에 좀 있어

 

레이몬드, 집에
있어서 다행이야

 

- 방금 말도 안 되는 얘길 들었어
- 레이몬드, 누구예요?

 

별일 아냐!

 

지금은 좀 곤란해

 

알았어

 

내일 전화할께

 

노온 사부, 다시 오셨군요!

 

그만하고 일해!

 

- 노온 사부
- 잠깐만!

 

노온 사부?

 

어디 갔었니?

 

노온 아저씨가 돌아가셨어

 

B, South, 7204

 

여기 어디쯤 되는데

 

차는 싫다

 

물이나 주렴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고산차예요
마시면 기분이 한결 나을 거예요

 

내 입맛이
신통하지가 않아

 

그냥 물 갖다 줘

 

선생님께서 옷을
왜 저렇게 입으셨대?

 

주선생님! 사랑해요

 

왜 나오지 않는 거죠?

 

선수들도
맞수가 있잖아요!

 

왜 나만 일방적으로
사랑얘길 들어야 하죠?

 

누가 연애 편질 갖다놓는 거예요?
그럴 용기 있으면 나와봐요!

 

도대체 누가 이런
거북한 편질 갖다놓는 거죠?

 

편지 쓸 용기가
있다면 왜 숨죠?

 

이렇게 내버려
둘 수가 없어요!

 

이 편지의
필적조사를 하겠어요!

 

언제까지 숨을 건가요?

 

어떻게 됐어?

 

선생님께서 연애편지
쓴 거 용서해 주셨어

 

너희들 정말 너무했어

 

야유회가 다음 주로
연기되었어요

 

오실 거죠?

 

가시는 걸로 알게요

 

바쁘시면 나중에
알려 주세요

 

그런 일로
속상해하지 말아요

 

지난 밤에 미안했어

 

정말 황당한 경험이었거든

 

그땐 널 만나야
겠다는 생각뿐이었어

 

됐어, 사과할께

 

왜 네가 사과하지?
그건 네 인생이야

 

나도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렸어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넌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할 거야

 

나도 결정한 게 있어

 

무슨 결정?

 

내가 정착할
타입이 아닌 거 알지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소피아 알지?

 

아니, 내가 너한테 몇 번
말했을 거야

 

처음엔 깊은 사인
아니였는데, 그게...

 

결혼할 거니?

 

더 일찍 말해야 했었는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녀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어

 

내 미래도 바뀔 거야

 

네가 이해하기 힘들 거야

 

-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
- 정말 축하해!

 

네가 이해할 줄 알았어

 

소피아가 마음에 들 거야

 

화가인데다
날 도와줄 수도 있고

 

내 화랑까지 경영해

 

그녀는 요리도 잘해

 

결혼해도 내 생활은
바뀌질 않을 것 같아

 

그녀는 이번 주에 내
아파트로 이사올 거야

 

우린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며 함께 생활하는 거지

 

그래

 

벌써 2시군

 

- 그만 가볼께
- 어디로 갈 거야? 태워 줄께

 

됐어

 

아직 두 시간 정도는
시간이 있어

 

전처럼 친구관계로
계속 지낼 수 있겠지?

 

이 뒤엔 빈사무실이 있어

 

미안하지만 먼저 갈께

 

계속 연락하자고

 

주사부
더 생각해 보세요

 

레스토랑은 주형을
정말 필요로 합니다

 

젊은이들이 많은데
쉽게 찾을 거야

 

사부처럼 중국 요리 전문지식을
겸비한 사람은 없어요

 

살아있는 요리백과나
마찬가지예요

 

노온처럼 레스토랑의
고문으로 있으라고?

 

사람이
돈든 때문에 죽고

 

일 때문에 죽는
경우도 많다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사실 아닌가요, 당신은 평생을
요리에 헌신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그만두면
아깝지 않습니까

 

요즘 사람들은
너무 둔해서

 

절묘한 요리 비법같은 건
알 수가 없을 거야

 

중국 요리는 40년 동안이나
대만으로 전수되었고

 

사해로 뻗었어...

 

결국 어디나 같아

 

맛없는 요리도
용봉승상으로 바뀔 수 있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미련이란 게 뭐야?

 

만족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미련을 느끼지

 

난 이런 걸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진 않아

 

주양

 

아버지께 은퇴하지
마시라고 설득 좀 해주세요

 

은퇴하실 건가요?

 

아버지 일이니
알아서 하시겠죠

 

주사부, 레스토랑을
오픈 하실 건가요?

 

그렇다면 전 주사부와
함께 일하겠습니다

 

주사부가 딸 걱정을
많이 하나봐

 

- 부모 되는 게 쉬운가요?
- 혼자선 힘들 거야

 

오래 되었죠

 

부인이 언제 죽었지?

 

가령이 4살 때니
16년 되었어요

 

홀아비들은 수명이 짧은데

 

왜 재혼하지 않았지?

 

자식들 때문이겠죠

 

딸은 키워봤자
다 필요 없어

 

결국엔 혼자 남게 되지

 

내가 이혼했을 때
엄마는 왜 그 난리였어요?

 

금봉을 원망해선 안돼요

 

주사부를
어떻게 생각하니?

 

그 사람 어떤데요?

 

요리도 잘하고
좋은 분 같아

 

말이 없으시지만...

 

그런데 우린
정말 통하는 게 있어

 

말씀드릴 게 있어요

 

나도 가령처럼...

 

- 언니도 임신했어?
- 말도 안 돼! 그건 아냐!

 

그게 아니라...

 

단지...

 

우린 기다릴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도 원하고
목사님 주례로

 

우린 오늘 아침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잠깐만요! 지금
밖에 있어요! 잠시만요!

 

들어와요! 어서요

 

아버지, 가천
여긴 제 남편 주명도예요

 

안녕하세요

 

가천아!

 

- 깜짝 놀랐어요
- 늦었다

 

- 뭐하세요?
- 짐싸고 있다

 

- 도와 드릴께요
- 괜찮다

 

전 어렸을 때
이 방을 좋아했어요

 

네 엄마가 조용한 곳을
찾았을 때

 

이 방에 있는 걸
좋아했지

 

양부인도 이 방이 환기
잘 되고 밝다고 했어

 

자전거 타기
안성맞춤이라고

 

양아줌마는?

 

내가 어제 금영이 집에 가서
가진 얘길 해줬다

 

늦었어요
일찍 마치고 올께요

 

제가 올 때까지
짐 옮기지 마세요

 

말씀드릴 게 있는데

 

자식들은 전생의 죄를
갚아야하는 빚이래요

 

자식은 없는 게
훨씬 나아요

 

인생은
끝없는 바다와 같죠

 

결혼은
죄악의 근원이에요

 

걱정, 실망, 비천함
갈등과 배신의 연속이죠

 

어떤 가족들에게나
말 못할 문제는 있어요

 

축하할 일이 하나 있어요

 

금영이의 이혼 증명서가 나왔어요
액자로 만들 거예요

 

그앤 엄마 말을
명심해야 할 거예요

 

전 그런 자식하고
결혼하지 말랬어요!

 

이혼 증명서를 액자로
만들어 욕실 벽에 걸어놀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어찌되었든 간에

 

자식들 생각말고
당신 생각이나 하세요

 

조심해요. 계단이 있어요

 

아버지가 꽃병 주신데?

 

언니가 안 가져가면
양아줌마가 가져갈 거야

 

- 무슨 말이야?
- 아줌마가 저녁마다 놀러와

 

농담이지?

 

암스테르담에
안 가기로 했어

 

- 괜찮아요? 조심해요
- 난 괜찮아

 

형부는 기독교 신자도 아닌데
어떻게 결혼 승낙을 했지?

 

곧 될 거야

 

- 어서오세요
- 누굴 만나기로 했어요

 

그러세요

 

와줘서 고마워요
안 올 줄 알았어요

 

왜지?

 

지난 밤에...

 

- 무슨 차로 드릴까요?
- 뭐 마실래요?

 

- 고산차 주세요
- 같은 걸로요

 

감사합니다

 

당신, 고생 많았어

 

- 비록 다 설명할 순 없겠지만
- 정말 그래요

 

복잡하지만
이해할 수 있어

 

고마워요

 

당신이 승진을 마다해서
모두들 충격 받았어

 

나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겠지

 

아니예요

 

조금은 상관 있겠죠

 

모르겠어요. 이 모든 사건들
가족들의 연이은 결혼...

 

사실 두 사람이 결혼했죠
아는 분도 돌아가셨어요

 

정말 안 좋은 일은...

 

갑자기 모든 게 사라졌죠
아버지의 건강도 안 좋아요

 

그래서 당분간 아버지와
함께 살기로 했어요

 

아버진
날 필요로 하세요

 

사장님께서 당신 맘을
바꿔 보랬는데

 

잘 알아서 하겠지

 

그래도
얼굴을 보니 기쁘군

 

기쁘다구요?

 

우린 아직 사랑을
나누진 않았지만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

 

저두요

 

우린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물론이죠

 

그럼 이제
친구가 되는 거지?

 

그래요

 

어릴 땐 이걸
몇 시간이고 돌렸었지

 

지금은 그만해
또 메스꺼워

 

가야겠어

 

일요일 만찬때
아버지 일을 도울 거야

 

아버지가 왜 초대를 하셨을까?
국륜과 형부때문일까?

 

하실 말씀이 있으시대

 

- 양아주머니일까?
- 아마

 

언니처럼 아버지가
서두르지 않았으면 해

 

충분히
생각하셨으면 좋겠어

 

그래야 아줌마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지

 

최근의 충격적인
사건 때문에

 

아버진 무척 흥분하신 것 같아
내게도 책임이 있어

 

자책하지마

 

아버진 미치신 게
아니고 노장이야

 

노장은 결혼 안 해

 

이 옷 어때?

 

뛰어다니지마! 한 명은 쫓고
다른 사람이 잡도록 해!

 

저기, 명도씨!

 

잡았다!

 

- 금영 언니,아줌마
- 할아버지!

 

네 아버지 넥타이와
와인 한 병 사왔어

 

- 이것도 아버지 드려
- 이런 거 안 사오셔도 돼요

 

좀 더 일찍 와서
도와야 하는데

 

괜찮아요

 

- 방해가 안되는지 모르겠네
- 아뇨, 전혀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자, 건배

 

건배!

 

많이 드세요!

 

여러분, 마음껏 드세요

 

- 넌 해외로 갈거니?
- 아직 아냐

 

엄마, 이거 뭐야?

 

새우 좀 먹겠니?

 

차린 건 없지만
많이들 드세요

 

주사부, 음식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

 

마음껏 드세요

 

겨울 메론 스프

 

오늘 생선이 너무 커요
2파운드가 적당해요

 

너나 잘해

 

너무 까다롭게 굴면
남편감을 찾기가 힘들어

 

당신 딸들은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너희 아버진 훌륭한 요리사야
이렇게 멋진 요리를 봐

 

색, 향, 맛을 모두 갖췄어

 

가진...

 

둘 다, 건배

 

가령아, 너도 건배하자

 

- 조금만 마셔요
- 괜찮소

 

가천아...

 

건배하자!

 

이렇게 만난 것도
다 인연이야

 

맞아요

 

비록 혈연으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한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가족이나 다름없지

 

서로가 말하지
않았을 뿐이야

 

난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간직했지

 

처음부터 비밀로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야

 

사생활을 알리고
싶지 않았던 거지

 

행여 가족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가족은 한 지붕
아래서 살지만...

 

우린 여전히
각자 독립된 생활을 하지

 

서로를 염려하는 것이
가족이야

 

그동안 얘기 안한 거
나쁘게 생각지 말아라

 

더 이상 끌지 않고
지금 얘기하겠다

 

인생은 요리와 달라

 

모든 재료가 준비되고
다 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한입 먹어봐야, 신맛인지
단맛 혹은 매운맛인지 알 수 있지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지금은 그만하고
식사 후에 계속하자

 

무슨 말씀하실지
저흰 다 알아요

 

- 안다고?
- 아버지가 말씀하실 거야

 

말씀해 보세요
음식이 식겠어요

 

그러지!

 

일이 지금까지 왔으니
이젠 말해야겠다

 

난 이 집에
대한 추억이 많아

 

그런데 지금은
다 나가고 텅 비었으니

 

이 집을 팔기로 했다

 

괜찮은 곳을 발견했어

 

좀 낡았지만 수리만
약간하면 될 것 같아

 

아주 근사한 곳이야

 

몇 달 후엔
준비가 될 거다

 

잘됐네요.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좋죠

 

새로운 사람들
새 집, 새 생활

 

잘 됐군요

 

양부인

 

한 잔 드시지요

 

난 금영이를 잘
돌보지 못했소

 

하늘에 두고 맹세하건대...

 

내가 죽기 전까지...

 

절대 굶기진 않을 겁니다

 

우리 집에서 당신은
항상 대 환영입니다

 

보세요

 

병원에서 실시한
검사결과가 나왔어요

 

양부인
우릴 허락해 주세요

 

건배하죠

 

건배!

 

아버지, 술이 과하셨어요

 

- 아빤 취했어요
- 난 안 취했다

 

금영

 

주사부와 전
오랫동안 계획했어요

 

끔찍한 이혼 경험때문에
지금까지 비밀로 했죠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주사부는 당신들
모두를 사랑해요

 

그이는 산산도 사랑하구요

 

우릴 이해하고
승낙해 주길 바래요

 

저로선...

 

그이 곁에서
함께 하고 싶어요

 

주사부와
함께 살고 싶어요

 

그만해요! 더 이상
말씀하지 마세요

 

- 농담이죠?
- 아버지, 제정신이세요?

 

난 미치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할뿐이야

 

엄마?

 

- 단추를 풀어요!
- 내 몸에 손대지마!

 

더러운 손 치워!
망할 영감 같으니!

 

- 소파로 모셔!
- 조심해!

 

- 조심하라니까!
- 건드리지마!

 

금영아
집으로 가자!

 

내 숨넘어가기 전에
이 결혼 절대 안 돼

 

- 산산아, 가자
- 엄마, 진정하세요

 

- 댁으로 모셔다 드리렴
- 알겠어요, 그렇게 하죠

 

이게 어찌된 일이냐?

 

죽고 싶어!

 

- 무슨 족속의 가족이니?
- 조심해!

 

산산이를 데려갈께

 

하나님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난 미국으로 돌아갈래!

 

여보세요?

 

국륜, 잘 지내니?

 

잘 지내요

 

밤새 한숨도 못 자서
깨울 수가 없어요

 

깨우지 마

 

몇 달 후에 올건데
그때 만나자

 

암스테르담에
잘 다녀오세요

 

지난 몇 달 동안
도와줘서 고마워요

 

부인하고 아이들
잘 보살피고

 

물론이죠

 

큰처형 부부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큰처형네도 오늘 못 올 거야
오늘이 중요한 날이거든

 

안녕히 게세요

 

예수님이 당신 죄를
사해주시고 새 사람으로

 

- 거듭나게 하셨음을 믿습니까?
- 네

 

영생을 믿고 결코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마음 속에서 믿으시면
"예"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 아멘

 

지금 기분이 어때?

 

좋아요. 그냥 머리만
약간 아파요

 

- 당신 가야겠어요
- 알았어

 

올 때 산산이 데려올께
좀 쉬도록 해

 

그럴께요

 

사랑해요

 

팔렸음

 

- 잘 있었니?
- 예, 들어오세요

 

오늘 아빠 혼자예요

 

모두 바빠서
못 온다고 전화왔어요

 

- 산산하고 금영언니는요?
- 금영은 몸이 안 좋고

 

산산이는
할머니댁에 있어

 

벗지 말고
그냥 들어가세요

 

- 초음파 검사 결과 나왔어요?
- 알고 싶지 않아

 

또 딸이에요?

 

앉으세요
저녁 준비 다 됐어요

 

- 맛이 이상해요?
- 아니야. 맛있구나

 

맛이 없어요?

 

탕에 생강을 너무
많이 넣어서 제 맛이 안나

 

생강을 너무
넣었다구요?

 

엄마가 하던
요리법과 같은대요?

 

그때도 엄마하고
이것 때문에 다투셨죠?

 

아버진 생강을
너무 아껴요

 

- 충고했을 뿐이야
- 제 음식을 트집잡지 마세요

 

그런 뜻이 아니고
비평을 좀 한 거야

 

입맛이...

 

입맛?

 

입맛이 어떠세요?

 

가천아

 

- 네가 끓인 탕이지...
- 어때요?

 

이 탕 말이다...

 

이제 맛이 느껴져

 

맛을 볼 수가 있다구요?

 

그래, 맛을 알겠어

 

한 그릇 더 다오

 

내 딸아!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