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shima

가라앉으면서
숨을 내뱉는다

내뱉으며 몸에 두른
튜브를 버리듯이

무거워지면서도
나는 해방되어 간다

거품을 올려다 보며

등이 닿을 때까지
가라앉았다

언니, 언니!

trp

[오늘은 아다치네 집에 갈 생각인데... 괜찮아?]
[아다치, 윗몸 일으키기 할 줄 알아???]

방금 보낸 메시지, 뭐야?

보, 보낸 그대로인데

윗몸 일으키기
할 줄 아나 싶어서

윗몸 일으키기...?

그러니까...

...가능한데

그거 대단하네

사실 나, 다리를
안 잡아 주면 못하거든

- 그래?
- 그래...

그렇구나...

그거뿐이야?

응, 이거뿐이야

그럼

지금 한 대화 뭐냐?

이제 가자

이야...

진짜 열심히 했네...

바보

너, 걷는 걸로
5분이라니...

정말이지, 체험권 티켓의
본전 정도는 뽑으렴

그런데 너,
학교는 잘 가고 있어?

매일 가고 있잖아

도착지가 학교라곤
단정지을 순 없지

가... 가고 있다고...

제대로...

제대로 안 가두면
네가 고생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주변에 짐이 되는
사람은 되지 말라고

옛날부터 가르쳤잖니?

알고 있다면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건

엄마가 가장 중요히
가르치고 있는 거다

분명 내가 미래에,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걸
걱정해서 그런 거겠지

'폐를 끼치지 마라'

만약 여기서 떠있는 게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행동일까?

학교를 땡땡이
치는 것과 비슷하게

우물 바닥처럼
숨이 막히는 곳

교실에서 도망쳤을 뿐이다

내가 없더라도
수업은 잘만 한다

아무런 불편함없이...

올려다 본 수면의 색은
한없이 푸르다

아다치가 마시는
미네랄 워터 라벨을 생각케 하는

아쿠아블루였다

어째선지 오로지
그 색과 반사가

경이롭다...

에잇

이...

나이 먹을 대로
먹어 놓고...

역시 들어오길 잘했어...

가끔씩 나도 재치가
있단 말이지

할래, 할래~

언짢구나

여기 아저씨, 아줌마만
있어서 말야

내 나이만 돼도

가장 어려서 우월감에
빠질 수 있거든

근데? 그런 곳에 네가 왔어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예...

장난이야

근데 젊은 애는 드물거든

그러... 겠죠

어머, 아다치 씨
왔었어?

어머, 시마다 씨

아다치...?

운명...!

일본은 좁다

설마 아다치네 엄마와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아다치는 부모님
얘기하는 걸 싫어한다

입을 닫고
거의 말하지 않는다

아다치의 부모님에 대한
감정에 온도가 없다

... 그러고 보니
딸이 지금 몇 살이지?

열다섯, 고1이야

그럼 수험 끝나서
편안하겠네

뭐, 그렇지

근데 편안하다고 해도

손이 많이 가는 애라
난처하거든

학교에 가고 있긴 한데
성실히 하고 있는 건지

무슨 생각인지
말도 안 해주고

잘 모르겠어

어두운 애거든

낯도 가리고 말야

저기...

아다...

...따님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돌봐주지 않으니

이해할 수 없게
된 거 아닌가요?

- 너 말이지...
- 딱히 의론할 생각은 없어요

너, 부모님과 같이 왔니?

그런데요

이름은? 누구야?

그건 상관없을 텐데요

대화는 안 할 거예요

누가 옳은 건지
모르니까

어느 쪽이 옳은지
정하기 위해 승부를 하죠

승부?

사우나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승리

제가 이기면
제가 옳은 거니까

오늘만이라도 자식한테
좋은 부모 모습을 보여 주세요

그건 젊은 애 나름의
반항 같은 거니?

그런 거예요

몇 분이 지났을까,
이명이 조금 심해졌다

아다치는
상상도 못 하겠지

자기 엄마가 동급생이랑

사우나에서 유치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

저기

좋은 엄마란 게 뭐니?

저는 엄마가 된 적이 없으니까
모르겠어요

네 이상이라도 괜찮으니
알려 주지 않을래?

그냥 평범하면
될 거 같은데요

평범하다는 게?

자식 곁에 있거나,
같이 밥 먹는다거나...?

그런 거 몰라요

져줄까?

안 그러셔도 돼요

져줄게

그러지 마세요

져준다니까

그러지 말라니까요

기쁘다면 말야

기쁘다면 그렇다고
말해줬으면 좋겠거든

따님 말하는 건가요?

그래

어딜 데려가도
가만히만 있고

즐거운지, 불만인 건지
알 수가 없어

몇 살 때 얘기인가요?

다섯 살인가?
네 살인 것 같다

그렇게 어렸을 때
얘기가 아니라

지금 자식을 생각해야...

부모가 일일이 따지면
귀찮을 뿐이잖니?

나도 그랬었거든

그렇긴... 하지만...

슬슬 져줄게

괜찮다니까요

딸은...

뭐, 됐다

저번에도 이런 적 없었어?

있었는데...

그때는 내가
무릎에 누웠었어

그렇구나

괜찮아...?

아까부터 다리를
저리는 것 같던데

응... 별거 아니야

어제 말야

엄마가 이상했어

이상했다니...?

같이 밥을 먹었어

그게 이상한 거야?

이상하기도...

그립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숨 막혔어

평소 밥은 차려주지만

같이 먹었던 적은
없었거든

집에 있는 경우가
적으니까 말야

기뻤어?

별로

뭔가 답답해져서

밥이 무슨 맛인지
느끼지도 못했어

근데, 그 행동은
뭐였던 걸까?

글쎄... 알 수가 없네요

가, 가까...  

가, 가까... 워

아다치...?

미, 미안!

시마무라?

나는구나

아다치의 냄새

맞다

아다치, 윗몸 일으키기 해봐

윗몸 일으키기?

두울...

세, 셋...

네, 넷...

네엣...

아다치 양

치맛속이
다 보이는데요~

나쁜 짓 했나?

친절하게
알려줬을 뿐인데

성추행...

으응...?
성추행이라니

나밖에 안 봤으니까
괜찮잖아

시마무라가 보는 게
좀 그런 건데......

그렇다니?

그래... 그거...

시, 시마무라는
못한다고 했었지?

윗몸 일으키기...

그러니까...

지금 한 게
윗몸 일으키기...?

역시 단 하루만에
변하지는 않네

아무것도...

응...? 무슨 소리야?

뭐, 여러 가지가 말야

시마무라 씨와 똑같은
파장을 발산하나 싶더니

여동생분이었나요

괜찮아,
이 이상한 사람은 야시로

내 친구라고 할까...

운명!    

운명! 입니다

그럼 친해지자는 의미로...

드실래요?

그럼 먹을게...

언니, 여기 반쪽

먹어본 적 있는 맛이네...

사실은 저...
우주인이랍니다

믿지 않도록

맛있다!

요정이다...

여동생은 기묘한 친구를
'야치-'라고 부르기로 했다

[노래방이랑 뭐 먹으러 가는 거랑 강가...]
[어느 게 좋아?]

그러니까...

시마무라?

이 메시지는...?

노래방은 나,

먹으러 간다는 건
나가후지

강가는 히노의 제안

다음 일요일에 괜찮냐고
히노가 물어 보길래

아다치도 불러 볼까 해서

아... 그렇구나...

내가 가면 분위기
나빠지지 않을까?

응? 그런 거
신경 쓰는 성격이었어?

날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조화 같은 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줄 알았지
 

그, 그렇진 않거든...
 

그래?
 

뭐, 일단 온다는 걸로 할게
 

뭐, 알았어...
 

그래서 어디 가고 싶어?

근데 그거, 내가
거기 가자고 하면

거기로 가는 거야?

아마도?

괜찮으려나...

괜찮지 않겠어?

- 그럼 노래방으로
- 알겠어

그럼 애들한테도
전해둘게

저기, 시마무라!

그러니까...

그게...

같이...!

아팟...

아다치?

같이 노래 부르지 않을래?

괜찮은데...

뭐 부를 건데?

그러니까...

시마무라가
좋아하는 걸로

그럼...

수업은 늦으면서

놀 때는
시간 딱 맞추네

시마무라 양에게
그 말을 듣는 건

좀 어떨는지요?

오늘은 푸른색 녀석은 없네

왜 그래?

* 일본 옷 브랜드
그 옷, 「시마무라」에서
산 거야?

엄청 어울리네

모두랑 똑같은 농담하지 마

아다치야말로,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왔으면 웃겼을걸?

야호~

아닷치, 올 줄은 몰랐어

아 응, 할 일도 없었거든

음, 따분했다라

고등학생이나 사신 같은
동기라 무척 옳군요

아닷치

오늘 잘 부탁할게~

잘 부탁할게
아닷치

아닷치~

그럼 바로 나부터

시간의 바...

그만해

그럼 똑바로
예약해 볼까?

이런 분위기

역시 익숙치 않다

모두와 함께
시끌벅적 떠들고...

즐겁긴 하지만
뭔가가 다르다

시마무라 또한 똑같이,

조금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 만다

체육관 2층에서 멍하니 있던
모습을 떠올려 보면

그런 모습이
평범한 것 같다

나와 시마무라는

익숙함과 어설프다는
차이가 있지만

인간 관계에 대한 자세가
닮은 걸지도 모른다

그런 비슷한 점에 나는...

자, 다음 불러

수, 순서를 보면
그쪽이 먼저지...

음, 알겠어

마이크 한 개 더 줘

아다치와 둘이서
부르겠습니다

여기, 마이크

예이~ 아닷치~

아닷치~

시마무라...?

같이 노래 부르는 거
사실 고맙거든

사람 앞에서 노래는
잘 못 부르거든

나도 시마무라랑 같이
불러서 다행이야

♪ 빙글빙글 도는 회전목마

♪ 닿길 바라지만 닿질 않아

♪ 언젠가 맞닿는 날이 올까

♪ 너도 같은 생각이기를...

♪ 도넛의 한가운데 같아

♪ 있을 법한데, 여기엔 없어

♪ 여려질 정도로 바라보게 돼

♪ 무심히 올라탄 순간, 벨소리가

♪ 널 바라보고 있었어

♪ 그저 멀리서 보고 있었어

♪ 어지러우니까

♪ 반짝반짝하고 부드러운...

아닷치, 재밌었어?

아니, 그게...

시마무라는
평범하게 불러줘

별명은 싫어?

근데 나만
못 부르게 하다니

딱히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래서 어땠어?

그럭저럭

거기서 오른쪽으로 돌아줘

응? 집은 왼쪽이잖아

됐으니까~

♪ 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미네랄 워터 없었어

고마워

시마무라네 집
바람이 잘 부네

풍경도 최고지?

그런 거 불편하지?

그렇기도... 한데...

싫으면 더 이상
안 부를게

괜찮아

괴로운 건
아니었으니까

또 불러줘

그래?

그래서?

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싶어서

노래방에서 자주
날 보길래

그렇게나 봤었어...?

기, 기분 탓일 거야

몇 번씩이나
눈 마주쳤는데

시마무라한테
하고 싶은 말

잔뜩 있지만...

하지만 어느 것도 말하면
이상하게 보거나

도망칠 거 같고...

그런 말들만
있는 거 같아서

뒷걸음질 치며
쌓여간다

그러다 괴이고,

목 위로 다양한 말이
쌓여만 간다

과실이 익는 것처럼
양분이 모이고,

하지만 너무 많으면
썩어서 땅에 떨어질 뿐인

그런 감정이다

그런 감정 일부분에서,
삐져 나온 묘목처럼

뾰족한 가지를 들이대며
입에서 빠져나오려 한다

억눌러 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시마무라...

내 머리를 쓰다듬어
보지 않을래?

더 이상 얼굴을 들 수 없었다

후회와 함께
요행한 무언가를

몇 번씩이나
극복하며 절망하며

그래도 앞을
바라봤을 때였나

아다치는 응석쟁이네

어때?

조금만 더...

시간도, 지구도 멈춰서
우릴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격한 심장 고동과는 반대로

마음속은 파도가 잔잔히
넘쳐흐를 만큼 고요하다

동급생 여자애가 머리를
쓰다듬어 줘서 기뻐하다니...

나는 뭘까?

바보인 건가?

이상한 건가?

분명 둘 다 해당될 테지...

이제 됐어?

교실에서 언니라고
부르지 마

같이 버리고 올 테니까
나한테 캔 줘

아, 이거 아직 남았어

그래?

거짓말이다

캔은 비어있었다

시마무라와
특별한 관계이고 싶다

이상한 의미는 없다

하지만 특별하다면야
이상해도 상관없다

제4화 여고생 홀리데이
요컨대, 좋아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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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노래 부르고 있을 때
점원이 들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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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실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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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본인 등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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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점원...

다음 이야기 아다치즈Q
굉장해, 본인이다!

다음 이야기 아다치즈Q
아니, 그러니까...

다음 이야기 아다치즈Q
점원 히노 씨죠?!

다음 이야기 아다치즈Q
그쪽이냐고─!!

t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