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까지의 나는
이치카와의 취미인
저속한 꿈을 꾸고 만다
설마...
내가 이치카와를 좋아해?
러브?
이런 건 말도 안 되잖아!
나 어떻게 되는 거야?
자막 *isulbi*
너는 손으로 만든 그림자로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일상의 끄트머리에서 시작한
노을빛 아웃 포커스
주울 수 없었던 대사
조금 전 막 완성된 명작을
계획에도 없었던 아름다움에
우리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됐어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네가 활짝 이쪽으로 손을 흔드는 씬
이 순간 우리들은 끝을 알았었나?
아니 아직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아, 이랬었던가 저랬었나
나의 손이 흔들려 생긴 기적적인 씬
그 순간 크랭크업
카메라를 내려도
이렇게 모양을 확인할 수 있게...
그러고 보니 전에 한 번
그대로 꿈을...
너 그거 읽으면서 잠들었어
끝까지 못 읽었으면 빌려줄게
난 이미 다 읽었고
여동생 책이니까
학교 늦겠어
괜찮아, 이치카와 기이치
먼저 가
알았어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라니
귀엽네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귀엽네라니 뭐야!
별일이네, 지각?
벌써 한낮이야
지금 온 거야?
컨디션 안 좋은 거 아니야?
딱히 아무렇지도 않아
벗고 한 잠 잤더니
뭐야, 스트레스 쌓였냐?
다른 게 쌓여서 벗었겠지
아니, 아니
이 녀석 좀처럼 음담패설 안 하잖아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해
레이는 좀 억측이 심하네
난 순수하고 올바른
그럼 아무 문제도 없어?
정말로?
아무것도...
BL 만화 같은 저속한 꿈을 꾸고
그 상대가 이치카와고
그...
이치카와를 좋아한다는 거...
이 녀석들에게만은
아무런 문제도 없어!
난 지금 촬영에만 집중하고 있으니까
더 수상한데
뭐, 나한텐 관심 끄고
각 반 보고해줘
그게 문제투성이야
어쨌든 부원 집합이 어려워서
뭘 해도 시간이 밀리고 있어
작년에는 이런 일 없었는데 말이야
수험생인걸 뭐
부활동할 때가 아니라고
개중엔 있는 거 아니겠어?
그래도 말이야
우리들이 만드는 마지막 영화라고
분명 다들 참가하고 싶다고
지금까지 함께 해왔으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만, 그만!
우울한 얘기 난 사양이야
작년보다 솜씨나 스킬이 올랐잖아
커버하면서 가자
각 반의 리더는
전원이 완성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부장으로서
오케이
방과 후 촬영 힘내자
이런, 오후 첫 교시 이동 교실이었어
3학년이 되면
그 무엇에도 지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지금은 정체모를 불안에
착착 교복을 벗을 준비를 하고 있다
무적의 3학년에게는
진심으로 2학년에게
좋겠네, 마음 편해서
죽어도 말은 안 하겠지만
어서 와!
기다리고 있었어
다녀왔어
자, 앉아
대체 뭐야?
널 위해서 이것저것 찾아왔지
BL 만화를 처음 체험하고
악몽이야!
필름의 불빛을 물고 있어
나도 손끝으로 물어보네
자그마한 벽을 가진 시네마클럽
환상이 되는 복선
루프로 다시 보네
아직 너는 그곳에 있었어
키스한 것 같기도 하고...
더럽히지 마
이 시간이었던 것뿐이야
품행방정한 슈퍼맨이 아니라고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아!
초조해하는 녀석도
생각하고 있을 거야
부원에 변화가 생기면 나에게 보고
내가 책임을 진다
무적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떠밀리는 것처럼
질투가 나는 순간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