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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경치에 매료되어

 

난 아직 보지 못한 세계로 갈 테다

 

강철의 연금술사
Caption by 을뀨

 

길을 잃은 채 여행하던

 

잿빛 하늘 아래

 

매일 다른 지도 몇 가지 꿈이 배어 있었어

언젠가는

 

짧은 내 보폭으로도

 

저 구름 너머까지 갈 수 있을까?

허세부리고

상처입은

 

마음을 꿰뚫듯이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들이

난반사를 반복하네

 

올곧은 빛이

교차하여

 

어디로 가는지 말도 없이

어디까지고

나아간다

 

옅은 잔상 두 눈에 새기며

이 하늘 아래

어디에 있어도

 

닿아있을 거야

아직 보지 못한 세계에

 

어이, 아무도 없어?

 

알, 대답해!

어디냐고, 여긴?

제길

린! 바보 황자!

야, 누구더러 바보래?

 

일국의 황자에게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

무사했냐?

 

너…

 

왜?

엔비가 변한 건 아니지?

이거 봐

뭐하면 호텔 룸서비스
메뉴를 줄줄이 불어주리?

좋아, 진짜다

너야말로 가짜는 아니겠지? 이 코…

- 누가 콩 자루 꼬마냐?
- 좋아, 진짜다

제25화: 어둠 속의 문

 

그나저나 여긴 어디야?

 

글러트니가 우릴 통째로
삼킨 것까진 기억하는데

그놈 뱃속이 이렇게
넓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아까 우리가 있던 폐가다

그리고 이쪽은…

 

중위 차?

여기저기 불도 대령 거 아냐?

 

그렇다는 건

정말 글러트니 뱃속?

몰라

별 희한한 장소란 건 확실한데

줘봐

왜?

 

린, 이거…

 

알 거?

손만 있는 거 보면

알은 안 삼켰구나

다행이다

걱정하고 있겠네, 알 녀석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타이밍 좋게 눈떠라
내 텔레파시 능력!

엘릭 텔레파시!

- 우오, 동생아!
- 혼자 열심히 해라

 

여러 가지 건물이나
백골 시체가 굴러다니는데

시대가 따로 노네

애초에 출구가 있긴 해, 여기?

몰라, 없으면 만든다

만들긴, 어디에?

 

- 좋아, 불 줘봐
- 오호라

 

바닥에 닿는 소리가 안 나

벽이다! 벽을 찾자!

그래!

아무리 넓은 공간도 똑바로
가면 언젠가 끝에 닿을 거야!

출구도 분명히 있겠지!

 

못 찾았어요

 

어디 갔니, 샤오 메이?

들개한테 먹힌 거 아냐?

들…?

 

뻥이야, 미안!

그 애, 샤오 메이는

선천적인 병으로 크지
못하는 자이언트 판다예요

어미가 버린 걸 제가 주워서

이후로 자매처럼 자랐어요

저희 일족, 창족은

싱국 안에서도 권력이
거의 없는 최하층 일족이에요

 

그래서일까요?

입지가 좁은 사람들끼리
뭉치는 것처럼…

 

처음엔 동정이었을 거예요

 

그래도

가족과 다름없이 살면서

고생을 함께 겪고는

제게 무척 소중한 존재가 됐어요

 

그 애가 있어서 견딜 수
있었던 일도 많았어요

사막도 그 애 덕분에
넘을 수 있었던 거예요

아니, 애초에 넘어올
필요가 없다니까

왜 불로불사 같은
생뚱맞은 걸 찾으러 일부러…

불로불사의 법을
갖고 돌아가지 않으면

황제 폐하께 헌상해서
신용을 얻지 않으면

우리 일족은 이대로
가다간 멸망할 거예요

그래서 이 나라에 그 애랑…

그 애…

- 샤오 메이!
- 그만 울어, 제발 좀

 

나리?

해 뜰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지금이라면 헌병도 얼마 없겠지

 

찾는 거 도와주시게요?

 

좋은 분이시네요

저 녀석 일족이
이전 내란으로 멸망했거든

그래서 네가 말한
약소 일족의 존망에

느낀 점이 있었을 거야

 

뭐 해, 안 찾나?

예, 가요!

 

발밑이 이 모양이니 무지 지치네

출구는 보이지도 않고

배고파

 

나가면

실컷 먹게 해줄게

원 없이 먹고, 원 없이 자고

 

린?

 

더는 못 가

어이구, 리타이어냐?

한심하게…

넌 이런 데서도 굶어 죽냐?

일어서! 걸어!

먼저 간다, 인마?

 

 

이 끈기 없는 놈

나 간다?

이런 데서 뒤질 순 없으니까

 

진짜 나 혼자 간다?

 

진짜로 진짜다?

 

간다면서?

너랑 같이 죽는 건 질색이다

하지만, 너한테도
기다리는 녀석이 있잖아?

 

그보다 말할 체력 있…

 

하다못해 먹을 거라도 있으면…

 

그거 아냐, 린?

 

가죽 제품은 먹을 수 있다는 거

 

슬슬 익었나?

 

 

너 무좀 없지?

있을 것 같냐, 멍청아?

 

배부르다

- 미안하다
- 뭐가?

날 감싸느라…

별로

어릴 때 수업에
비하면 별거 아닌걸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건 곤란하지만

일단은 팔팔해졌으니
출구 찾으러 다녀봐야지

긍정적이네

사는 데 집착이 강한 것뿐이야

조금이라도 포기하면

알의 주먹과 질책이 날아오니까

 

왜?

뭔가 온다

 

이건…

어이구, 너희냐?

역시 엔비…

출구 좀 가르쳐주세요!

추하다, 에드워드 엘릭

시끄러워! 다 살고 봐야지!

유감이지만, 출구 같은 건 없어

 

진짜 쓸데없는 짓을 해가지고

이 엔비까지 낚여버렸잖아

여긴 어디냐?

역시 글러트니의 뱃속이냐?

뱃속이면서 뱃속이 아냐

강철 꼬…

연금술사는 여기가
어딘지 대충 감 안 오나?

그러고 보니
글러트니가 삼키는 순간

그 감각을 어디선가…

기억에 있을 거 아냐?

넌 과거에 경험했으니까

 

진리의 문

 

하지만, 거긴
이런 느낌이 아니었어

새하얀 공간에 문이 서 있고…

 

진짜는 그렇게 생겼구나

진짜?

글러트니는 아버지가 만든
진리의 문 실패작이야

뭐…라고?

 

아버지의 힘으로도
만들 수 없었다

덜떨어진 진리의 문

여긴 현실과 진리의
틈 정도 되는 곳이야

틈?

출구도, 나갈 방법도
있을 리가 만무

힘이 다하고 수명이
다하길 기다릴 뿐이다

다들 여기서
죽는 걸 기다리는 거야

 

그런…

그런 게 세상에 어딨어?

헛소리 마, 엔비!

야!

출구가 없다고?

여기서 죽어?

어이, 이거 봐

잠깐

내가 죽으면

알은 어떡하라고?

약속했어

둘이 원래대로 돌아가자고

 

빌어먹을

문을 만드니 마니

도대체 아버지가 누구야?

브래드레이 대총통이냐?

브래드레이?

흥, 잘못 짚었어

그 녀석은 그냥 호문쿨루스다

역시

 

제5연구소

사람의 목숨으로 만든 현자의 돌

호문쿨루스

 

대총통도 라는 건

이슈발전도 네놈들이…

이슈발?

 

그렇게 유쾌한 일이 또 있을까?

알아, 그 내란이 일어난 계기?

아마 군 장교가

이슈발 아이를 실수로 죽여서

맞아

이 엔비가 아이를 쏜 장본인

 

저…

요키 씨에게 들었어요

이슈발 얘기

 

기분 좋았어, 그거

총알 한 발로 순식간에
내란이 퍼지는 꼴

이야, 정말 통쾌했어

아, 참고로

 

이 엔비가 변한 건

이슈발 군사개입을
반대하던 온건파 장교

 

그 자식 있지

변명도 못 하고
군법회의에서 처형됐다?

정말 인간은 조종하기
쉬운 생물이야

 

네놈이었냐?

아무 죄도 없는 아이를 쏴죽인 게

우리 고향을 부수고

이슈발인을 쫓아내고

스카 같은 복수귀를 낳고

그 녀석의, 윈리의
부모님을 빼앗은 원흉

이 자식!

 

뭐? 이 녀석, 꿈쩍도…

해볼래, 인마?

에드, 물러서!

 

어차피 여기서 다 죽는 거

저승길 가는 선물로
좋은 거 보여주마

숲 속에서 싸웠을 때
저 녀석 발밑 봤어?

아니

 

그럼…

모습은 저래도 체중이
장난 아니란 거다

저 녀석 본체는 꽤…

 

젠장

뭐야, 이게?

이게 어딜 봐서 호문쿨루스…

만들어진 '인간'이냐고?

 

나 어떡해?

 

몰라

 

어쩌지?

나 아버지한테 혼나

 

아버지?

부모가 있어?

있어

호문쿨루스를 만든 사람?

만들었어

 

삼킨 질량은 어디 갔지?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생각해라, 생각해

반드시 둘이서 원래대로
돌아가기로 했잖아

내가 포기하면 어떡해?

글러트니

날 데리고 가줘
아버지가 있는 곳에

 

좋아

 

너 제물이니까

 

그래, 나 제물이야

 

제물이… 뭐지?

 

그 건에 대해 현재 확인한 건

엘릭 형제 두 명

마르코 의사는 어때? 슬슬…

킴블리도 있는데

그놈은 문을 열 만큼
섬세하지를 못해

그러고 보니

머스탱 군도 제물
후보였지, 어디 갔나?

대총통께서 천천히
말씀을 나누신다는군

 

어째서 절 살려두시는 겁니까?

자네 처지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네

언제부터 군은 호문쿨루스에
고개를 숙인 겁니까?

이 나라가 생겼을 때부터
계획된 것이네

계속 우리가 발버둥치는 걸
보며 히죽거리고 계셨습니까?

휴즈 준장 장례식 때
떨고 있던 당신 손

그건 거짓이었습니까?

 

고작 군인 한 명 죽은 것
가지고 다들 너무 난리야

군복이 상복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텐데

 

휴즈 준장의 딸

장례식 내내 어찌나 시끄러운지

 

실로 짜증스러웠어!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잖습니까?

어떻게 그런 말을…

셀림 말인가?

참 똑 부러진 아이지

존경하는 아버지가 호문쿨루스
라는 걸 알면 어떻게 될까요?

 

협박인가?

소용없다

그건 내 약점이 될 수 없어

하지만, 자네는 다르지

그녀는 자네 약점이 돼

 

호크아이 중위님

 

무슨 일인데?

방금 인사국 사람이 왔었습니다

제가

남방 사령부 근무랍니다

뭐라고?

저뿐만이 아닙니다

브레다 소위는 서방 사령부로

펄만 준위는 북방 사령부
전임이 결정됐다고 합니다

 

- 호크아이 중위인가?
- 예

인사국 야코블레프다

인사국…

난 대총통 직속 보좌 슈토르히다

받게

 

이동 명령입니까?

그렇다

 

보겠습니다

 

이건…

뭡니까, 이 말도 안 되는 인사는?

어디인데요?

 

리자 호크아이 중위를
내일부터 중앙 사령부

대총통 직속 보좌로 임명한다

그렇게 됐다

로이 머스탱 대령

 

유쾌, 유쾌

제길, 유쾌하긴 개뿔

그래, 동감이다

 

린!

 

에드!

 

- 무기 만들 수 있어?
- 맡겨둬

이 피바다에서 철분
부족할 일은 없겠지!

 

취미 이상하다, 너

어디가? 끝내주잖아

 

- 싸울 수 있겠냐?
- 글쎄

저 덩치 좀 봐

게다가 아까 공격으로
갈비뼈가 2, 3개 나갔어

나도 비슷해

그래도 이 자식한텐

빡센 걸로 때려 박아줘야겠어

 

글러트니, 정말 이쪽이야?

이쪽은…

이건…

 

아버지가 센트럴에 있어?

 

Let it all out, Let it all out

강한 체할 필요 없지?

 

누군가가 그려놓은

벽의 낙서 속 꽃이 흔들리네

자신다운 게 뭔지는 아무도 몰라

길고 긴 여정 중에

잃었다가 다시 줍기도 하는 것

갑자기 슬퍼져 우는 날도 있지만

 

눈물도 아픔도 별로 바꾸자

내일을 밝히는 등불을 켜자

조그만 손 맞대고 둘이서 만들자

작은 별을 강하게 빛나는 영원을…

안녕, 언젠가는 올지도 몰라

계절은 그래도 돌고 도니까

 

살짝 망설이면서도 걸어간다

너와 함께 걸어간다

그것만은 변하지 말자

 

암약하는 영혼은
미래를 향한 길잡이인가?

소년이여, 싸워라

진실을 열어젖혀
어둠의 깊이를 알고 싶다면

다음 회, 강철의 연금술사
FULLMETAL ALCHEMIST

제26화: 재회

잘 가란 말은 않겠다

또 만날 날이 오기를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