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내가 처형해야 할 상대,

이세계인, 토키토우 아카리.

그녀는 설령 살해당하더라도

죽기 직전으로
자신의 시간을 되돌리는

시간의 순수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오웰 대주교님에 의하면

그런 아카리조차도
토멸할 수 있는 의식장이

고도(古都) 가룸에 있다고 한다.

난 아카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함께 가룸으로 여행을 나섰다.

여행을 즐기도록 해, 아카리.

왜냐면 이 여행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건...

너의 생명의 끝이니까.

 

Laykarf dunon a hethkka ja

Dullun katre n’a sol solle flare-esta

Sae que ja ton tonnu hanja

Ju va lerhen n’a

 

녀가 살

 

실크 리본의 루프를 지나,
나의 사칭자여

주홍빛 글씨를 숨긴 채

설명서를 손에 넣은 채

우린 세상을 좀 더 붉게 칠하고

새로운 친구를 묻을,
목적을 위한 수단

썩어가는 세일러 블라우스

버튼다운 자켓과 플리츠 스커트

옷을 입으면

거울 속의 난 신데렐라

다시 태어나기엔 늦었지만

혹시 미래가 십억의
꽃의 견본을 필요로 한다면

내가 당신의 수확자가 되리

내게는 빛깔이 없어

그러니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인내뿐

우린 간 적 없는
통로를 따라 걷고 있어

우린 간 적 없는
통로를 따라 걷고 있어

여전히 서로 모른 채

Laykarf dunon a hethkka ja

Dullun katre n’a sol solle flare-esta

Sae que ja ton tonnu hanja

Ju va lerhen n’a

 

제3화 금기의【적색】

1호차 귀빈차

 

아바마마도 어리석은 짓을 하셨군.

힘을 바란 나머지
이세계인을 소환하시다니.

 

아슈나 전하지?

바로 그렇다.

내가 바로 그리자리카 왕의 막내 딸,

아슈나 그리자리카다.

그래서,

네놈들은 뭐하는 것들이지?

 

네놈들!

얌전히 있어!

저항하면 알고 있겠지?

메노우 쨩,

저 사람들 뭐야?

어디에나 있는 불만분자네.

알기 쉽게 말하자면
테러리스트란 거지.

곧잘 있어, 이런 일?

그럴 리가 없잖아.

정말이지, 운이 없는걸.

꼼짝 마.

총은 이 세계에도 있구나.

도력총이야.

사실은 금지되어 있지만 말이지.

어이.

네놈들 뭘 아까부터 조잘조잘대나.

 

신관이냐.

안녕하세요, 테러리스트 씨.

연약한 자들의 아군 성직자인데요,

무슨 일이라도?

일어서.

신관은 위험하니까.

먼저 경전을 바닥에 둬.

그리고...

옷을 벗어.

무기를 숨기고 있을지도 몰라.

뭐,

분명 단검을 감추고 있으니,

타당한 요구긴 하지만.

빨리 해!

시끄럽네,

알았어.

일단 벗는 척하며 주의를 끌어서...

잠,

잠깐만!

메노우 쨩에게 심한 짓 하지 마요!

내가 메노우 쨩 대신 벗을 테니까요!

 

뭐?

거, 걱정 마.

메노우 쨩에게 심한 짓 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미안해, 아카리.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으니까,
좀 잠자코 있어.

아니,

확실히 너라도...

그만둬,

이 애는 평범한 애야.

네 요구는 결국 무장 해제잖아.

일단, 먼저 경전을 넘겨줄게.

자, 받... 아!

 

이 자식...!

 

메노우 쨩, 대단...!

 

여러분도 조용히 해주세요.

다른 차량에
동료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걸로 됐어.

말해두겠지만, 아카리,

날 감싸려들다니 백년은 일러.

위험한 짓은 하지 말 것,

알았어?

으, 응...

미안해.

하지만

고마워.

네가 용기를 내준 건
기뻤어, 아카리.

 

그럼 남은 녀석들을
해치우고 올 테니까

얌전히 착하게 지내고 있어야 해.

메노우 쨩!

 

조심해.

나, 더 이상
혼자 남겨지는 건 싫으니까!

걱정 마.

다녀올게.

 

더 이상...?

 

정말 운이 없는 녀석들이군요.

하필이면 이 열차를 덮치다니.

자, 당신들의 목적과
인원 수를 자백해주세요.

누가...

너 같은 계집에게...

그런가요.

말 안 한다면...

지금부터 이걸로 목을 썰어나갈게요.

 

당신이 순순해질지

이 실톱에 목이 떨어질지

어느 쪽이 먼저일까요?

 

그래?

녀석들이 노리는 건

왕녀 아슈나 그리자리카.

네.

인질로 삼아서

붙잡혀있는 테러리스트 리더의
석방을 요구할 셈이었나봐요.

시덥잖은 일이네요.

녀석들의 인원 수는?

전부 합쳐서 13명.

왕녀가 있는 1등 차량에 5명,

기관실에 둘이 있나봐요.

일단 모모는
기관실을 풀어주러 갈게요.

응, 부탁할게.

언니!

나쁜 사람들 해치워줘서 고마워!

별 말씀을.

 

이거 귀여우면서도 의외인 손님이군.

평안하신지.

나는 이 나라의 왕녀이자
기사 중 한 명...

공주 기사
아슈나 그리자리카 전하시죠?

존함은 익히 들었습니다.

 

그래서 네 녀석은?

신관 모모라고 합니다.

보시는 대로 흰옷,

미숙한 신참입니다.

아아,

그 신관복,

제법 괜찮은 취향으로 개조해놨는데?

사람의 육체는 그대로도 아름다워.

몸의 선을 숨기는 것보다
그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이

복식의 본질이지.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마침 좋은 때에 만났군.

네?

네게, 묻고 싶은 게 있어.

 

무슨 용무이신지?

 

별 건 아니고,

실은 나의 아바마마께서
이단심문회에 올려지셨거든.

파우스트에겐 다소
마음먹은 바가 있거든.

모모와...

아슈나 왕녀?

 

그 건이라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버님께서
이단이라 정해지신 건...

 

어이쿠,

이건 놀랐는걸.

뭔... 가요?

파우스트가 맘에 안 든다고

신관 하나 베어 죽이기라도
하시려고요?

직전에서 멈출 생각이었어.

왕가에 내려온 문장검을
내가 진심으로 휘두르면

고작 실톱으로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상당한 자신감이시네요.

그럼 대체 무슨 속셈으로...?

다투고 있나?

뭐, 모모라면 괜찮겠지만.

 

내가 기관실에 가는 수밖에 없겠네.

나의 아바마마께서 소환하셨을 터인

정작 그 이세계인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혹시 이미 처리당한 거 아닌가?

소문으로 듣던
파우스트의 처형인에 의해.

처형인?

그런 건 없답니다.

너를 보고 생각했어.

그 처형인이 한 건 끝내고
왕도에서 나갈 거라면,

마침 이 열차에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망상이 좀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글쎄.

난 스스로의 천운을 의심한 적이 없어.

 

발동

폭염

 

장벽

 

역시 파우스트의 기술은 수준 높군.

순간적으로
머리를 지킨 판단은 멋졌어.

무슨 소릴 하시는 건가요.

리본이 타버리면 큰일이잖아요.

여자애는 멋내기가 생명이라고요!

마음이 맞는걸?

나도 몸치장하는 걸 좋아해.

당신 같은 돈 많은 것들의 옷치레랑

제 멋내기를
똑같이 취급 말아줄래요?

난 아름다운 것과 강한 것이 좋아.

물론

네 강함에도 호의를 갖고 있다고,

모모.

 

성가셔.

 

이중발동

고정 진동

 

상대해줄 마음이 들었어?

왕가 비전이라는 그 무딘 칼이

이거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시험해보시겠어요?

 

무사하셨던 모양이군요.

걱정 끼쳐서 미안한걸, 신관님!

우리도 동력기관도
보는 것처럼 문제없어!

우리 공주 기사님께서
일격에 쓰러트리셨어.

알고 있나?

세상을 바로잡고자 유람하시기로
유명한 아슈나 전하셔.

네, 익히 들었습니다.

엇갈려버린 건 유감...

 

너, 기절한 척 하고 있구나.

몸 안에 장치해둔 건 뭐지?

 

들켰나.

하지만 이미 늦었다.

가룸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목이 매달릴 뿐이니까!

 

이 열차에 탄 녀석들은

전부 길동무로 삼아주마!

 

설마...

원색 이치의 붉은 돌?

 

여차할 때를 대비해서
삼켜두라고 하더군!

 

잡아먹히기 전에 도망치세요!

하지만 우리가 여길 떠나면...!

제가 어떻게든 할게요!

빨리!

 

부탁해, 신관님!

 

도력: 소재병합

 

기동【원색의 적색●

갑각기사】

 

기교는 없어도 힘이 강해.

 

천사나 용의 형태가 아닌 것만해도
다행이었지만...

한동안 시간을 벌면서 소모시키면...

 

모모도 참, 아직도 싸우고 있어.

 

왜 그러나, 모모?

아까부터 도망치기만 하는데?

 

이름으로 부르는 거
그만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공.주.마.마!

 

방금 거 재밌는데!

시끄러워요!

 

홧김에 하는 척 하면서
계산해뒀겠지.

나중에 돌아오도록 마도를 걸었겠지?

 

하지만 그 전에!

 

고정 진동

 

괜찮겠어, 모모?

베어버릴 건데.

어디 한 번 해보시지 그래요?

 

실톱으로?

 

꼴 좋네요!

 

망할 공주님이!

 

모모?

 

아야야...

도력 강화해놔도 역시...

 

죽었으면 좋았을걸.

이 정도에 죽을만한 방식으로
단련하진 않았어.

너도 그렇잖아?

 

제어변이...!

 

이 망할 인형!

 

폭주 상태가 되어버렸어.

안 좋은데.

이대로라면 이 열차는 탈선하거나

역에 멈춰있는 열차에...!

 

이 녀석과 어울리고 있을 틈은...!

 

방금 그건...?

뭐지?

-기분... 나빠...
-기분... 나빠...

 

방금,

뭔가 기묘한 일이 일어났어.

알 수 있는 건 그것뿐.

하지만 이 느낌...

어디선가...

메노우 쨩!

 

아카리!

 

발동

질풍

 

고, 고마워.

역시 메노우 쨩!

하지만 저 붉은 사람 뭐야?

그런 것보다...

왜 온 거야!

응?
어째서!

그, 그치만

뭔가 묶여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막 뒤죽박죽이 돼서,

그래서 붉은 빛이
앞 차량 쪽으로 가버려서...!

그렇다고 그걸 보통 쫓아가?

얌전히 기다리라고 내가 말했지?

메노우 쨩이 걱정된 것뿐인
착한 아이라고, 나!

오히려 칭찬해줘!

칭찬할 리가 있겠냐!

 

혹시 아카리가 저 녀석에게
잡아먹히기라도 한다면

열차가 멈추지 않는 것 이상으로
큰일이 나.

 

성가셔!

 

이건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중 발동

도사 질풍

 

내 도력을 흘려넣겠어!

 

명령

자기파괴

 

그야 그렇겠지.

그렇게 간단히 들여보내진 않겠지.

하지만!

도력: 접속 경전 십장구절 발동
【행복을 바라는 한,
그대의 재앙을 받는 자가 있을지니】

 

에잇!

무너져버려!

 

굉장하다,

역시 메노우 쨩!

아카리가 안 왔으면

이 정도까지
도력을 안 쓰고도 쓰러트렸을 텐데...

혹시 뭔가 방해됐...?

엄청 말이지!

미안...!

 

폭주가 잠잠해질 기척이 없어.

어떻게든 해야해.

 

열차를 멈출 수 있는 마도라면 있지만

도력을 너무 썼어.

대규모의 마도를 구축할 만큼의 힘이

지금의 내겐...

 

아카리.

왜?

메, 메노우 쨩!

그렇게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이런 거,
원래는 하면 안 되는 거지만...

 

아카리,

날 믿어줄래?

 

물론!

난 언제든 메노우 쨩을 믿고 있어!

그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대로 해.

 

메메메메, 메노우 쨩?

어째서 이런 곳에?

엄청 무서운데!

진정해, 아카리!

무리야!

메노우 쨩은 무서운 표정 짓고 있고!

 

이거면 어때?

 

역시 메노우 쨩은
미소 짓고 있는 게 더 귀엽네.

네 미소는 평화로울만큼
바보스러운데.

칭찬해준 거지?

물론이야.

아카리,

이 열차를 멈추는 마도를 쓰는 데에

나 혼자의 도력만으론 도무지 부족해.

그러니 네 도력을 빌릴게.

으, 응.

엄청 아플 거야.

타인과 도력을 접속할 때,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법이야.

미안해.

뭐, 아픈 건 싫지만...

메노우 쨩이야말로 괜찮아?

괜찮아.

난 말이지,

옛날에 나 자신을 거의 상실했었어.

 

그래서

타인과의 도력 접속도
고통 없이 해낼 수 있어.

그렇구나.

그럼 나도 괜찮아.

메노우 쨩에게라면 전부 맡길 수 있어.

고마워.

 

하자.

응.

 

도력: 접속 경전 8장 12절 원격발동
【정문에 무릎 꿇으라.
문앞은 주에 이어지는 길이니라】

먼저 지맥에
마도의 쐐기를 박아넣는 거야.

 

열차를 끌어당길 문을 형성.

그 뒤엔 그 힘을 강화시킨다.

갈게, 아카리!

 

도력: 접속
토키토우 아카리
추출 【힘】

 

굉장해,

이게 이세계인의 도력량?

 

무리...

간지러워...

거기다 이 정도의
거부 반응밖에 안 나다니...

놀라고 있을 틈은 없어!

지금은!

경유 메노우
도력: 접속 경전 8장 12절 원격발동
【정문에 무릎 꿇으라.
문앞은 주에 이어지는 길이니라】

 

메노우 쨩,

메노우 쨩!

부탁이야!

 

메노우 쨩!

해냈구나!

역시 메노우 쨩, 대단해!

 

당연하지.

그야 신관은

정결하고 올바르고

그리고 강하니까.

 

너 같은 자와 만나게 될 줄이야,

역시 내 천운은 확실하군!

자, 다음은 어떻게 올 테냐!

 

귀찮은 녀석이랑 엮여버렸어요...

 

지금 현재 대체할 열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언니!

밀리 쨩!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응, 언니도!

혹시 열차를 멈추는 데에 실패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어쩌면

그 일은 한 번
진짜로 일어났을지도 몰라.

나도,

다른 승객도 모두 죽어서,

그리고 아카리가...

시간을, 회귀시켰다?

 

아카리,

네 순수개념은

대체 어떤 힘을 숨기고 있는 거야?

 

고요한 꿈의 한복판을
헤매고 다니던 그날

그대와 만나게 되면서
무언가가 터져나왔어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삐걱이는 하늘의 푸름을 넘어서

이 마음을 전하고 싶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깊이 새겨두기를

마주 잡은 손과 손이
언젠가 떨어지는 그때까지

 

그대가 바꾸어주었던 물드는 세계

공명하는 마음

그러니 노래하겠어
이 목소리가 이어지는 한

그대에게 닿을 때까지

 

다음 시간

고도 가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