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언제부터 시작해?
내일이라고 누누이 말했지?
이를 어쩌나, 곤란한데
너에겐 너 자신의
그래!
이건 대체 사람이야 통나무야?!
피도 눈물도 눈도 코도 없는
척만 하는 소갈머리 없는 놈!
이야, 훌륭하다!
또 연습해?
요즘따라 부쩍
배로 끌고 오면
신우치이니 당연하죠
뭐가 그렇게 초조해?
너한테 머리 조아리는 형님과
가만히 들어주니까
옛일은 그새 잊었어?!
주인 나리, 관직 나리, 말단 나리
멍청아! 옛일을
문어 대가리!
염병할!
넌 또 뭐야?!
지금 길길이 퍼부어대던
사람 덜된…?
척만 하는 소갈머리…?
문어 대가리랬다가
선생님, 용케 그걸 외웠네
이 파트를 좋아해서 전에 찾아봤거든
하지만 사전에도 안 나와 있으니
글쎄?
모르고서 하는 거야?
배운 걸 말만 하는 건데 뭐
모르면 계속
의미가 어떻든 관객들은
직접 쓰는 사람은
왜 도편수는 여기에서
도편수가 퍼붓는 이유?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아 참, 내가 스승님께
너는 귀가 참 좋구나
…래!
제3화
들은 말이 금세 귀에 박힌다니까
주변에서 고치란 소리를
스승님이 말씀하시건대
라쿠고에서 퍼붓는 장면이나
귀가 좋은 건
그렇구나, 결국엔 의미보단
끊기지 않고 말했을 땐
라쿠고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너무 기분 좋게 하면
그럴 땐 속으로 '됐다!'를 외친다니까
내가 젠자 때, 스승님 공연하실 때
꽤 큰 무대였는데
넙치마냥 넙죽넙죽 사과드렸더니
"해가 중천일 때부터 라쿠고를 들으며
- 멋있어라~
그땐 정말 까딱했으면
드디어 옛날 일을 얘기해줬구나
그래서, 왜 야쿠자의 졸개였던
저번부터 자꾸 캐묻고 그래
아까 말했잖아?
옛날 얘긴 이미
터~져라!
방금 요타 목소리 들리지 않았어?
그러니?
남편 사랑이 애틋하네
데리고 오지 왜 따로 왔어?
오늘은 단골손님과 같이 있어야 한대
요즘 걘 집에 붙어 있다 하면
신우치가 된 후로
안주인, 게이샤라도 소개해주세요
이럴 때야 말로
든든히 힘이 되어 줘야지
얘기 들었을 땐 깜짝 놀랐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나도 결국은 가정을 갖진 못했어
나랑 미요키치 몫까지
안주인, 사실 부탁드릴 게 있는데…
산후 휴가 뒤에
가게 일 그만두고 싶어요
그만두면 어쩌려고?
아무것도 안 해
좀 생각하는 게 있어서
어디 가려는 건 아니지?!
설마…
미안하구나
왠지 미요키치 때가 생각나서…
그런 여자랑 같은 취급하지 마
그렇지?
그 사람과는 달라
그런 식으로 사랑에 빠지지 않지
네 심지 하나가 곧게 뻗어 있잖니
야쿠모 씨가 이렇게
그러지 마요
여기 모여 있었네
아이구, 요 귀여운 놈
누님, 기분 좀 괜찮아졌어?
맨날 집에서 애만 보니까
어머 웬일이니,
안주인!
이타 씨, 무슨 일이에요?
가게 앞에 형사가 왔습니다
그 할아범, 어디서 알아냈는지…
라쿠고가 아직 없어!
사람 덜된 놈아!
어울려주질 않으니
도망칠 길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형님의 성품이 쪼~끔 다르걸랑?
아주 코가 하늘을 찌르는구만!
어느 마을 덕에
소리를 들었는데?!
깡그리 없던 일로 치려는 셈이야?!
문구가 정확히 뭐였어?
꾸짖을 땐 염병할?
무슨 의미인가 했지
신경 쓰이는 성미인지라…
신경 안 쓰는데 뭐
그럴 수 없잖아
갑자기 길길이 퍼붓는 걸까?
딱 하나 칭찬받은 게 있는데…
제3화
골백번 들었지만
그게 귀가 좋은 증거래!
민요, 노래도 금방 외워!
라쿠고가로서 장점이야
리듬으로 외우란 소리구나
노래 부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관객까지 덩달아 자는 거 있지?
무대 옆에서 코를 곤 적이 있거든
스승님이 한마디 하시더라고
자다니, 아주 금상첨화구나"
- 멋있어라~
파문될 뻔했다니까
자네가 라쿠고를 하게 된 거야?
원체 성미가 이렇다니까
주간지에서 학을 떼었거든?
연습 아니면 애만 보거든
침체 상태에 빠졌어
부인이 나설 때 아니니?
좋은 남편이네
행복해지렴
넌 다르지?
좋은 여자로 키워주셨구나
너도 왔었냐?
가끔은 확 놀아야지
부부는 닮는다더니
이렇게 헐레벌떡